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가는대로 씁니다. 오타는 이해해주시고 오류는 지적해주시길 바랍니다.
배가 뜨려면 물이 있어야 하고, 비행기가 뜨려면 바람이 있어야 합니다. 첨맘님이 얘기한 것은 양력인가요?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마음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영향력 없이는 현실참여의 결실을 만들 수 없겠죠.
얼마전에 참여민주주의연대에 대해서 짝궁과 이야기했습니다. 정치적인 시간계산을 하는 분들은 지방선거를 변곡점의 기회로 생각합니다. 해서 얼마 전에는 당이 떠야하고, 그 얼마 전에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고 그런 생각들을 하죠. 그래서 그 로드맵 대로 가다 보면 과욕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는 노무현대통령 수사로 브레이크가 걸린 신당추진에 다시 발동을 걸어보기 위해 지지자들이 궁리해 낸 고육책 같은걸로 봤습니다.
짝궁은 그러더군요. "잔이 차올랐다고 생각하냐? 아마도 다음 대선까지도 한나라당이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 최소한 현 정부는 산업은행 민영화, 강남 투기해제, 각종 개발프로젝트 등등 별의별 카드를 준비해놓고 시시 때때로 하나씩 꺼내쓰는 중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외국발 악재. 일테면 미국발 신용카드 대란이라거나 중국 부동산 거품붕괴와 같은 치명타가 있기 전에는 지방선거 시점까지 대세반전이 일어나긴 어렵다. 특히나 과거 10년 동안 서점의 베스트셀러를 장식한 건 죄다 재테크 서적이었고..... 사람들의 기본적인 사고가 많이 바뀌어있는 상태다. 따라서 원칙과 상식 같은 선명성 만으로는 어필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지금 너무 이해타산적으로 변해있다. 거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는 결과에 상관 없이 목적을 이룰 대로 이뤘다. 추종세력의 의지만으로는 신당도 유시민도 뜰 수 없다."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만, 내용은 그거더군요. "잔이 차올라야 한다."
지난 국민의 정부 탄생 주역은 호남과 충청의 연합 다시말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지세력이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운동권 세력의 흡수가 주효했다고 봅니다. 참여정부의 탄생은 6.10 항쟁을 경험했던 분들의 역할이 주효했구요.... 현실정치가 민심을 얻어야 하는 것이고, 그러자면 사람이 움직여야 하는 것인데 지난 세월동안 사회안에 응축된 에너지는 고갈될 대로 고갈된 상태라고 봅니다. 제가 개혁당 처음 시작할 때 그랬습니다. "지금 인터넷 혁명이라고는 하지만, 인터넷은 마당에 불과하고 진짜 힘은 6.10항쟁 이후 10년 이상 쌓여온 사회의 에너지 때문이다. 지금 한 번 분출시키고 재생산해내지 못하면 아마도 이런 에너지가 다시 쌓이기 까지 또 다른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
우린 대통령 당선을 지켜보긴 했지만 그 때를 정점으로 지속적인 와해과정을 겪어왔습니다. 인터넷 공간은 이미 우리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고 어떤 면으로는 수구 보수세력이 우위를 점하기도 합니다. 그네들은 그동안 전문가 동원해가면서 인터넷의 역할과 헛점에 대해 연구하고 적용했지만 우리들은 10년전 게시판시스템 조금 손보는 선에서 그치고 말았죠. 알바 몇 명 투입하면 아사리판 되는 허술한 시스템 가지고 허구헌날 쌈박질 하다가 중재하고 사과하고 또 싸우고....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국민 대다수가 인터넷을 접속하는 싯점에 이르러 삶의 한 부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본시 인터넷 공간이란 것 자체가 하나의 생태계와 같아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가 발현되고 성장하고 경쟁하고 도태되고 그러거든요. 그러다보면 다양한 시도 속에서 전문가들이 예측하지도 못했고 통제할 수도 없는 새로운 양태의 소통공간도 생기고 흐름도 생기고 그럽니다. (저는 그 시도와 흐름의 중심에 시민광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정부여당의 정책실패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무기력하거나 또는 비현실적인 행동을 보임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적욕구는 쌓이게 됩니다. 그게 고등학생으로 시작된 촛불시위의 위력이었고 지금도 언론개혁이나 지역촛불의 형태로 살아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흐름은 아직 잔을 채울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집권 1년차에 너무 크게 분출한 때문에 공안정국을 낳았다고 봅니다. 앞으로 미디어법이 통과되고 통제가 가혹해질 수록 잔은 보다 빨리 차오르겠죠.
이 지점에서 한가지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의 흐름을 타고 배를 띄우려는 데에 주 목적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흐름의 일부가 되어 역할을 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인지.... 단적으로 둘 다 필요한 것이지만, 긴 시간을 두고보면 이리 저리 계산해서 포지션 취하고 깃발 꽂는 데에 치중하기 보다는 다소 우직하게 뜻을 쫓아 가는 게 인정받습니다. 사람의 눈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겉으로 목청 돋우고 주도권 확보에 열 올리는 사람들과 묵묵히 일하고 하나라도 사회에 도움되는 걸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 정도는 충분히 구분할 줄 압니다. 그러니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정치하다보니 어쩌다 대통령까지 되신 것이지요.
역사엔 공짜 없지만 빚지고 떼먹지도 않습니다. 시민광장이 역할 하면 하는 만큼 인정받을 것이고, 어떤 역할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그 방면으로 역할이 집중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시민사회의 일원이 되겠죠. 제 역할을 충실히 하면 잔도 빨리 차오를 것이고 시민사회에 필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닥쳐있는 현실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고, 우리는 어떤 역량으로 그에 기여할 수 있을까....
"우리가 무엇이 될 것인가?" 보다는 "우리가 무엇으로 기여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얘깁니다. 위치나 역할은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것으로 자연히 형성될 것입니다.
정치적인 포지션이나 타이밍에 대한 계산과 행동은 하실 분들 알아서 하시라고 놔둬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운동권의 상징 같았던 김모의원이 대선때 하루아침에 새가되어 날아갔다지만 후원금 모금의 기폭제가 되어줬고 자신은 자폭한 셈이었죠. 사람들의 주관이 뚜렷해서 의지가 쉬이 허물어지지 않는다면 설혹 우리 안에 변절이나 이탈자가 나타난다손 치더라도 끌려다니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우리에겐 우리안의 그 누구보다 영향력이 막강한 한 사람이 있습니다. 멘토가 될 지도자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미래는 누구도 모르는 것입니다. 기회를 잡으려면 평소에 준비를 해야하고, 현재 속에서 역할하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래를 예측하기 보다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죠. 스스로 진화하려면 시의적절하게 우리 자신의 역할과 역량을 재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끊임없이 사회의 요구와 우리의 지향을 절충하는 고민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잘 되면 첨맘님은 가만 있어도 수면위로 부각될 것이고, 잘 해보려다 망하면 우리끼리 망하고 말면 되는 것입니다. 첨맘님까지 엮이면 어떡하냐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사건 만들어서 어거지로 엮어넣는다? 그러면 21세기 영웅 탄생하는겁니다. 진짜 두려운 것은 우리가 잘 해보려다 망하는 게 아니라 지저분하게 자멸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