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니드마나입니다.
조금 전 소나기가 한 차례 지나가서 창 사이로 새어들어오는 바람이 참 시원합니다.
지난 어느 날 국회 한 가운데서 국민의 한을 대변하셨던 그 분의 그 때 그 외침처럼...
그 분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정성으로 만든 표지석이 졸지에 고아가 되었다는 안타까운 기사가 아래에 올라왔는데요...
그 동네가 청주네요...
고인쇄박물관이 있는 청주...
언젠가 지나는 길에 노래방 간판이 죄다 노래궁이라 의아해했던 청주...
제 후배의 와이프가 될 저의 후배가 청주고인쇄박물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둘 다 저희 과 후배들입니다. 일명 CC
저는 CCC 였습니다. CC Cuter
제 전공은 문헌정보학입니다. 물론 지금은 전공과 하등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희 학과 졸업생을 성적순으로 세우면 아마 제 위치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다만 어디를 상상하던 그 이하일 것입니다.
갑자기 표지석 얘기하다가 또 갑자기 청주 애기하다가 왜 문헌정보학까지 왔냐굽쇼?
그 표지석의 주인공이신 우리 노공 아니, 우리 노제님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던 분이시고, 실제 정책에 있어서도 그 정성이 대단하셨다고 합니다.
그 반증으로 기록학 박사과정에 있는 제 친구의 전언에 의하면, 동료연구원들 중 우리 님이 가신 소식에 한 동안 식음을 전폐한 분들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위의 링크는 우리 님이 도서관 분야에 어떤 정성을 보이셨는지 엿볼 수 있는 글입니다.
저는 전공을 소홀히 하고 다른 공부에 더 관심을 보여 비록 기록적인 성적 - 선동열? 가소롭다! - 을 보유하였지만, 문헌정보학과 도서관에 대한 애착에는 결코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이 도서관이란 놈이 어찌 보면 민주주의와 비슷합니다.
우리가 늘 관심을 가져주고, 참여해 주고, 때로는 때리기도 하고 해야 민주주의가 튼튼해지듯이, 도서관도 그렇습니다. 물론 사서들의 노력이 최우선시 되어야 하겠지만, 일단 도서관에 대한 시민의 역할 면에서 생각해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정보를 매개로 한 광장으로서의 도서관을 활용하는 것도 건강한 시민사회의 필수아미노산이라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설이 길어지네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 님의 높은 뜻의 한 자락을 차지하고 있는 기록정신, 그 중에서도 우리의 뿌리가 오롯이 담겨있는 고인쇄박물관이 있는 청주에서, 님의 표지석이 고아가 되었다는 것에 저 또한 자못 죄책감을 금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기록학의 상징물이기도 한 고인쇄박물관이 있는 고장에서조차, 그 앉을 자리를 허락받지 못하는 굴욕과 냉대를 받으시는 모습에, 세상 인심이 어찌 이리도 박할 수 있느냐고 소리쳐 봅니다.
시민광장 회원 여러분....
오늘의 치욕 또한 저의 기록관에 기록해 놓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 사악한 무리들과의 싸움에서 지치고 힘들 때마다 와신상담의 심정으로 곱씹고 곱씹을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잊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외로운 우리 님 바람 되어 우리 찾아오실 때, 충청도 어느 곳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도록 하루 빨리 표지석이 제 자리를 찾았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또 다시 우울한 글로 여러분들을 심란하게 만들어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