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누군가 화해하잔다 한다.
화해는 둘이 서로 잘못을 해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서로 성찰하고 함께 도모하고자
둘이가 서로 손 맞잡고"
하는 게 화해다.
사전적 정의는 모르겠다.
아니 찾아보면 된다.
그런데 한 분은 병상에 누워 계신다.
그 분과 대화를 했는지 안 했는지
그것도 나에겐 중요치 않다.
분명한 건
그토록 한 사람을 그렇게
집요하게 다양하게
말의 폭력을 가했던 양반이
이제는 제스처를 보낸다.
이것으로 화해라고...
넘 간단하다.
오히려 그 말의 폭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 밤에 깨닫는다.
어쩌면 말의 폭력은
우리네 일상에서만
있는 게 아닌가 보다.
두렵다.
예전에 난 주위의 사람들에게
이렇개 얘기한 적이 있다.
나와 일면식도 없지만,
그 분이 천수를 다하시고
이 세상 곁을 떠나신다면
꼭 조문을 드리리라.
그런데 세상은
순리와는 달리 가는 가 보다.
병상에 누워 계신 그 분이 말씀하셨듯이
내 몸의 반쪽이 무너지듯이...
먼저 가시지 말아야 할 분이
우리에게 많은 고민을 남기시고
저 멀리서 우리를 보고 계시고
또 한 분이 기로에 계신다.
어쩌면 역사적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살아계신 분은
마지막까지
털장갑, 털신의 따스함을
누리시길 간절히 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화해를 혼자 되뇌이는
어느 늙은 정치인...
그에게서도 연민을 느낀다.
그리고 치밀어 오는 화도 난다.
그런데 난
분노할 수 없다.
아직은 외롭고 힘겹기 때문이다.
한 마디는 외칠 수 있는 힘은 있다.
지금도...
지난 10년은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었다고...
그리고 화해는 그렇게 잔인하게 하는 게 아니라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쾌유를 진심으로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