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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고 웃긴, 유시민 얘기.
시적모험 | 2009-08-14 02:22:51 | 조회 2204 인쇄하기
http://usimin.co.kr/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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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내가.

처음 유시민을 알게 된 계기는, 문학 채팅방에서 평소 운동권 출신의 어느 처자 하나가

유시민빠짓을 해서였다. 그의 논리는 단순했는데, 유시민의 말빨. 그리고 진보적 성향.

빠질 수 없는 잘생긴 인물 (-_-) 예찬. 대략 고런 사유들을 나열하는데 가만 듣자하니

이건 평소 그가 동경하던 진보 운동 이면의 '낭만적 지향'이 더 다분하더란 것이다.

 

아니 이건 머. 재보다 잿밥? 코웃음쳤다. 정치? 지랄. 진보? 지랄. 유시민? 지랄.

됐거든! 하면서도 평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막연한' 관심을 갖고 있던 나였던 지라.
언넘이길래? 유시민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일단 백분 토론부터.  

 

아니 이건 뭐. 삐쩍 곯아서 머리는 와그리 또 숏카트로 짤랐는지. 너무 뺀질뺀질해

보이는 게 아닌가? 목소리도 영 '우리 그이 (T.T 노짱)' 에 못미치고, 아 근데 듣다

보니 '말이 야무지다'. 그래도 비싼 (-_-) 내가 어찌 그리 쉽게 맘 줘내겠나? 튕겼다.

 

다음엔 기사들을 뒤적거려봤다. 그러다 책도 찾아 몇자 읽어봤다. 오호?

그 와중에도 채팅방 처자의 작업질은 계속되는데. 난 이 처자가 맘에 안들어 괜시리

더 콧대를 세웠다. 야야? 정치? 속시끄러워 하지마. 운동? 신춘문예 글 소재 찾니? 

 

그러다 광주 경선을 계기로 뉴스 탑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이게 갈수록 흥미진진해지더니 급기야 조지 바타이유를 능가하는 흥분과 아가사

크리스티 뺨 치는 스릴을 주는 게 아닌가? 오. 금뺏찌들 코메디에만 출중한 줄 알았더만?

드라마도 찍을 줄 아네? 기특타.

 

채팅창을 닫고 그제서야 관련 웹사이트를 드나들었다. 기사를 뒤지고, 노무현을

본격적으로 알아봤다. 그렇게 '노무현' 이란 인물에 빠지면서. 얼마간 채팅방 처자도

유시민도 잊었다. 그 전이나 그 후나 '인터넷 폐인' 은 매한가진데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엔 키보드를 두들겼다는거. 그 후론 모니터를 읽기 시작했다는 거.

 

닥치는 대로 찾아 읽고, 급기야 눈물까지 찔끔이는, 뭐 예전의 나로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폐인정치 (생활정치의 음습버전 -_-)' 가 시작되었던 것이였다. 우.짠.댜.

 

경선 승리. 후단협. 흔들기. 개혁당. 정몽준. 서프라이즈. 노사모. 아, 원체 많은

사건들이 있어났던 지라 나열의 선후가 어찌되는지도 모르겠다. 쨌건 그 무렵에 

다시 '유시민' 이란 이름을 듣게 되었다. 여전히 삐쩍 곯은 몸. 뺀질뺀질 이마.

약장수같은 (-_-) 목소리. 그러나 또! 죽어라고 달라지지 않는, 레이져를 쏠 듯한

저, 저 눈빛. 그 눈은 여전히 거짓이 없었다. 더군다나 이번엔 칼럼을 끼적이는 게

아니라 화염병을 든다잖는가? 박력까지 갖춰 놨구나. 급호감.

 

대선 결과를 목전에 앞둔 싯점. 모처럼 옛 지인들이 여전히 죽치고 있던 채팅방을 

찾아 일전의 그 처자를 찾았더니 그녀가 없다? 블러그 주소 하나 달랑 받아다 들어가

봤더니. 아니 이런! 도대체. 이게 뭔 일? 유시민을 까놔도 그렇게 까놓을 수가 없었다

 

사연인 즉 뒤져보니. 그녀는 열렬 민노당 지지자가 되어 천하의 몹쓸놈 유시민을 

까고 있었다. (사표 논란 등. 당시 진중권과 유시민간 시비가 많았다)

그리 좋다던 유시민이 이젠 싸이비. 라나? 또 뭐라 해놨드라? 여튼 똥물을 가득

퍼부어놨는데. 차마 '인사' 하기가 뭣해 익명으로 댓글에다 그냥 조용히 '미친년'

이라고만 적는 걸로 혼자 회포를 풀고 나왔다.  -_-;

 

그 후로도 종종 그녀 블러그를 드나들 때면, 매번 노무현. 그리고 참여정부에 대한

극한 혐오가 드러나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몰래 난 '웃낀년' 이란 짧은 인사만. 

