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우편함이 없다. 사실은 다 떨어져서 기능을 못하는건데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오는 우편물들이 어지러이 얹혀있고 광고물도 많아 잘 보질 않는다. 짝궁이 간만에 우편물들을 뒤져봤나보다. 퇴근했는데 편지 한 통이 와 있었다.
"평군소식12호" A3지 두 장에 앞 뒤로 인쇄해서 만든 조잡한 소식지다.
아.. 내가 평군 회원이었구나.
내용은 보지 않았지만 뒷면에 가지런히 프린트된 회비납부자 명단이 눈에 띄었다.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회비납부자는 핸드폰으로 한번 낸 사람과 특별회비 낸 사람까지 포함해서 총 210명이다. CMS회원만 1700명이 넘는 시민광장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그래도 시민광장은 그냥 카페일 뿐이지만 평군은 사단법인이다.)
회비명단을 보니 생각이 복잡하다. 나는 가입만 했다 뿐이지 언제 한 번 회비낸 적 있었는지 기억도 없다. 가만 있어도 적자날 게 뻔 한데 나 같은 사람한테까지 소식지 보내주려면 총대 멘 사람들 맘고생 몸고생이 꽤나 심할게다. 챙겨주는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이트 가서 일단 송금부터 했다.
지난 일요일 지역 운영위를 했다. 등산 겸 정상까지 가서 산상회의를 했는데 그 때 나온 얘기가 회원들에 대한 서비스였다. 관심 가지고 찾아와 회원까지 된 사람들을 그냥 방치하듯 지나온 시간이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메아리 없는 벽 처럼 아무 반응도 안하는 집단에게 금쪽같은 돈 꼬박꼬박 내주는 회원들에게 부끄러울 뿐이다.
우리가 하는 일이란 것도 결국은 잘 살아보자는 거 아니겠는가. 그러자면 같이 가는 사람 챙겨주고 서로들 인사 하고 소통하려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사람 하나 더 끌어들여서 어찌 해보자는 생각을 하기 전에 같이가는 사람을 챙겨주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있는 손님 내쫓아가면서 집안이 흥하길 바란다면 바보 아니겠는가.
회원들에게 편지 한 통, 전화 한 통이라도 전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고정 소식지면 더 좋고, 여건이 닿지 않는다면 마지막 수단으로 ARS를 돌릴 수도 있다. 첨맘님 새해 인삿말 올라왔을 때 그런거 좀 하지..... 기회가 닿을 때 마다 회원들을 챙겨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