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로 마음 아픈 사람들끼리 논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해봐야 깊은 상처에 주거니 받거니 소금만 뿌려대는 격이 될 터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그냥 내 맘 달래주는 방법이나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시민광장 회원들이 '노무현의 사과문'에 접근하는 시각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고서는 내 맘이 달래지기는 커녕 오히려 상처가 도질 것 같아서 언급하려
합니다.
어떤 회원분은 이 일로 노무현을 '구시대의 막차'라는 표현으로 접근을 했고, 또 어떤
회원분은 노무현이라는 '진보가 타락했어도 보수보다는 낫다' 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서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그런 글들에 공감의 댓글과 추천이 많이도 올라왔고 말입니다.
글 쓰신 분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글을 쓰다보니 달리 더 좋은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리 쓰신 겁니까?
사안에 따라서는 노무현을 가리켜 '구시대의 막차'니, '조금 부패'했느니 등의 표현을 쓸 수도
있겠지요.
그 분도 더럽고 타락한 한국형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데 어찌 허물이 하나도 없다라고
말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나, 이 사안을 놓고 보자면 그런 표현은 적절치가 않은 것 같습니다.
박연차의 돈 몇 억을 빚을 갚기 위해 권여사께서 받으셨습니다.
절대 안 되는 일입니까?
박연차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은 검은 돈이라고 조폐공사에서 별도의 인쇄라도 해서
나온답니까?
받은 돈이 불법이냐, 아니냐는 댓가성이 있는지 여부에 그 성격을 달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국민들에게 인기 없고, 퇴임하여 농사나 짓고자 하는 전임 대통령의 부인에게 무슨
댓가를 바라고 푼돈 몇 억을 박연차가 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끈 떨어진 권력자의 부인에게 몇 억 주어서 댓가를 바라느니, 주니어급 국회의원 몇 놈에게
몇 천 씩 질러주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박연차만 모르고 있었을까요?
검찰에서는 노무현을 욕 보이기 위해 어떤 구실을 붙여서라도 댓가성이 있는 검은 돈이었다고
결론을 내려서 그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짓밟고 정치적 사형선고를 내리겠죠.
그 저주의 굿판에 진보건 보수건 언론이라는 언론들은 또 개떼처럼 달려들어 마지막 잔치를
벌일 테고 말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거래는 자연스런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일부 회원분들은 그 돈거래에 댓가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기 이전에 단지
언론에 매일같이 등장하는 '박연차의 돈' 이기에 미리 단정하고 말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
댓가성이 있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게 판단하고 사십시오.
그 부분까지 설득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 부분을 갖고 논쟁을 해봐야 결론도 없이 말만 길어진다는 경험을 이미 몇 년에 걸쳐
한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지쳐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댓가성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신다면 다시는 그리 말씀하지 말아 주십시오.
언론과 검찰이 벌이는 그 마지막 잔치, 저주의 굿판에 뭐 먹을 것이 있다고 기웃거리고,
먼저 나서서 춤을 추십니까?
그 굿판에 차려지는 건 맛난 음식도 아니고 돼지머리도 아닌 나의 영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