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이렇게 만나는 사람들에게 시국 강연회라고 해서 앞에 서니까 쑥스럽다. 매일 이렇게 만나는 사람들끼리의 의 장이라고 생각하자."
18일 저녁 7시30분. 서울 태평로 덕수궁 앞 시민분향소 앞.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를 잡았다. 다른 손엔 메모가 적힌 새하얀 종이가 있었다. 그동안 '노숙자'라고 불릴 정도로 덕수궁 분향소를 지킨 최 의원이 마이크를 든 것은 현 정권에서 '민주주의 위기'를 심각히 느꼈기 때문이었다.
최문순 의원은 이날 'MB독재, 민주주의 사망을 통곡한다'(주최 언론자유민주주의수호 100일 행동)는 주제로 열리는 '민주주의 위기'라는 주제의 두 번째 시국강연 연사로 거리에 섰다. 언론인 출신으로서 여당 언론법 저지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의원답게 '언론'이라는 화두가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왜 PD수첩 작가 이메일을 7년 치나 뒤집니까…노 전 대통령에게 한 일, PD수첩에게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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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18일 저녁 7시30분부터 약30여 분동안 서울 태평로 대한문 앞에서 시국강연을 했다. ⓒ최문순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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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의원은 "검찰이 오늘 <PD수첩> 작가와 PD를 기소했다. 작가가 가지고 있던 이메일을 공개했다. 7년 치 이메일을 조사해서 자기들이 유리한 사실을 언론에 흘려 언론에 실었다. 이 작가가 반 이명박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톱뉴스로 실렸다"며 "검찰은 아직까지 반성을 하지 않는다"고 을 높였다. 최 의원이 덕수궁 앞에서 <PD수첩>과 검찰을 거론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책임론'이 배경이 됐다.
최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왜 스스로 육체를 버렸습니까. 먼저 인격이 깨지고 명예가 손상되고 권위가 부러지고 존엄이 훼손됐기 때문"이라며 "누가 이분으로부터 모든 것을 빼앗았습니까. 검찰과 언론이 빼앗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의 사실과 관련이 없는 사실을 흘려서 명예, 권위, 존엄을 훼손하고 박탈하면서 끝까지 살아갈 수 없게 한 검찰과 언론"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의 <PD수첩> 수사도 노 전 대통령 관련 '모욕주기 수사'와 같은 맥락이라는 풀이다.
최 의원은 "(PD수첩)이메일이 범죄 사실과 관련이 있습니까", "왜 작가의 이메일을 7년 치나 뒤집니까"라고 물은 뒤 "검찰 수사는 범죄를 예방해야 하는데 (검찰이)범죄 수사를 명목으로 범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들에게 "(검찰이)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한 일을 <PD수첩>에게 그대로 하고 있다. 인격을 유린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들이 좀 더 정확하게 인식하고 다시는 속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죽음으로 몰고 간 언론에게 방송까지 줄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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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국강연회에 참석한 시민들 모습. 이종걸 민주당 의원(맨왼쪽)도 보인다. 최훈길 기자 chamnam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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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야 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 여당 언론법에 대해서도 '간명한' 문답이 이어졌다. 최 의원은 "'언론악법' 문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언론에게 방송까지 줄 것이냐'다"라며 "방송까지 주는 것에 동의하십니까"라고 시민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아닙니다"라는 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최 의원도 "민주당과 시민 민노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과 모두 합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언론악법을)막아낼 것이다. 모든 것을 걸 생각이다. 함께 해주시겠습니까"라고 말했고, 시민들도 "예"라며 박수로 화답했다.
'민주주의 위기'엔 '언론의 위기' 이외에도 현 정권의 '정치 위기'도 포함됐다. 최 의원은 "노숙자 별명이 붙였다. 별명이 아니고 진짜 노숙자"라며 그가 현 정권에서 '노숙자'된 이유를 우선 설명했다.
"작년 바로 이 시간부터 (정연주)KBS 사장을 쫓아내려는 이 있었다. 그때 KBS 앞에서 이런 노숙 생활을 했다. 경찰이 들어가서 끌어내릴 때까지 노숙 생활을 했다. 여기에 'YTN 지킴이'도 와 계시다. (YTN)기자들 6명이 해고됐을 때 노숙하신 분들 많이 와 있다. 노숙자가 저 뿐 아니고 집단 노숙자인 것이다. 진관 스님도 노숙 생활하신다. 이게 3년 반 동안 한다면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노숙자가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자칭 '노숙자'가 된 최 의원은 "이걸 막기 위해 다음 정권을 찾아와야 한다"며 "(정치)신념 하나는 한나라당이 다시 정권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연장해서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것 못하면 저희들과 부엉이 바위로 갑시다. 3년 반 후에 부엉이 바위로 가자고 하면 같이 가시겠습니까"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의지는 강해 보였다.
최 의원은 정권 창출을 위해선 "(노 전 대통령이)민주주의를 위해서 목숨까지 던졌는데 우리가 못 던질 게 뭐 있나. 가장 많이 버려야 할 게 민주당"이라며 "버리고 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우리가 대동단결해 뭉쳐야 한다. 민주당, 진보신당, 민노당, 시민단체, 촛불 시민들이 모두 맞서 반 MB 전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명박 대통령 월급 누가 줍니까…여러분이 실질적 주인"…이종걸, 19일 덕수궁 앞 시국강연
최 의원은 또 "막연하게 다음 정권도 한나라당이 찾을 것이라는 패배주의 가지고 있다"며 "만 가지면 얼마든지 꺾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가 "이종걸 천정배 한명숙 유시민", "민주당에 사람이 없으면 민노당은 어떻습니까", "진보신당 어떻습니까", "정당에 사람이 없으면 밖에서 데려와도 됩니다"라며 "(현 정부)저 사람보다 낫다"고 주장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30여 분 간의 시국 강연을 마무리하며 최 의원은 참석한 시민 100여 명과 눈길을 끄는 문답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월급을 누가 줍니까", "오세훈 시장 월급을 누가 줍니까", "서울 시청 앞 광장 누구 겁니까", " 월급 누가 줍니까"라고 묻자 시민들은 "우리 겁니다", "접니다"라는 답변을 했다. 이 문답에 대해 최 의원은 "정부 청와대 국회 청와대 국회 신문 텔레비전 덕수궁 모든 것의 주인은 여러분"이라며 "여러분이 실질적 주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시국강연회는 지난 17일 천정배 민주당 의원이 첫 연사로 나섰고 19일엔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저녁 7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마이크를 잡을 예정이다. 이종걸 의원은 "2010년(5월)을 맞는 안중근 장군의 100년을 돌아보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안중근이 핍박받은 게 어떻게 같은가'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며 "일제가 침탈했던 100년 전 검찰과 (지금)검찰이 왜 이렇게 비슷할까. 비슷한 상황을 여러분께 소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