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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작은 통장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 통장의 이름은 <희망돼지>입니다.
노짱 그리 가시고 넋놓고 보내다가 참말로 이렇게 지내선 안될것 같습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노무현이 열 명이 나와도 또 그렇게 보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난뱅이 월급쟁이, 가진 건 맨 손 두 개뿐인 마음만 있지 어찌할 능력이 없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신들 맘 놓고 꿈 펼치시라, 다시는 그렇게 기막히게 당하는 일 없게 내가 폼나게 밀어주겠다, 뒤는 걱정말고 날개 펴고 박차고 날아오르라 하고 싶지만...
눈앞에 닥쳐 허겁지겁 모으고 뛰다보니 미친듯이 모아보았자 내놓으면 푼돈이었습니다. 이래선 또 힘들어집니다. 안되겠습니다.
오늘부터 푼돈모으기를 시작합니다. 하루에 천 원씩만 모아도 3년이면 그럴싸한 수표 한 장은 만들어지겠지요? 그 수표의 주인이 누구일지 아직은 모르지만, 그 얼굴은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의 "희망"이겠지요.
액수로 보자면 여전히 별 볼일 없을 것입니다. 차떼기를 하룻밤 산성 쌓듯 하는 무리들이 보기엔 참말로 코묻은 푼돈일지 모릅니다. 그래도 3년을 넘게 끌고 가며 그 돈을 모으는 시간만큼 저는 날마다 이 돈의 주인을 생각할테고, 그 시간동안 끊임없이 스스로와 다짐하며 희망을 현실로 키우는 힘을 갖겠지요.
2002년 12월 19일 그 벅찬 기쁨의 얼굴을 생각하면서 다시 그 얼굴을 만나고 싶습니다. 이제 세상은 우리의 것이라는, 후손들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으리라는 자부심이 가득했던, 그 순진한 기쁨의 추억,- 그러나 그 기쁨을 단지 "추억"으로만 남긴 부끄러운 후회와 고통의 기억, 그것은 다시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누가 그 얼굴이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최종선택은 하늘만 아실 뿐이지요.
하지만 적어도 돈이 없어서, 인재를 못 모으고 캠프가 망해서 좌절하는 일은 막을 것입니다.
오늘 시작합니다. 티끌 모아 태산, 믿을 것은 그 가난한 다짐 하나 뿐입니다.
기억하겠다고, 당신을 죽는 날까지 잊지 않겠다고, 그리고 당신의 뜻과 우리의 희망을 이어줄 그 사람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하면서
오늘 나는 아주 작은 새끼돼지 한 마리를 키우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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