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뭔가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한 모양이다. 그 대상은 개혁당에 참여했던 사람들이었고. 그런데 누구에게 무엇을 사과하고 누구에게 무엇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
가) 개혁당을 열린우리당에 헌납한 행위
나) 헌납하면서 내세운 열린우리당의 개혁이 좌절된 사실
자, 이 단락을 읽어보자. 첫번째 문장만 본다면 자신의 사과가 개혁당에 참가한 이들중 열린우리당으로 따라간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한 사과인지 아니면 개혁당을 떳다방 정당으로 만들었다고 자신을 비난하던 사람들을 포함한 사과인지 불분명하다.
큰 희망을 안고 개혁당 당원이 되었던 분들, 의구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의 기대를 품고 열린우리당에 당원으로 참여했던 많은 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개혁당의 정신을 열린우리당에서 실현하려고 했던 시도는 실패했으며, 그 원인이 오판에 있든 능력 부족에 있든, 실패의 가장 큰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정당개혁운동가로서 나는 지난 5년 동안 정말 비참한 실패를 겪었다. 이 실패 때문에 마음의 고통을 느낀 모든 분들에게 용서를 청하고 싶다. (후략)(p.318~319)
그런데 두번째 문장, 즉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을 열린우리당에서의 실패로 규정한 것을 보면 사과의 대상은 (나)로 추정된다. 즉, “고래를 삼키는 새우가 되겠다”며 “절대로 기존 정당과 합치지 않을 것”을 당원들에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의 품에 안긴 행위에 대해서는 별로 잘못한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들에게는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보인다.
유시민은 확실히 일반인들과는 다르다. 보통 사람이라면 하려했으니 역부족으로 이루지 못한 일 (열린 우리당에서의 정당개혁)보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개혁당 헌납)을 더 부끄러워한다. 그런데 우리의 유시민 전 장관께서는 약속 때위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