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7년, 참정연, 참평포럼, 그리고 시민광장
2007년은 친노. 친유시민세력에게 있어서 커다란 변화가 연달아 일어났던 한 해였습니다. 참정연이 해체를 하고, 참평포럼이 창립되었으며, 곧이어 시민광장이 창립되었지요.
2007년 대선국면과 열린우리당해체국면을 맞이하여 참정연은 눈물을 머금고 해체를 할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참정연의 상당세력은 참평포럼으로 이동을 하게 됩니다. 저 또한 당시 참평포럼 운영위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참평포럼 오프 나가보면 절반 이상이 과거 참정연에서 인연을 맺었던 분들이라 그리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각 지역의 집행위원장들의 상당수와 운영위원의 다수를 구 참정연출신들이 맡았습니다.
그리고, 시민광장이 태동하였습니다. 그 시점에서 참평포럼과 시민광장의 역할과 정체성은 분명하게 나뉘어 있었습니다. 참평포럼은 친노세력 전체를 아우르는 정치활동가들의 모임이었고, 시민광장은 네티즌들과 유시민팬,써포터즈가 주축이 된 말그대로 유시민팬클럽이었지요.
물론 저처럼 두 조직 모두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분들도 상당수 존재하였습니다.
2.허망하게 해체되어버린 참평포럼,그리고 박무대표님의 2기 시민광장 선거출마
허나 노무현대통령님의 지원과 구참정연세력들의 힘을 얻어 초기 급속하게 세를 떨쳤던 참평포럼은 2007년 민주신당 경선과정을 통하여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범친노세력 정치활동가들의 모임으로써 노무현의 가치와 세력을 계승하는 주춧돌이 되었어야할 참평포럼은 언제 그런 조직이 있었냐는듯이 거짓말처럼 사라졌습니다. 이 과정에 대한 책임소재는 이 글의 영역이 아니므로 여기서 거론하지 않지만, 다음 기회가 되었든 다른 장소가 되었든 언젠가는 가려져야 할 것입니다.
딱한 것은 참평포럼이라는 진지를 졸지에 잃어버린 상당수의 구참정연 친 유시민 정치활동가들이었습니다. 참정연이 해체되도 참평포럼이 생겨서 그 틀 안에서 활동을 계속 할 수 있었는데, 그 틀마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으니까요.
박무대표님의 2기 시민광장 대표선거출마는 이런 정황과 맞물려 이해해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박무님이 무슨 권력욕의 화신이라서 순수하게 개인적인 동기로서 2기, 3기 시민광장대표선거에 연거푸 출마하신게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3. 정동영이 '평화경제포럼'과 '정통'이라는 2개의 조직을 돌린 이유
쌩뚱맞게 우리의 숙적이었던 정동영 얘기를 꺼내서 이상하시겠지만 우리 문제에 있어서 정동영이 반면교사가 되는 부분이 있었기에 예로 들고자 합니다. 정동영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활동가, 시의원, 구의원 등이 중심이 된 정치조직 "평화경제포럼"과 정동영개인써포터즈의 정체성을 가진 "정통" 이 두 개의 조직으로 경선에 임했습니다.
정동영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치활동가, 정치인들(시의원, 구의원등)의 역할과 팬,써포터즈의 역할이 서로 다르고, 그 두 그룹의 정체성과 행동양식,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한 조직으로 역량을 모으지 않고 두개의 조직이 각개약진해서 서로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 결과 결국 정동영은 2007년 통합신당의 대통령후보가 되었습니다.
2007년 경선이 끝나고 유시민경선캠프 해단워크숍에서 당시 저는 모든 이들이 있는 앞에서 주장했습니다. "써포터즈들과 활동가그룹의 정체성과 역할이 서로 다르니 유시민팬클럽인 시민광장은 시민광장대로 팬클럽처럼 발랄하게 가고, 활동가들은 예전 참정연을 대신할 화끈한 정치조직 하나 새로 만들자"구요.
어떤 분들은 저를 논객으로만 파악하시지만, 저 또한 과거 참정연과 열린우리당에서 청년위원회활동과 대학생조직기획.활동을 담당했던 활동가그룹의 일원이기도 하였습니다. 때문에 제가 당시에 발언했던 것은 논객으로서가 아닌, 활동가로서 발언했던 것이었지요.
헌데, 얼마 안 있어 박무님께서 시민광장대표로 출마하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러닝메이트는 아직 미정이라고 하길래 저에게 그 얘기를 전한 분에게 "러닝메이트는 가급적 반드시 시민광장(구참정연출신이 아닌 유시민써포터즈그룹)내에서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라고도 이야기하였습니다.
만약 그런 인물이 활동가그룹을 대표할만한 박무님과 러닝메이트로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시민광장 내부에서 활동가그룹과 써포터즈그룹으로 크게 분열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고, 또 박무님의 당선 또한 힘들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4. 2기 선거와 3기 선거, 반복되고 지속되는 갈등과 대립
결국 제 예측처럼 2기 선거에서 정치활동가 vs 써포터즈그룹 구도가 명확하게 드러났고, 선거에서 패배한 정치활동가그룹이 상당한 타격(심정적, 세력적)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2기 집행부가 출범했지만, 지지기반이 취약하고(수년간 참정연과 참평포럼에서 동고동락했던 정치활동가그룹에 비해 써포터즈그룹의 조직력은 없는 것에 가깝다고 봐야겠지요) 개인적으로 조직운영경험 또한 취약했던 2기 대표 토지공개념, 겨란 한판님은 임기 내내 지금 3기 집행부가 당하는 만큼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야만 했습니다.
2기 임기 내내 집행부 vs 집행부반대회원들의 구도가 게시판상에서 나타났고, 이런 양상은 2기 집행부가 실질적으로 레임덕에 걸려 어떠한 진취적이거나 새로운 제안이나 시도를 하지 않게 될때까지 지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구도는 3기 출범이후 똑같이 재연되어왔습니다.
5.샴쌍둥이가 살 수 있는 방법, 대화와 타협을 통한 공존이냐, 분리적출수술을 통한 분리냐,
서두에 표현했듯이, 지금의 시민광장엔 애초에 한 몸에 존재하기 힘든 두 개의 영혼(정치활동가그룹, 써포터즈그룹)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뇌는 두 개인데 몸은 하나라서, 그것도 두 뇌에 담겨있는 생각들과 목표들이 너무 달라서, 한쪽 뇌가 이쪽으로 가자 하면 다른 한쪽 뇌가 훼방을 놓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생각이 다르다보니 서로 때리고 욕하고 싸우지만, 그렇게 해서 상처입는 것은 공유하고 있는 서로의 몸입니다. 이것은 비극이라는 말로밖에 형용할 수 없습니다.
샴쌍둥이로 태어나는 것은 불행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샴쌍둥이로 태어난 모든 아이들이 불행으로 점철된 삶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걔중엔 서로 마음을 맞춰 한 몸에 달린 두 영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경우도 있고, 의학기술의 힘을 빌어 분리적출수술에 성공하여 두 개의 영혼, 두개의 몸으로 자유롭게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민광장이라는 샴쌍둥이는 어떤 방법을 써야 행복해질 수 있을지, 지금부터 그 방법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기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