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에는 괴물이 살고 있다. 이 괴물이 언제부터 시민광장에 서식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시민광장에는 사람들도 살고 있다. 사람들은 처음에 이 괴물을 무서워 했다. 그러나 이 괴물이 사람들 눈에 자주 목격되자 사람들은 이 괴물을 시민광장의 일부라 생각했다.
사람들 눈에 자주 목격되는 괴물들에는 알바트로사우루스, 찌질스런사우루스, 마타도어사우루스 등이 있었다. 알바트로사우루스, 찌질스로사우루스 등과 같은 괴물은 기생류에 속하지만 마타도어사우르스는 육식성에 속한다.
괴물들 중에 마타도어사우루스가 가장 포악하다. 인터넷 토론방이 있는 사이트에는 빠짐없이 등장했다. 특히 정치성향 사이트에서 자주 목격된다.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정치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마타도어사우루스는 다른 괴물과 함께 시민광장에 모여 들었다.
마타도어사우루스(matadorsaurus)는 이 괴물의 학명인데, 이 괴물이 주로 근거없는 사실을 조작해 사람을 중상모략하거나 상대를 교란시켜 잡아 먹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한자로는 흑색선전룡(黑色宣傳龍)이라고 쓴다. 사람들은 마타도어사우루스를 줄여서 그냥 '마타'라고 부른다.
'마타'는 육식성이라 사람도 잡아 먹었다. 시민광장에서는 '마타'가 사람을 잡아 먹는 장면이 자주 목격 됐다. 그런 끔찍한 장면을 본 사람들 중에는 시민광장을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언제 '마타'에게 잡혀 먹힐지 몰랐다.
그래서 사람들은 떠날 것인가? 아니면 남을 것인가? 갈등하기 시작했다. 떠난 사람과는 달리 남은 사람들은 괴물과 친해 지기로 마음 먹었다. 괴물에게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래서인지 괴물은 자신과 친하게 지내려는 사람은 잡아 먹지 않았다.
한편 사람을 잡아 먹은 괴물은 곧바로 배설을 했다. 괴물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괴물의 배설물을 먹었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괴물과 더 친해지기 위해 괴물의 똥구멍까지 핥는 사람들도 있었다. 심지어 괴물과 따로 시간을 내어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그런데 괴물의 배설물에는 마약처럼 중독성이 있었다. 그 맛이 기가 막혔고, 사람들로 하여금 환각 증세를 일으켰다. 사람들은 차츰 사람과 사건을 삐뚤어지게 바라보게 되었는데 모두 괴물의 배설물 때문이었다.
그런식으로 사람들은 점차 배설물에 중독되어 갔다. 어느 날 부터인가 사람들은 괴물과 친해지는 것 보다 배설물을 더 먹고 싶어 했다. 그래서 누군가 괴물에게 잡혀 먹는 장면을 보게 되면 '이제 조금 있으면 배설물을 먹게 되겠구나.' 하고 기대하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시민광장엔 사람들이 줄어 들었다. 반면 괴물의 수는 하나 둘 늘어만 갔다. 사람들이 괴물과 친해질수록 괴물들의 서식환경은 좋아졌다. 괴물의 배설물은 더러웠지만 배설물을 보는 순간 사람들은 즐거워 했다.
시민광장에서 살아 남은 사람들은 이 배설물을 ‘사과’ 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