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90년대 이후 북한은 기존의 재래식 무기체계에 기반을 둔 군비경쟁을 포기하기 시작합니다.
그게 지금 십 수 년째 계속 이어져 오고 있지요. 그동안 동아시아에서는 이해 당사국들이 더 이상 군사력에 의존한 균형을 추구하고 있지 않고, 이전 처럼 획일적인 적아의 구분도 그전 처럼 명확히 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서로 각자 살 길을 알아서 찾는 것인데.. 북한의 선택은 핵무기, 일본의 선택은 미국과 찰싹 달라붙기, 우리나라는 등거리외교, 중국은 ... 뭐 특별히 선택할 것 없이 알아서 무게 추, 러시아야 큰 일만 안터지면 되니깐... 이런 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년 가까이 남북한 군사력 비교를 해보면 항상 양적열세, 질적우위 = 전체 군사력 비슷으로 결론을 짓는데, 북한이 기존의 군비경쟁을 포기하고서도 바뀌지 않은 사실(?)입니다. 핵과 같은 비대칭전력을 보유하고도 바뀌지 않는 결론이죠. 그렇다면 우리의 국방력도 북한의 군사력의 감소에 맞추어 조정을 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럭저럭 군축이 되긴 했군요.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전력의 감축은 사소한 우발적인 사건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줄여가기 때문에 일단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긍정적이죠. 여러 이유로 북한은 90년대 중반 이후로 재래식 전력의 투자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으므로 이를 벌충하기 위해 -자주국방하기 위해- 핵무기에 매달리면서 국가적인 역량을 동원하다 시피 하는데 이 또한 우리에겐 좋습니다.
북한이 비대칭전력에 목맨다는 것은 그 만큼 전쟁 수행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비대칭전력에 국가적 역량을 동원했으므로 실제로 핵무기를 제외한 전쟁 수행능력의 약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이는 실제 전쟁이 일어나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죠. 결국엔 전쟁 위협이 감소하니 긍정적.
이번 미사일 발사도 비슷한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본다면 미사일의 타겟이 주로 미국을 조준하고, 부가적으로 일본을 겨냥하는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위협이 증가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겨냥하는데 인공위성 궤도까지 올라갈 미사일은 필요가 없지요. 핵전력의 위협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미사일은 필수라고 할 수 있으므로 미국과 일본에는 위협의 증대이지만 반대로 재래식 전력에 대한 투자는 소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므로 우리나라에게는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보유한다는 것은 한미일 동맹의 측면에서는 위협의 증가이지만 우리나라에게 집중되었던 위협이 핵+미사일의 조합으로 우리나라의 위협이 미국과 일본으로 전가된 측면이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조금 더 안전해졌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