 

그리고 오늘 날.

난 시민광장에서 놀고. 그녀는 이젠 소식 두절.

가끔 미디어몹이나 진보신당 사이트 등을 드나들면 그녀 생각이 나곤 한다.

요즘엔 어디서 또 핏대를 세우고 있을까? 촛불 드는 길바닥에서 우연히라도

만날까? 어쩌다 우리 팔자가 이렇게 달라졌을까? 그녀는 이제 누굴 사랑할까?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 지 100여일이 지났다.

'100년 동안의 고독' 을 다 겪은 것 같다.

 

그리고 남겨진 유시민.

 

현재 내게 있어 그는, 그저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은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여 가만히 놔- 둔다.

얼른 회복할 수 있도록. 빨리 치유될 수 있도록.

 

그리하여 마침낸 '미치고 웃긴 그녀' 까지도 다시 태울 수 있는,

새 시대의 첫차가 되어 오기를 살포시 기대해 보지만.

 

이리 대놓고 말하면 (게시판 틈틈 본다 하셨던가?) 외려 아니 돌아올쎄라.

비밀에 부칠란다. 쉿. 

 

나? 난 뭐. 기다려야지.

칼 갈면서. 틈틈 거리로 나가 청기와쪽을 향해 휘두르면서.

 

언제 밤에 봉하마을이나 한번 다녀와야겠다. 

또 다른 100년이 도래하기 전.  

 

P.S >

 

오랫만입니다. 대구일이 바빠 요샌 중게글 거의 잘 못보는군요. 혹 분위기 파악 못한 건지?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적어나간 거라 일부 표현엔 양해를. 

이 참에 잠깐 머리 식히시죠들. :) 안녕히 주무세요.

 

   

덧글쓰기 | 전체글 29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당희(당원희망)  

시적님 새벽 2시에 안녕히 주무세요는 너무했어요.^^
다들 잘 시간 아닌가요?

저처럼 회사일때문이나 시적님처럼 폐인이 아니라면....
안녕히 주무세요.

"오. 금뺏찌들 코메디에만 출중한 줄 알았더만?
드라마도 찍을 줄 아네? 기특타." - 픽~하고 웃었습니다.
09-08-14

시적모험  

어제 네시. 오늘 두시. 저 출근하는 사람 맞긴 한데. --;
그냥 문득 그때가 생각나 적다 보니 벌써 이렇군요.

당희님 이따 안녕히 주무세요. ^^
09-08-14

알럽써뉘  

사람이란것이...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뭔가를 바라게 되면... 그 순간부터 진정성은 사라지고, 남는것은 시기와 질투... 분노...뭐 그런것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요... 글 잘 읽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우리 첨맘님은 언제나 트위터 하실래나... 제 트위터는 http://twitter.com/ilovesunie 입니다^^* 퐐루워 모집중!! ^^;;
09-08-14

쉿!  

당신도 누군가에게 미친놈이 될 수 있습니다.
말을 조심하세요
09-08-14

시적모험  

아예 대놓고 머리에 꽃 하나 달아둘까 싶기도 하고. ㅎ

쉿! 님의 말씀은 잘 새기고 말고요. 감사합니다.
09-08-14

돌아오지않는화살이되어  

"그리하여 마침낸 '미치고 웃긴 그녀' 까지도 다시 태울 수 있는,

새 시대의 첫차가 되어 오기를 살포시 기대해 보지만."


동감입니다.
09-08-14

트릭스터  

재미있다. 사람은 변한다는게 참 재미있어요.
비슷한 경우가 있었네요. 촘 뜬금없지만...

어렸을때, 락음악에 심취해 있었어요. 메탈이 아니면 음악도 아닌줄 알았죠.
그때 만난 친구는 교회만 열심히 다니는,
곡편성에 일렉기타만 들어가면 사탄의 음악인줄 아는놈이었고요.

그랬던 놈들이 어울리기 시작한지 불과 반년만에,

그놈은 주다스 프리스트에 빠지더니 기타리스트가 되겠다고 일렉기타를 사서 배우기 시작했고,
저는 가요를 듣기 시작해, 결국 공일오비 전 앨범을 구입했어요. -_-;

그 영향으로 제법 전투적으로 성향이 변한 그녀석은
'성인이 되면 민노당 당원으로 활동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곤 했고,
저는 오히려 '결국 정부같은건 믿을수 없다'는 편이었습니다.

