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김근태는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해 가자, FTA 반대를 강력한 무기로 들고 나왔다. 전 법무부 장관, 전 복지부 장관인 두 사람은 국회 본청 앞에 나란히 사이좋게 돗자리를 깔았다. 그리고 일명 단식투쟁이란 걸 하고 있고.
두 사람의 비장감 도는 단식투쟁은 일종의 개그처럼 보인다는 데 문제가 있다. 온 국민이 10대 스포츠 스타 김연아, 박태환에 정신이 쏠려 천, 김의 단식은 안타깝게도 국민들의 관심 밖이다. 김근태 전 의장이 단식에 나섰다는 뉴스도 조금 전에야 알았다. 김 전 의장의 비중에 비해 너무도 관심을 끌지 못한다.
각자의 가치 판단에 따라 FTA를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다. 허지만 전직 장관 출신인 두 사람이 이런 방식을 선택한다는 건 우스꽝스럽다. 천, 김은 장관 재직시에는 FTA를 찬성했던 이들이다.
대선주자로서 너무도 초라한 지지를 받는 천, 김. 그들은 왜 이렇게 범부들이나 할 법한 단식투쟁을 벌이는 것일까. 참여정부와의 차별화 내지는 언론의 주목 등등 이유는 복잡할테지.
그들이 정말로 국가를 위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반대여론이 드높아지니 얼른 동참, 표를 의식한 행동인지 짐작은 간다만, 방법이 틀려 먹었다. 수법 치고는 너무 속이 드러나 보이는 얄팍한 술수다. 아니, 이건 허세다.
재밌는 사실은 정동영 전 의장이 여기를 기웃거린다는 거다. 단식현장을 다녀가면서 "FTA는 국가적으로 마이너스..." 뭐라 뭐라 했다는데 정동영 전 의장은 아마도 갈등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여기에 끼어? 말어?" 하면서.
FTA에 찬성하는 이들은 말을 하지 않고 반대 목소리만 높이니 얼른 이것이 대세? 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정동영. 나는 정동영도 기꺼이 단식투쟁에 돗자리 깔고 합세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얼마나 보기 좋은 알흠다운 광경일까. 전직 장관들 세 사람이 줄줄이 돗자리 깔고 굶고 앉아 있는 모습이 말이다. 어쩌면 다시는 못 볼 진기한 풍경이 연출될 터.
그렇게 된다면 FTA 찬성 여론은 높아진다. 나는 자신한다. 세 사람이 참여정부를 부정하는 꼴은 역효과를 낼 테니까 말이다. 그들은 한꺼번에 아웃이다. 정동영은 주저하지 마라. 빨리 단식투쟁에 합류하라. 그러면 나는 구경갈 것이다. 국회본청 앞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 말 중 딱 한가지 옳은 소리가 있다.
한나라당 최병열이 살뜨물 단식을 할 때 찾아와,
"굶으면 죽는데이~"
나는 그들에게 이 말을 들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