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시민광장 정모에서 받은 책을 주말동안 다 읽었다.
(너무 쉽고 평이해서 술술 잘 넘어가더라.)
' 정말 옳은 말을 그렇게 싸가지 없이 하는 유시민'라는 김모씨의 평을 패러디해서
대한민국 헌법의 각 조항과 그것의 사회/정치적 함의를 이렇게 쉽게 풀어내는 '훌륭한 유시민'이라고 극찬을 올리고 싶다.
누가 나에게 사상적 은사가 누구냐고 물으면 , 난 단연코 '리영희'선생님을 꼽는다.
(유신시대 청년들은 더 했다고 저자는 한 꼭지 밝혔다.)
80년대 내가 읽은 최고의 문장을 꼽으라면 그 유명한 ,,, '항소이유서'다.
30대에도 , 40을 조금 넘긴 요즘에도 삶이 힘들고 주저앉고 싶은 상황에 처할때면,
그 글을 다시 읽으면서 마음을 추스리고 평정을 되찾곤 한다.
(푸르던 스무살의 시절에는 " 슬픔과 노여움이 삶을 한가득 채웠고 ,
이제는 지천명을 넘어가며 부끄러움을 이야기 하는 저자를 보며 지난 세월의 무게를 자꾸 느끼게 된다.
'無羞惡之心非人也')
'거꾸로 읽는 세계사' , '부자의 경제학 , 빈자의 경제학' , '경제학 카페' 'Why Not?'
' 대한민국 개조론'을 거치면서 이제 유시민도 당대의 사상가 반열에 올라가는 듯 하다.
본인은 지식소매상으로 살아가며 '정치적 유배'의 쓸쓸함과
'내적 망명'이 주는 결핍을 즐기며 살고 있다고 하지만 , 개인적으로 평가해 보면
'후불제 민주주의' 를 통해 기존의 박학다식과 정치인, 행정가로서의 내공이 더해져
이제 깊은 사상체계를 이루는 경지에 오른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백백교 교주를 넘어서는 그 무엇????)
헌법의 각 조문에 대한 해석과 참여정부의 주요주주로서 행한 정책들이 맞물려 깊이있게 와
닿지만 , 그 행간에 묻어 나는 회한이 느껴져 마음 한 구석이 짠 해졌다.
'동량재가 될 나무는 응달에서 자란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모진 비바람속에서 뿌리 깊은
나무가 선다. 이 시련을 통해 한국 사회는 권력자의 선의에 의지하지 않는 민주주의 를 제대로 세우게
될 것이다.'
(2005년 열린 우리당 당의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이 당이 해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고백했는데
나는 경기도당 축구 대회에 갔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산본 시민운동장)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 백년 가는 정당은 당원간의 친목을 위한 축구 시합도 민주적으로
못 치뤄내고 목전의 승부욕에 사로잡혀 핏발이 서는 당원동지들의 눈을 보면서 내 마음 속에서 무너져 갔다.)
책의 구성은 헌법 조문에 대한 해석과 그 역사적, 정치적 함의 를 풀어내고 , 참여정부의
이야기와 현 정권의 역주행을 오버랩 시키는 구조로 이루어졌는데
나는 독자 내지 청자를 기준으로 나누어,
자신과 사회자유주의들 , 한나라당과 보수주의자들 , 그리고 진보주의자들에 대한 메세지로 구분해 보고 싶다.
'내 생각에 경쟁 그 자체는 혐오나 숭배의 대상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 경쟁은 그저 피할 수 없는
삶의 조건일 뿐이다. 국가 경쟁력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가경쟁력은 국민 개개인이 각자가 지닌 잠재적 능력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최대한 발휘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 모든 국민들이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공감을 이루고 협동함으로써
공동체의 환경적응력과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국가의 총체적 능력을 의미한다."
그런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국민들은 정치적 개명(開明)을 해야 하는데 , 주권자인 시민들이 자기의 이익과 공동체의 선 에 대한 나름의 합리적 판단을 근거로 삼아 발언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통령 한번 잘못 뽑으면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들어 가는지 비싼 수업료 내면서 배우고 있다.)
참여정부의 주요 주주로서 행적 관련해서는
' 재신임 국민투표, 대연정, 국회의원 선구구제 개편, 임기단측을 배제하지 않는 원 포인트 개헌'
등 등 '노의 남자' , ' 홍위병' 이라는 집중 포화를 맞으면서 함께 소나기를 맞아준 '의리의 돌쇠'
였고 , 결국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 관련해서 유시민이 노무현을 위해 싸운 것은 숱하게 많지만
대통령이 유시민을 위해 싸우는 것은 한번이라는 것으로 입각하게 되고 양에 차지는 않지만
'국민연금법 개정'을 이루어 낸다.
'심기보좌'를 위해 청와대 참모로 갔더라면 하는 회한도 있지만 , 지나간 역사와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저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면 된다. 노무현이 걸어 갔고 유시민이 걸어갈 길 말이다.
'사회 자유주의'에 대한 이론적 개념 으로
'우리 헌법이 규정한 정치와 경제의 다원주의적, 자유주의적 기본질서를 전적으로 승인하는 가운데
사회적 형평과 통합. 기회 균등과 경쟁의 공정성, 사회적 안정과 평화 , 환경 보호 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국가의 개입과 사회적 타협을 추구하는 사상적, 이론적, 정치적 흐름'이라고 완벽하게 정의 해 놓았다.
재미있는 것은 '지식소매상' 답게 학문에 대한 식지않는 욕망(?)을 드러내 보인 구절이 있었고,
다시 태어난다면 , 세계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정신적, 학술적, 문화적 능력이 있는 지식인으로
세상에 오고 싶다는 소박한(?) 꿈도 피력해 놓았다.
신자유주의와 관련하여 경제학과 동문인 장하준 교수 대해 ,
'신자유주의 비판을 넘어 한국 경제의 특수성과 현 주소에 딱 맞는 좋은 정책을 더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제안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는 바램을 이야기 하면서 ,
'모든 정책은 집권 세력의 이념적 성향과 현실 제약 조건의 상호 작용을 통해 만들어 진다'
는 아주 멋진 명제도 만들어 놓았다.
(사회자유주의 정권이 세워지면 , 경제부총리로 장하준 교수를
임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은 아주 좋아 보인다.)
그리고 공화국의 시민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 악한 시스템이 만들어 내는 악한 상황을 종식시키려면 선을 행하려는 의지를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다. 그 '선의 연대'를 통하여 악한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는
거대한 시민 행동을 조직해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