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
90년대 학번이었던 나에게 80년대 주제들은 진부하게 보였었지요.
이미 90년대 초부터 쏟아져나오던 후일담 소설들로 인해...
나에게 80년대는 경험하지 않고도 아는 듯 느껴졌었고...
건방지게도...
그때까지 80년대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학문화가 좀 따분했고...
또한 선배들의 후일담이 조금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나는 건방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그해 봄... 학생회관앞에서 광주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글로 읽었던 현장과 사진 속의 현장은 서로 아주 다른 사건 같아 보였지요.
그저 가볍게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넘어갈 수 없는...
'나였더라면...' 하고... 돌이켜보게되는 그런 장면들이었습니다...
내가 존중하고 지키려 애쓰는 우리 사회의 질서가...
그런 일을 저지른 자들과 그들과 손잡은 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혐오스러웠습니다.
그때, 무엇이든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광주에 국가유공자가 많다는 이야기를 누군가 내게 하더군요....
고운 뜻인지 아닌지 가를 겨를이 없이...
어느 대통령의 인심 탓이라는 말이 그 이야기 끝에 지나갑니다...
빈정거림... 비슷했지요...
그이에겐 총칼앞에 굴종해야하는 삶을 청산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준...
그들의 희생과 용기가 감사하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그들의 희생 덕에 마음껏 자유를 누리는 이들이 누구인데...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의 오늘을 위한 그이들의 희생과 용기가 고맙게 느껴지기도 했었습니다.
오늘...
다시 518항쟁기념일을 맞아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요즈음 우리사회의 상황을 살피니 더욱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하는 일없이... 보는 일만으로는 변화되지 않습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보고만 있는 저의 모습이...
저를 비아냥하는 많은 이들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슬프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존경하는 신영복 선생님의 글로 두서없는 상념을 정리해봅니다.
사회를 바꾸려면 그 자체가 보람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오래 견뎌야 한다. 목표 달성보다 운동 자체를 예술화하고 인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신영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