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무문이란?
불교에서 잘 쓰는 말로서 大道無門이란 말이 있읍니다. 큰 길에는 문이 없다 라는 뜻입니다. 여러분들이 뻐스를 타고 전라도에 있는 전주시를 들어갈려고 하면 통과해야만 하는 전주시 입구에 큰 문이 있읍니다. 큰 행길위로 가로질러 서있는 문인데 호남의 제일가는 문이라고 써 놓았읍니다. 그러나 아무리 호남의 제일가는 문이라 해봤자, 그것이 서있는 행길의 넓이가 20미터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정확히 재어보지는 않었지만 그 문의 넓이가 10미터 내외밖에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 길의 넓이가 1,000미터가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무리 위대한 건축가라 할지라도 그곳에 중간기둥없는 문을 세우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니 큰 길에는 문이 없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 생각에는 문이 없다, 인간존재의 최대한 특권
그런데 우리의 생각의 길은 폭이 만미터도, 아니 억만미터도 넘습니다. 거기에 어떻게 문을 세우고 파수꾼을 세워 들락날락하는 것을 통제할 수 있겠어요?
청와대는 대통령 사시는 곳이니까 아무나 들락날락거릴 수가 없읍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의 머리를 들락날락거리는 생각(개념)이라는 놈들은 아무도 통제할 수가 없읍니다.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여러분들의 생각을 들락날락하는 모든 개념들은 완전한 후리패스의 특권을 가지고 있읍니다. 요새같이 갑갑하고 통제하는 곳이 많은, 싸이렌이 울리면 아무도 다닐 수 없는 세상에 정말 이렇게 자유롭게 들락날락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의 발견은 정말 위대한 발견이 아닐 수 없읍니다. 기쁘지 않으세요? 여러분들이 인간으로서 태어난 최대한 특권을 마음껏 향유해야(누려야) 겠다고 느끼지 않으세요? 그런데 철학이 인간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인간들이 이러한 특권을 포기하고 살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참 이상하지요? 인간이란 놈들은 공짜로 주는 돈도 받지 않겠다고 하니-. 개나 고양이가 보면 얼마나 부럽겠어요?
* 김용옥, <중고생을 위한 김용옥 선생의 철학 강의 -1986>중
-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역사는 분명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읍니다. 여러분! 그대들이 우리역사의 미래의 주인공입니다. 너무 기성세대들에게 성급하게 기대하지 마십시요. 우리 역사는 그대들이 주인공이 될 때 보다 독재가 없고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올 것입니다. 만약 그때가서 또 그대들의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유산을 남겨준다면 나의 영혼이 그대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혹자는 나에게 말합니다. 그대는 철학을 세속화하고 있다고-. 그러나 나는 외칩니다.
나는 철학을 세속화하지 않습니다.
나는 세속을 철학화 할 뿐입니다.
나의 철학은 궁극적으로 철학의 인간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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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고생 나이가 훌쩍 지나서야 읽었더랬죠.^^a
다양하고 자유로운 의견을 억압하는 사회는
그 구성원들의 사유를
걸어놓은 문 안쪽에서만
허용한다는 것...
그 범주를 벗어나는
문 바깥쪽에는
누가, 무엇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