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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친해지기
봉준호 | 2009-05-22 03:28:58 | 조회 591 인쇄하기
http://usimin.co.kr/3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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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광장에는 괴물이 살고 있다. 이 괴물이 언제부터 시민광장에 서식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시민광장에는 사람들도 살고 있다.  사람들은 처음에 이 괴물을 무서워 했다. 그러나 이 괴물이 사람들 눈에 자주 목격되자 사람들은 이 괴물을 시민광장의 일부라 생각했다.

 

사람들 눈에 자주 목격되는 괴물들에는 알바트로사우루스, 찌질스런사우루스, 마타도어사우루스 등이 있었다.  알바트로사우루스, 찌질스로사우루스 등과 같은 괴물은 기생류에 속하지만 마타도어사우르스는 육식성에 속한다.

 

괴물들 중에 마타도어사우루스가 가장 포악하다. 인터넷 토론방이 있는 사이트에는 빠짐없이 등장했다. 특히 정치성향 사이트에서 자주 목격된다.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정치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마타도어사우루스는 다른 괴물과 함께 시민광장에 모여 들었다.

 

마타도어사우루스(matadorsaurus)는 이 괴물의 학명인데, 이 괴물이 주로 근거없는 사실을 조작해 사람을 중상모략하거나 상대를 교란시켜 잡아 먹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한자로는 흑색선전룡(黑色宣傳龍)이라고 쓴다. 사람들은 마타도어사우루스를 줄여서 그냥 '마타'라고 부른다.

 

'마타'는 육식성이라 사람도 잡아 먹었다. 시민광장에서는 '마타'가 사람을 잡아 먹는 장면이 자주 목격 됐다. 그런 끔찍한 장면을 본 사람들 중에는 시민광장을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언제 '마타'에게 잡혀 먹힐지 몰랐다.

 

그래서 사람들은 떠날 것인가? 아니면 남을 것인가? 갈등하기 시작했다. 떠난 사람과는 달리 남은 사람들은 괴물과 친해 지기로 마음 먹었다. 괴물에게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래서인지 괴물은 자신과 친하게 지내려는 사람은 잡아 먹지 않았다.

 

한편 사람을 잡아 먹은 괴물은 곧바로 배설을 했다. 괴물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괴물의 배설물을 먹었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괴물과 더 친해지기 위해 괴물의 똥구멍까지 핥는 사람들도 있었다. 심지어 괴물과 따로 시간을 내어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그런데 괴물의 배설물에는 마약처럼 중독성이 있었다. 그 맛이 기가 막혔고, 사람들로 하여금 환각 증세를 일으켰다. 사람들은 차츰 사람과 사건을 삐뚤어지게 바라보게 되었는데 모두 괴물의 배설물 때문이었다.

 

그런식으로 사람들은 점차 배설물에 중독되어 갔다. 어느 날 부터인가 사람들은 괴물과 친해지는 것 보다 배설물을 더 먹고 싶어 했다. 그래서 누군가 괴물에게 잡혀 먹는 장면을 보게 되면 '이제 조금 있으면 배설물을 먹게 되겠구나.' 하고 기대하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시민광장엔 사람들이 줄어 들었다. 반면 괴물의 수는 하나 둘 늘어만 갔다. 사람들이 괴물과 친해질수록 괴물들의 서식환경은 좋아졌다. 괴물의 배설물은 더러웠지만 배설물을 보는 순간 사람들은 즐거워 했다.


시민광장에서 살아 남은 사람들은 이 배설물을 ‘사과’ 라고 불렀다.


     

덧글쓰기 | 전체글 8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내일시  

이해는 하는데요...

반대 드립니다.

그리고... 좀 근사한 메타포 많이 있잖아요.

왜 꼭... 그냥 생각해도 리바이던도 있고...
09-05-22

비밀의 화원  

본질을 꿰뚤은 해학이 있군요.

피상적인 것을 넘어선 본질을 본다는 것은 언제나 필요한 일입니다.

본질은 언제나 혹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 혹은 언제인가 개안이 되었을때 가끔 느끼고 보게 되지요.

그런 본질을 해학과 문학적 향기까지 곁들여서 이곳에 올려 주시는 분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전 깊은 고민과 그를 바탕으로한 해학과 유머가 곁들여진 글이 좋더군요

그것이 좌던 우던 옳던 그르던

강요가 아닌 은근한 유혹이 있는 글

그런 글을 만들기 위한 고민의 흔적또한

다른 회원에 대한 배려이자

시민광장의 자산이 되리라 봅니다.
09-05-22

무극이아빠  

본질도 좋지만... 사과의 영양가는 껍질에 제일 많다더군요^^ 본질을 논하는 분들도 많이 있으니... 피상적인 것으로 함께 웃는 것도 꽤나 중요한 것 아닐까요? 반드시 싸움으로 모든 앙금이 풀리지도 않거니와, 설상 모든 앙금을 푸는 순간 또다른 앙금이 쌓이기도 하지요... 때로는 시간과 이슈와 일거리가 앙금을 잊게 만들기도 하지요. 그리고... 그리 밉던 친구녀석과 어깨동무를 하게되기도 하지요^^
09-05-22

겸사복  

혹시 플로리다에도 그 괴물이 서식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는지요?
09-05-22

비밀의 화원  

플로리다는 한반도 면적의 3배 입니다.
따라서 한반도에 괴물이 존재 한다면 플로리다에도 존재 하겠지요. 하하하

시민광장은 작은 대한민국의 온라인 거울이지요.
좋은 생각과 아집과 독선이 공존 합니다.

이건 그 구성원인 겸사복님의 마음도 마찬 가지 이지요
저도 그런 두가지 천사와 악마적 시민들을 마음에 가지고 있겠지요.

구성원들의 마음이 모인것이 시민광장이고 그것이 표현된는 곳이 중게인것 같습니다.

살만한 대한 민국
기분 좋은 시민광장을 만드는 것은
쉽고도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제 마음에도 혹은 다른 회원의 마음에도 존재하는
나아가 시민광장과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괴물

누구도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괴물의 존재를 직시하고 있다는 점이고
그 괴물 혹은 우상이 먹고사는 방법을 적난아 하게 보여주는 메타 포어가 있다는 점 입니다.

원래는 좀 더 재미 있고 구체적으로 썼는데
한번 날아가서 ...

좀 재미 없는 글이 된 것 같습니다.

겸사복님글은 믿음직 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09-05-23

^핑^  

아직 배가 덜 아파서 다 처리치 못한 게 몇개 더 있죠.
시원하게 그게 나오면 요근래 가장 중독성 강할겁니다.
dma...상당한 내성을 가진거라 그거 먹고 나서는 다음부터 왠만한 중독성에도 끄떡 없을겁니다.
내성이 쌓이는거죠. 이젠 자신 없으면 과식 안하는게 낫다고들 경험으로 알게 될겁니다.
09-05-22

dma...  

재미있긴 한데..., 이게 웃어햐 할 일인지...
09-05-22

비밀의 화원  

시민광장에는 재미 있거나 감동적이거나 정보가 풍부한 글이 가득했으면 합니다.
전 이글이 재미 있습니다
0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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