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전에 고모가 돌아가셨습니다.
생전에 저를 이뻐해주셨죠.
슬펐지만 그러나 눈물이 안나더군요.
어제 오늘 눈물을 흘렸습니다.
왜이리 원통한지
억울해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전 소인배라서인지 몰라도 억울합니다.
왜 우리가 사는 한국사회에서는
권력을 쥐고 있는 강자에게 대항하는 사람들은
비극이 되야하는지요.
수 백년 전에 역사에서
힘없고 가난하고 뜻있는 의인들은 비극적으로 종말을 맞는지요.
고인의 2002년 대선후보 연설에서도 말씀하셨듯이
권력자앞에서 항거하는 소수의 의인들은 한 번도 승자가 되지 못한 것인지..
비극앞에 저 역시 죄송합니다.
고인께 돌아오는 화살을 막아내봤자
힘없는 내 목소리가 얼마나 크게 도움이 될지
그냥 저들이 불의라 할지라도 침묵을 지키거나
저들과 동조하는 것이 마음 편할 것이라고 위안했습니다.
때로는 고인을 아마츄어라고 비판했습니다.
현실정치는 때때로 권모술수도 필요하고, 뻔뻔함도 필요하다고
반칙도 필요하고, 반대자를 힘으로 누르는 억압도 필요한데
왜 저렇게 순진하게 당하고만 있냐고
욕했습니다.
고인이 얼마나 순수하고 여리고 착한지
이제서야 알겠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슬픕니다.
마음이 찢어집니다.
내 온 몸이 아파옵니다.
끊었던 담배를 피우고
혼자서 소주를 비웠습니다.
소주가 씁니다.
의로운 자가 승리하고
원칙이 승리하고
소신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세상이
이토록 힘들줄이야...
죄송합니다.
송구합니다.
고인의 영혼께 두 손모아서 용서를 빕니다.
내일 서울역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