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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여전히 내게 세상은 무섭게 느껴진다."
사람들 | 2009-06-30 16:39:56 | 조회 1363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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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여전히 내게 세상은 무섭게 느껴진다."

 

"아직 상중이라 모든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 이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여전히 제게 세상은 무섭게 느껴집니다." (유시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를 위해 추도사를 부탁했을 때, 
유시민 전 장관은 완곡히 거절하는 메일을 보내왔었다. 
아직 상중이라는 이유와, 여전히 세상이 무섭다는 이유에서였다. 

'아직 상중이다'라는 말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세상이 무섭다'는 말은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어렵게 삼고초려 끝에 유 전 장관으로부터 추도사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수 있었다.  

공연날, 그는 정성껏 준비한 원고를 들고와서 조용히 읽어내려갔다. 
추도사에는 '아직 상중이고, 여전히 세상은 무섭다'는 말이 녹아 있었다.
그는 치고 나가지 않고 조용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억했다.

오늘 '사람 사는 세상'에 들러보니 그 원고가 올라와 있어 소개한다.
(그날 직접 찍은 동영상도 올린다.)

 

7월10일 저녁 부산대학교에서 '다시, 바람이 분다' 부산 공연이 열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가 있는 날이다.


봉하마을을 찾은 추도객들이 이 공연을 보고 마음의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
(부산 공연에서는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추도사를 읽었으면 좋겠다.)


 



노무현 대통령을 위한 추도사

 

안녕하십니까.

 

먼저 노무현 대통령님의 유가족을 대신해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많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추모공연 준비하신 연세대, 성공회대 총학생회 감사합니다. 사회를 맡은 권해효 선생, 공연을 함께하는 모든 문화 예술인 감사합니다. 공연장 찾은 시민 여러분, 동영상으로 보는 네티즌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훌쩍 떠나신 지 한 달이 다 되었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이 상주된 심정으로 함께 상을 치렀습니다. 노무현이란 한 사람에 대해 저마다 특별한 감정을 느꼈을 겁니다. 아직은 고인의 삶과 죽음을 평가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기억을 가다듬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노무현에게 저를 비춰봅니다. 그가 저희 내면에 남기고 간 많은 것들을 조용히 살펴봅니다. 침묵 속에서 바람이 된 그분이 제 마음에 내는 소리를 귀기울여 듣습니다. 내 마음의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님을 떠나보낸 후 저는 제 자신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왜 그를 사랑했는가. 여러분에게도 물어보겠습니다. 왜, 무엇 때문에 인간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을 사랑했습니까. 여러분은 각자 나름의 대답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저도 제 나름의 대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좋은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인간 노무현은 반칙하지 않고 성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는 정말 반칙하지 않고 성공했습니다. 판사가 되었고, 변호사, 국회의원,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성공한 다음에는 부당한 특권을 누리지 않았습니다. 반칙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는 사회, 성공한 사람이 부당한 특권을 누리지 않는 나라, 반칙과 특권이 없어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 사람사는 세상, 그는 한 순간도 이 꿈을 잊지 않았습니다.

 

저는 노무현의 그 꿈을 함께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영광과 좌절 그가 느꼈던 슬픔과 분노, 그의 삶, 그의 죽음까지도 모두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그것 때문에만 그를 사랑했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정말로 그를 사랑했던 것은 그가 작은 허물도 매우 크게 부끄러워하는,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는 언제나 부끄러움이 많았습니다.

 

저는 그가 완전무결한 존재라서 또는 반신반인(半神半人)의 위대한 인물이라서 사랑한 것이 아닙니다. 때론 실수도 하고 오판도 하고 잘못도 하는 사람, 그러나 작은 잘못 작은 허물이라도 그것을 깨달았을 때 크게 자책하고 부끄러워하는 사람인 것을 알았기에 저는 그를 사랑했던 것입니다.

 

어떤 정치 사상이나 이념을 변함없이 따르는 것을, 우리는 신념이라고 부릅니다. 굳은 신념을 지닌 사람은 존경을 받습니다. 그런데 어떤 정치인을 변함없이 사랑하는 것은 정치 사상이나 이념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때론 내가 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믿고 받아들여야 하며, 영광과 명예뿐 아니라 모욕과 질시까지도 함께 감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이념을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일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인간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 그리고 대통령 노무현을 한결같이 사랑하는 데에는 한없는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때론 심한 모욕을 감수하는 용기도 필요했습니다. 저는 이제 더 큰 용기를 내서 말합니다. 우리는 사랑할만한 사람을,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훌쩍 이 세상을 떠나신 다음 눈물이 잠시도 그치지 않았던 때 서울역 분향소에서 연세 지긋한 시민 한 분이 저를 이렇게 위로해줬습니다.

 

‘슬퍼하지 마세요, 노무현 대통령은 죽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마음 속에서 대한민국 역사 안에서 영원히 사실 겁니다.’

 

저는 오늘 그 분이 저에게 주었던 위로의 말씀을 여러분 모두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여러분, 우리 서로 따뜻한 위로를 나눕시다. 이 가슴에, 여러분의 가슴에 인간 노무현의 기억, 사람사는 세상의 꿈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여러분, 바람이 되어 여기 오신 그분을 느끼십니까. 그분을 향해 제가 준비한 마지막 구절을 함께 외치고자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2009.6.21

 

유 시 민

 

 


 


공연개요

1) 일    시: 2009년 7월 10일 오후 7시
2) 장    소: 부산대학교 넉넉한터
3) 주    관: '다시 바람이 분다 부산공연’기획단
4) 주    최: 부산대학교 총학생회
5) 공동주최: 동의대학교, 부경대학교, 부산교대 총학생회 등 (부경대련 소속 학생회)
6) 함께하는 사람들: 노무현을 사랑하는 단체, 개인 누구나 (섭외중)
7) 후    원: 시사IN,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경향신문, 한겨레신문(섭외중)
8) 문    의: 부산대학교 총학생회 (T 051-510-1926 /
2009busanwind@hanmail.net)
9) 공식까페:
http://cafe.daum.net/2009busanwind
10) 후원계좌: 농협 301-0020-733751 안득균(부산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연진

1) 사 회 자 : 섭외중
2) 연    출 : ‘다시 바람이 분다 부산공연’기획단
3) 출 연 자 : 신해철 NEXT, 우리나라, 노래를 찾는 사람들, 권진원밴드, 윈디시티, 아프리카,
 부산인디공연팀, 부산 민예총, 대학생 노래패연합 / 인터넷 홍보를 통해서 공연을 희망하는 분 /   그 외 다수 섭외중
4) 특별출연 : 추도사(고인과 가까웠던 분 중 1인)

 

 

 

 

 

http://poisontongue.sisain.co.kr/955

 

     

덧글쓰기 | 전체글 2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흙마당  

사랑합니다.
09-06-30

허벅지  

이 글을 보니, 전 지금까지 정치인 유시민만 생각했지.
자연인 유시민을 잊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첨맘님 당신이 어떤 결정을 하던지 전 당신을 지지합니다~
09-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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