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님, 4월 30일 늦은 밤, 안희정 최고위원 인터뷰 후에 잠시 대화를 했던 두 아저씨를 기억하시는 지요? 딱 봤을 때 훈훈한 훈남형(닉이 “훈남”님이신데 정말 닉이 너무 잘어울리시는^^)한분과 그옆에 지극히 평범한 아저씨 한명 중 후자에 속한 사람입니다.
그날 기자님과의 짧은 대화를 제대로 맺지 못하고, 계속 마음 한켠에 남기에 이런식으로 글을 올립니다. 기자님이 일하시는 방송국에 올릴까 하다가… 당시 선배 또는 상관의 눈치를 보시며 조심스레 묻던 기자님의 입장이 난처해질까 싶어서, 혹여 이곳에 오실까 싶은 생각에 이리 글을 올립니다.
그날, 기자님이 물으셨지요?
“정말 노전대통령이 결백하다 생각하십니까?”
“지지자의 입장에서 지금은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이곳에 온 건 아닙니다. 만일에 그분에게 비판받아야 할 법적인 판단이 내려진다면 지지자로서 마땅히 그 비난을 함께 받아야 하는 것이 우리 지지자들의 몫이지요. 그런데 기자님, 지금 이 상황이 정상인지요? 지금 이 사람들이 불법 과격 시위를 해서 연행당하는 것인지요? 노전대통령 관련 사건의 흐름이 정상적인지요?”
“…” 그냥 웃으셨지요… 그 웃음을 저는 기자님을 만나기 전 어느 중년의 경찰관에게서도 보았습니다. “답변드리기 곤란합니다…”라고 하시며 웃으시더군요.
새내기쯤 되어 보이는 기자님의 진지한 표정에 훈남님과 저는 참 하고픈 말들이 많았드랬습니다.
“저는 이 현장에서 지지자들의 논리적인 답변은 듣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이 이해가 안되구요. 저분들은 ‘믿습니다’, ‘지지합니다’ 도 아니고 ‘사랑합니다’라고 하는데 그게 정상인지요?”
기자님의 이 질문에 답을 하려는 찰나 선배기자의 호출로 급히 당황하면서 달려가셨기에 그 답을 할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우리와의 대화로 인해 곤란하게 되지 않았나… 걱정도 되었습니다.
아래는 기자님의 마지막 질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변입니다.
기자님, 만일 검찰에서 노무현대통령을 한 사람의 피의자로만 정상적으로 대우했다면 우리는 그곳에서 만나지 않았을 겁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대우 같은 것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기자님, 저는(저희라고 하면 혹여 달리 생각할 분들이 있을까 싶어서 그냥 저라고 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결백’을 믿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 이라는 사람’을 신뢰합니다. 이 두 마디가 얼마나 다른 뜻을 품는지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기자님께서 인생을 조금씩 살아가다 보면 알 수 있을테지요. 어쩌면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겠구요^^.
왜 ‘사랑합니다’라고 하냐구요? 어찌되었건 간에 노무현대통령께서 국민 앞에 면목이 없다하시는 마당에 우리 지지자들 역시 국민들을 향해서 그분의 결백을 주장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지요. 그렇다고 지지자들로서 가만히 손놓고 있을수도 없구요. 정부, 검찰, 언론 및 모든 권력기관들이 힘을 합쳐 그분에게 정치적은 사망을 선고하고, 무덤으로 들어가라고 강요하는 마당에 우리가 그날 모인 이유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가장 소극적인 표현의 수단에 불과한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합니다’라고 외친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검찰이 노무현대통령을 피의자 신분만이라도 보장했다면 우리는 그자리에서 대화할 일이 없었을 겁니다. 그냥 쓴소주를 마시며 묵묵히 주변의 조소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으니까요. 우리 노무현대통령 지지자들은 주변의 조소와 비난에 아주 익숙하답니다^^ 따지고 보면 참여정부 5년 동안 더 욕먹고, 회식자리에선 죄인 아닌 죄인, 또는 빨갱이, 또는 비정상인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검찰은 본분을 벗어나 정치를 하고 있으며, 언론 역시 언론의 본분을 떠나서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정치를 하다’라는 뜻은 저보다 기자님이 더 잘 아실테지요? 그리고, 그날의 그 쓴웃음은 나름 기자님께도 작은 고뇌가 있음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기자님, 부디 좋은, 반듯한, 기자다운 기자로 성장하시길 기원합니다. 이름도, 그리고 얼굴도 기억이 안나지만, 그날 그 살아있는 눈빛을 잘 간직하시어, 참 좋은 언론인으로 발전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훈남님과의 더 깊이있고, 더 논리적인 대화는 생략했습니다. 혹여 곡해될 수도 있는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