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께서 개헌발의를 철회하셨고 그것에 대한 입장을 국무회의를 통해 밝히셨습니다.
<모두발언> 2007.4.17 제17회 국무회의 - 노 대통령, 개헌 유보관련 입장
“개헌 공론화, 다음 국회 약속 받은 것 성과”
많은 분들이 정부와 많은 자발적 시민들이 열심히 노력한 것인데 연내 개헌이라는 결과물이 도출되지 못한 아쉬움을 많이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 감정의 우러남과 표현은 당연한 것이겠죠.
참여정부와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분들에겐 당연히 연내 개헌이 목표였지만 주변의 여러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다면 그 목표가 욕심일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라 그 노력으로 인해 지금의 성과를 얻은 것이죠. 실망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이번 개헌을 추진하는 과정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이끌고 계신 참여정부의 자세, 정신을 가장 잘 집약시켜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극단적 불합리함을 가진 한나라당과 보수언론과의 정당하게 맞서서 대화와 토론을 시도하고 비판하였고, 목표한 결과가 아닌 절충된 결과에 만족하고 의미를 부여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마지막에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과거 일찌감치 많은 개혁세력들이 굵직굵직하고 시원한 개혁적 성과가 없다고 실망하시고, 개혁세력을 팔아먹은 보수정책이라고 참여정부를 욕하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참여정부의 지향점은 개혁적 성과를 무조건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다른 대화와 토론을 통한 타협을 중요시 여기는 그 과정인데 비판자들은 그것을 너무나도 간과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반을 무시한 빌딩올리기 식의 국정운영을 통해 대통령을 평가해서는 안되겠죠.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뒤, 예전처럼 수적 우세를 앞세워 밀어 붙였다면 4대 개혁법안 쉽게 통과되었겠죠.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가 아니지 않습니까. 상대가 정말 불합리한 수구골통이지만 어쩌겠습니까. 대화와 토론을 통한 설득 그리고 타협안을 생성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겠죠. 물론 그 과정에서 안일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모습도 한 몫 했었지만...
자신이 떳떳해야 남에게 주장도 할 수 있고 비판도 할 수 있는 것이겠죠. 우리가 그런 과정을 간과한다면 어찌 과거 구태정치를 비판할 수 있을까요?
노 대통령께서 '유연한 진보'를 주장하면서 한 때 진보논쟁이 일었습니다. 개혁성을 지닌 진보주의자들은 밀어 붙이기, 결과 도출하기만을 강요해 왔습니다. 하나의 이념 아래 모든 것을 판단하고 주장하기에 민주주의 과정을 강조하는 참여정부와는 이질적인 세력인 것이지요.
불합리한 세력인 한나라당과 싸우는 것도 버거운데 진보진영까지 무능하다는 식의 비판을 앞세워 참여정부를 괴롭히니 얼마나 국정을 이끌어가기 힘들었겠습니까. 그래서 진보진영에 유연성을 갖추라고 우회적인 비판을 하신 것이죠.
누구보다도 참여정부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어려운 정치환경 속에서도 지금까지 그 소신과 원칙을 가지고 한결같이 이끌어 오신 노짱에게 무한한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젠 그 바통을 이을 차기 지도자를 찾고 지지해야 하는 임무가 우리의 몫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무회의 때의 발언 인용으로 마무리를 대신합니다.
"정치의 과정은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 싸움의 연속이지만 그 모든 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루고자 하는 결과에 한발 더 다가가는 것, 그리고 결과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 노 대통령 모두발언 전문 ■
여러분 이미 보도에서 보셨을 것입니다만, 개헌 발의는 유보하기로 했습니다. 각 당이 당론으로 18대 국회에서 개헌을 하기로 그렇게 결정을 하고 국민에게 이를 약속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는 이를 수용해서 18대 국회에서 개헌을 하도록 그렇게 하고 발의를 유보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언론이 외면하고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압력이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해당부처 그리고 국무총리실에서 개헌 발의 준비 그리고 공론화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데 대해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언론이든 여론이든 매우 냉담한 분위기 속에서도 역사적 대의를 가지고 개헌의 공론화에 많은 국민들이 또한 참여하고 노력해 주셨습니다. 이 점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노력들이 모여서 아마 이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1월 9일 날 개헌을 제안하겠다고 그렇게 발표를 했을 때 정치권은 물론이고 언론까지도 모두 정략이라고 저를 매우 몰아붙였습니다. 심지어는 재집권 또는 장기 집권, 정권 연장, 이런 말까지 하면서 음모론까지 나오는 이런 실정이었습니다. 언론, 정치권 모두 옛날에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던 태도를 전부 바꾸어 가지고 토론을 봉쇄하고 그렇게 공론화를 억제해 왔었습니다.
다음 국회에서 하겠다는 약속 받은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비록 제 임기 중에 개헌을 완성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정치권의 합의로서 개헌을 공론화하고 또 다음 국회에서 꼭 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결국 저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의명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대의명분이고, 그것을 받치는 정치세력이 또한 중요하고, 그다음으로 대화의 타협, 이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결과로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개헌을 위해서 노력해 왔던 사람들은 물론 아쉬움이 좀 있을 것입니다만, 아무리 대의명분이 뚜렷한 일이라도 그것을 뒷받침하는 세력이 없으면 이룰 수 없는 것이 정치의 또한 냉정한 현실입니다.
정치의 과정은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 싸움의 연속이지만 그 모든 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루고자 하는 결과에 한발 더 다가가는 것, 그리고 결과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도 한발 다가가는 성과로서 받아들이고 이후 또 이와 같은 국가적 의제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함께 노력해가야 될 일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연구한 결과 의미 있는 자료로 활용되도록 국회에 제공
그동안 정부는 많은 노력을 했고 또 연구한 결과도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다음 이후의 개헌 과정에서 의미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그렇게 잘 정리해서 국회에 제공해 주시기를 바라면서 일단 저로서는 이렇게 마무리를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도 풀리지 않는 의문 하나가 시기적으로, 정치적으로 부담이 거의 없는 이 시기에 개헌을 굳이 안 하겠다고 하고, 절차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굉장히 많은 부담이 있는 다음 시기로 개헌을 미루겠다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 임기 동안, 지금 하면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아무 부담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주 좋은 기회인데, 이 좋은 기회를 왜 굳이 마다하고 다음 시기로 미루는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더욱이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사회적 토론조차도 없다는 것이 아주 정말 답답한 현실입니다. 나는 우리 사회의 공론이 정치를 죽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쉬움이 있지만 이런 정도로 한 매듭을 짓고 넘어가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동안 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