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엠프 등 장비 반입 성공... 추모콘서트 예정대로 열릴 듯
폭우도, '인세산성'도 '노무현 바람'을 막지는 못했다.
10일 오후 부산대에서 열릴 예정인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콘서트 '다시 바람이 되어'가 부산대의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이번 행사 자체를 불허해 온 부산대 쪽은 9일 오후 내내 학생들과 학교 정문 입구 등에서 대치하면서, 공연에 필요한 행사 장비의 교내 반입을 막았었다. 하지만 이날 밤 부산대, 동아대, 동의대, 부경대 등 부산지역 학생들은 공연에 필요한 엠프와 조명 등의 장비들을 부산대 정문이 아닌 다른 통로를 통해 교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안득균 부산대 부총학생회장은 이날 밤 9시30분경 교직원과 대치하던 학생들에게 "공연에 필요한 모든 장비가 학교 안으로 무사히 들어왔다"면서 "내일(10일) 공연은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선언했다. 이에 학생들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답했고, 일부는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부산대 측은 여전히 추모콘서트 개최에 대한 불허 입장에 변함이 없다. 따라서 부산대측이 10일 학생들의 무대 접근을 막거나 행사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의 입장을 막는 등 행사를 방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안득균 부총학생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미 모든 장비가 학내로 들어온 상태에서 다시 학교측이 행사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행사는 반드시 예정대로 열린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잭슨도 추모 공연 하는데, 노무현은 왜 안돼?"
"마이클 잭슨도 추모 공연을 하는데, 16대 대통령 노무현은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추모 공연도 못하게 하나?"
9일 저녁 8시경, 고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 준비가 한창인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부산대 정문 앞. 한 시민이 교문을 막아선 교직원들을 향해 "길을 열라"며 호통을 쳤다. 교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던 학생들은 그 시민의 말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날 부산대 정문 앞에선 추모콘서트에 필요한 장비 반입을 막으려는 교직원들과 이를 강행하려는 학생들이 대치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학교측에서 이중 삼중으로 설치한 바리케이드와 200여명의 교직원들이 학생들을 가로막았다. 학생들은 정문 앞에 버티고 선 대형 버스에 지난해 촛불정국 때 광화문을 가로막은 '명박산성'을 빗대어 '인세산성'이라는 글씨를 써 붙였다. 명확한 이유 없이 행사를 불허한 김인세 부산대 총장의 이름을 딴 것이다.
특히 이날 저녁 7시께부터 시작된 촛불 문화제에서는 학생들과 교직원들간에 거친 몸싸움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콘서트 장비를 실은 차량이 교문을 통해 진입을 시도하자, 양쪽간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오마이뉴스>기자가 한 교직원에게 "왜 행사에 필요한 장비 진입을 막느냐"고 물었지만, 그 직원은 대답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돌렸다. 대부분의 교직원들도 기자의 질문에 침묵하거나 외면했다. 다만,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교직원은 "학교에서 허가하지 않은 행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지난해 학내에서 열린음악회도 열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것과 이번 행사는 성격이 다르다"고 답했다. 교직원과 기자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한 시민이 "그럼, 몇 년 전에 학내에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연 것은 뭐냐"고 따져 물었다. 교직원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자리를 옮겼다.
150여 명의 학생들은 교직원들에게 "우리는 교직원 선생님들과 싸우길 원하지 않는다"며 길을 비켜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교직원들도 완강했다. 결국 학생들이 몸으로 교직원들을 밀어내기 시작했고, 몇 차례의 실랑이 끝에 밤 9시10분경, 학생들이 정문 앞을 장악했다. 그런데 이번엔 경찰이 문제였다.
당초 경찰측은 "학교측으로부터 시설물 보호 요청을 받았지만, 우리는 학교 안으로 장비가 들어가는 것을 절대 막을 생각이 없다"며 "다만, 학생들과 교직원간에 마찰이 예상되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에 의해 교직원들이 밀려나자, 경찰 50여명이 정문을 향해 진입을 시도한 것. 교직원을 밀어낸 학생들은 다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대치해야 했다. 경찰과 학생간 대치가 길어졌고, 폭우까지 쏟아졌지만 학생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밤 9시 30분경, 갑자기 마이크를 잡은 안득균 부산대 부총학생회장이 "콘서트에 필요한 장비가 모두 학내에 들어오는 데 성공했다"고 알렸다. 교직원과 경찰의 시선을 정문 앞으로 쏠리게 한 사이, 모종의 통로를 통해 콘서트에 필요한 장비를 들여온 것. 결국 교직원과 경찰, 그리고 폭우도 학생들의 의지를 꺾지 못한 셈이다.
실제 장비가 들어왔는지 뒤늦게 확인한 교직원들은 "이제 끝났네. 모두들 수고했어"라며 서로를 격려한 뒤, 곧바로 해산했다. 이후 학생들은 비를 맞으며 밤 늦게까지 추모콘서트가 예정돼 있는 부산대 넉넉한터에서 본격적인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