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진보적 의식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그런 정치인을 따르며 혹여 진보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 자기 가정을 잘 돌보지 않거나, 아니면 지극히 권위적인 언행을 하는 사람은 생활의 방관자 이거나, 진보의 탈을 쓴 마초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가정에 큰 문제가 일어나거나, 본인 자신도 아주 이상한 인격이 되기 십상입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진보 운동을 한다면서 마땅히 돌보아야 할 자녀와 아내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그 뿐 아니라 자녀들에게 무시로 심부름을 시키고, 심지어는 아내의 인격을 무너트리는 권위적인 가장들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명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가정을 잘 돌보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며 대게의 보통사람들은 그 사명에 충실하기도 어렵습니다.
가정이란 연약하기 짝이 없어 사회와 정치의 악을 가장 혼자 다 막아 낼 도리가 없습니다. 아무리 가정교육을 잘한다고 해도 밖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게 자녀들입니다. 집안의 경험 보다는 사회와 학교를 통해 보고 배운 것이 훨씬 많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밖에 수 없이 깔려 있는 똥을 신발에 묻혀 와서 자기 집 마당과 현관에 찍는 일이죠. 그런데 당장 냄새는 나지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가장들이 자기 집안에 함몰될 수 없고 사회,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일정 부분 활동을 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가정을 팽개쳐 가면서 하면 안 됩니다. 진보에 대한 노력이 가정에 피해가 없는 가를 살피고 그 범위 안에서 해내야 합니다.
우리의 자녀들도 노력을 해서 기득권으로 올려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그 안에서 혁명은 일으키진 못해도 양심에 어긋나는 짓은 하지 않는 건전한 보수로 세워야 합니다. 이 세상을 물리적인 혁명으로 바꾸겠다는 생각은 지극히 좋지 못합니다. 그런 시대는 지났습니다. 반혁명으로 피를 부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진보가 아닌 퇴행을 불러 오기 십상입니다.
‘정치 진보’에 앞서 먼저 ‘생활 진보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활의 진보 없이 정치와 사회의 진보는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적 가정에서 민주 자녀를 길러내 우리의 다음 세대가 마초사회로 회귀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