세월이 지나 2002년 초 민주당 국민경선때,
김근태 후보의 사퇴 이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큰일났다 노무현이라도 살려야된다'
그때까지 관심도 없던 노무현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고,
노사모에 가입했습니다. 머 그 이후로는 쭈욱........

노사모에도 가입을 권유해보고 개혁당 입당도 권해봤지만,
사는게 바빠서..혹은 제가 워낙에 강성(?)으로 활동하니,
그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겠고요.

언젠가 '부채의식'이라는 말을 한적은 있었는데...
사실은 자기가 했어야 할 활동을 나에게만 미룬것 같다고...

결혼하면서 사람이 변하기 시작하더니,
지난 대선때는 손학규를 지지한다고 하더군요.
그때 의절하고 다시는 연락을 안했네요. ㅋㅋ

아...재미없다. -_-;
09-08-14

시적모험  

우리 낚인 거? :p
09-08-14

트릭스터  

아, 또 있네요. 언젠가, 저를 신해철교 광신도로 만들어놓은 한 여동생....

정작 본인은 얼마후 변심....- 3 -; 그런사람들 많나봐요.
09-08-14

비구름  

이 사진은 누궁미?
09-08-14

트릭스터  

조카에요. 시민광장 서핑 하고있는데 옆에서 보더니, oo아빠 xx아빠같은분들이 딸내미 사진 올려놓은거 보고는 자기 사진 올리라고 하도 졸라대서 그만; ㅋ
09-08-14

비구름  

ㅋ~ 조카~ 안뇽^^
09-08-14

무극이아빠  

^^ 꼭 뵙고 싶은 분... !!!
09-08-14

시적모험  

아직 대문에 걸린 무극이아빠님 글도 못 읽었네요. 곧 읽어봅지요.

9월 진천에선 뵐 수 있을라나?
09-08-14

유화  

앙, '우리 그이' 나도 함 써 묵을라 캤는데 ㅋ

해명성 댓글이나 붙이면
울 지역에서는 남성이나 여성이나
조금 더 젊은 그이에게 '우리 그이'라고 부르지요.
만약에 '나의 그이'라고 부르면 돌 날아올 판이랍니다.

참, 희한하게 '우리 그이'를 공유해도 질투나지 않는 이 심리란^^
09-08-14

시적모험  

'우리 그이' 의 저작권은 유화님께 있음을 천명합니다. 긍데 그이들이 다 달러? :D
09-08-14

유화  

아녀요. 내가 알기론 피~~님께 있었던 거 같은데^
09-08-14

용가리통뼈  

시적님도 고정안티가..ㅎㅎ

글 재미있어요.
09-08-14

시적모험  

과거가 쪼매 복잡혀서리 ㅎㅎ
09-08-14

비구름  

정리한 과거를 아직도 물고 늘어지는 하이에나가 있나보죠^^ 컥~
09-08-14

그림자정부  

시적님 팬 중의 한 명임다...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09-08-14

미니파더  

저도 노무현대통령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가 후보가 되기까지는 정치참여는 무관심... 그후로 유시민을 알게되었고...여기까지입니다.
09-08-14

문성숙  

저 역시도 언젠가 100분 토론에서 조목조목 애기하시는 모습에 반해 늦은밤 끝까지 시청하고나서 마음이 후련했지요 상쾌한 마음으로 잠들었지요
09-08-14

기억ㆀ  

so coooooooooool~ ^^*
09-08-14

김선수  

시적모험님 파이팅~
신념적 행동만큼이나 글도 힘이 넘칩니다.자주 보여주세요.
09-08-14

노란넥타이  

글 잘 읽었습니다.
09-08-15

윤이아빠  

참 글 좋다 잘 읽힌다.

늘 글빨에 말빨에 당당함에

시적모험 만세이 !!!
09-08-15

문천  

참 글 좋다 잘 읽힌다.
늘 글빨에 말빨에 당당함에
시적모험 만세이 !!! - 2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 모험님의 많은 마음고생을 통해 빚어져 나오는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09-08-15

처로용담  

시민광장엔 시적님이 있다. 하여 광장에서 별을 봅니다.
09-08-17

시민광장 일정표 시민광장
40238 8.28(금) 4명의 괴짜들이 뭉쳤다...괴짜 사회학 대담회........   1 묵인된침묵 09-08-14 0 1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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