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어제 밤에 니미럴리스트님이 좋은 글을 오려주셨더군요. 글을 잘 읽었습니다. 글을 쭉 보니 아마 저를 포함한 몇몇 회원 분들 보라고 쓰신 글 같습니다. 짝사랑이라는 키워드로 말이죠.
사실 말이 지지자요 팬이지, 어찌 보면 짝사랑이라는 말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희 같은 일반 시민들이야 유시민을 포함해서 그런 분들을 멀찌감치 물러서서 그저 바라보고 좋아하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이 있겠습니까.
그러니 짝사랑이 맞습니다. 맞고요. 그런데 짝사랑이란 게 의례 그렇듯이 어느 모멘텀을 만나면 콩깍지가 절로 풀리기도 하고 때로 애증으로 변하기도 하고 그럽디다. 사랑이 그렇듯이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 전 장관에 대해 꽁깍지가 많이 떨어져 나간 상태입니다. 그래서 좀 쿨해진 면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 만한 분들이 아직 눈에 띠지를 않으니 별 수가 없습니다.
강준만의 경우에 다른 노빠ㆍ유빠와 마찬가지로 저도 한 때는 그 분을 굉장히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만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그만큼 욕을 먹었으면 제풀에 쓸어 질 만도 할 텐데 맷집이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여전히 쌩쌩하시고 좋은 책들도 꾸준히 펴내시고 있는 것이 참으로 고맙고 존경스럽습니다.
리영희나 최장집에 대해서는 워낙 한국 지성계의 원로 분들이라 제가 뭐라 할 분들이 아닌 것 같습니다. 유시민 전 장관은 책에서 최장집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하셨습니다만 그 부분도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니미럴리스트님의 글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것이 경제학자들을 비교 분석한 것이었는데, 님이 이 쪽 분야에도 나름 조예가 깊은 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저는 김상조 교수의 경우 그 분의 책을 아직 읽지 못했고 그저 TV 토론에서의 시원시원 말씀 때문에 좋아하게 됐고, 폴 크루그먼 교수의 경우에는 책을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해서 아직 뭐라 하기가 조금 그렇습니다.
장하준의 경우에는 앞으로 조금 더 글을 쓸 예정입니다만, 일단 님의 글에 대해서만 언급을 합니다.
일단은 산업정책론자라든지, 원리적 시장주의자라든지 전통적 또는 전략적 무역론자 등의 개념이 조금은 낯이 섭니다. 어쨌든 님의 요지는 유시민과 장하준은 함께 할 여지가 별로 없는 사람들이다. 뭐 이런 것인 것 같습니다.
일단 제 생각도 기본적으론 그렇습니다. 유시민 전 장관도 경제학자라는 범주에 넣을 수 있다면, 그들은 서로 생각이 꽤 많이 다른 편입니다. 특히 한미 FTA로 대변되는 자유무역에 대한 입장이 상당히 다릅니다. 이 부분도 다음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써볼 생각입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것은 다른 것이고, 중요한 것은 그들이 대체로 진보적인 경제학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요컨대 서로 다른 부분들도 많지만 그들이 지향하고자 하는 것이 유시민의 경우 <선진통상국가 & 사회투자국가>이고 장하준의 경우 <사회대타협론에 기반한 발전복지국가>라고 했을 때에 과연 그 둘이 꼭 서로 생까는 사이가 될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유시민과 장하준이 서로를 실제로 좋아하든 싫어하든 제 관심사가 아닙니다. 다만 한국 사회의 미래를 염려하고 개혁하려는 자라면 서로에 대한 호불호나 이론적 차이가 있다하더라도 전략적으로 좀 만나서 머리도 좀 맞대보고 하면 좋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특히 유시민 전 장관의 경우에는 이미 현실 정치에서 상당한 위치에까지 올라가서 국가의 정책을 직접 지휘해봤던 정치인이라면 더 넓은 마음과 혜량으로 그런 사람들과 함께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저는 유시민도 좋아하고 장하준도 좋아하고 김상조도 좋아하고 폴 크루그먼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국의 미래를 위해 서로 함께 해보면 좋지 않겠나 싶은 것입니다. 즉 서로 좋아하라는 강요가 아니라, 서로 많이 다르고 서로 꼴보기 싫어도 그냥 꾹 참고 ‘선의 연대’를 한 번 해보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누구를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한국을 위해서...
저는 니미럴리스트님 말마따나 그들이 이념을 공유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치인들이 서로 생각이 꼭 같고 이념이 꼭 같아야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그냥 지리산에 들어가서 혼자 벽면수도나 하는 것이 정답 아니겠습니까. 그럴 요량이면 아예 정치할 생각을 말아야 하지요.
P/S) 요즘 시민광장이 조금 썰렁합니다. 그러니 혹시 반론을 쓰실 생각이시면 댓글로 달지 마시고 본글로 올려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기왕이면 (루제로스님에게) 이렇게 머릿글 달아주면 더 정겹지 않을까 싶습니다. 재미있는 토론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