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출마에 대한 기대들이 드문드문 올라오는군요.
유시민씨가 대구를 포기할까요? 아마 포기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유시민씨가 대구를 찜했다는 것은 주호영같은 피래미를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 호랑이굴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니까요. 그 호랑이는 박근혜죠. 낚시를 좋아하는 유시민씨가 대어를 낚으러 들어갔다고 봅니다. 대구경북에는 큰 호수도 많고 낚시터도 참 많죠. 전국에서 아마 가장 호수가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꼭 당선이라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무언가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차후에 대통령도 바라볼 수 있고, 만약 그것이 안된다면 신당도 대통령후보도 다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본인께서 잘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럴 가능성은 적겠지만, 만약 보궐선거에 나올 생각이면 차라리 양산에서 나오는게 서울보다는 훨씬 좋다는 생각입니다. 바람은 언제나 변방에서 불어오는 것이고, 양산은 부산권에 직접 들어가는 동네니까 바람을 일으키는데 부산만큼 좋은 동네는 없겠죠.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처럼.
부산이 보수의 아성인 것 같아도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대구에서도 살아봤지만, 대구사람들이 훨씬 배타적이고 보수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참 재밌고 좋은데 친해지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들더군요. 반면에 부산 사람들은 빨리 친해지기가 좋더군요.
저는 그 이유를 부산사람들의 해양성기질 때문이라고 봅니다. 어릴 때부터 바다에 대한 접근가능성이 몸에 배인 사람들이라서 진취적이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산 사람들은 이건 아니다 싶으면 언제든지 갈아엎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부산 야구문화를 보면 부산지역 사람들의 정서적 단면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롯데팬들의 야구문화는 전세계적으로 대단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올해야 롯데가 잘했으니까 그렇지 롯데가 성적이 안좋으면 인정사정 안봐주는게 롯데펜들이죠.
야구단 버스를 뒤집은 적도 수회있고 (버스 청문회라고 하죠...버스 뒤집어 버리고 감독 멱살잡고 청문회...) 경기가 부진하면 쓰레기통에 불지르고 던져버리고, 육두문자 남발하고, 소주병에 똥물 투척하고 장난아니죠. 경찰이 진압하러 들어오면 똥봉지 투척하고 쓰레기통에 불붙여서 던져버리죠. 그래도 정말 재밌는건 경기장으로 볼이 떨어지면 그 공은 100% 아이들이 갖는다는 것(아주라~ 아주라~하는 합창 유명하죠) 사리사욕없는 진정성의 마지노선이라고나 할까요.
아마 올초 촛불시위 때 만약 부산에서 서울에서와 같은 군홧발, 곤봉 사건이 있었다면 강만수나 어청수가 지금 그자리에 앉아 있지 못할거란 생각도 듭니다. 최소한 내각총사퇴가 아니라면 아마 그 불길을 끄지 못했을 겁니다.
대통령이 되려면 인구비율상 영남을 포섭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고(안타깝지만) 대구에 비하면 부산은 훨씬 개방적이고 유동성이 풍부한 지역이니 서울보다는 차라리 부산이 낫고, 양산도 부산권에 직접 들어가는 도시고 지역성도 동일하기 때문에 양산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총선 때 보면 알겠지만 부산쪽은 대구처럼 큰 표차로 압도적으로 한나라당이 우세하지 못하니까요. 부산 김해 양산 마산 울산 이쪽 벨트는 언제나 개방성이 잠재되어있다는 것이 표에서 고스란히 나타나더군요.
부산에서 일으키지 못할 바람이라면, 대구에서 일으키리라 보는 건 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에서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부산을 택하지 못할 이유, 굳이 대구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직접 펀치를 날려서 박근혜의 아성인 대구표를 먹든, 살짝 피하면서 박근혜에게 대구만큼이나 중요한 부산표를 먹으면서 옆구리를 치고들어가서 바람을 일으키든 전략적인 문제에 불과하다고 보니까요. 질적으로 보아서 대구표든 부산표든 반드시 먹고 들어가야 대통령이 되는거니까. 유권자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바람을 일으키기에는 보수적인 대구보다는 개방적이고 화끈한 부산이 더 적격일 수도 있으니까요.
부산 황령산에 올라가서 거대한 부산항을 한번 바라보시면 저의 모자란 의견이 어느정도 이해가 될 것입니다. 어쩌다보니 동쪽에 있는 죄로 한나라당 안마당이 되어버렸지만, 부산사람들은 태생적으로 보수적이기가 힘든 사람들입니다.
또 김해 바로 옆동네기도 하니까 언론에서 말장난하기도 좋겠죠. 엉뚱하기도 하고요. 늘 그랬듯이 유시민의 타고난 엉뚱성(?)은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왔으니까요. 유시민씨가 엉뚱하게 양산에서 출마한다면 그것또한 유시민답다는 생각입니다. '유시민마케팅'이라고나 할까요. 즉 사회적 관심을 많이 받는 부수적 효과도 있을 겁니다.
근래들어서 유시민씨가 이전과는 달리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드는데...이렇게 많은 지지자들이 있는데 그냥 믿고 던져보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까요.
노사모는 노무현의 낙선을 계기로 탄생하였고, 그것이 노무현 전대통령의 정치적동력이 되었지만 이미 유시민은 노사모와 같은 시민광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대구낙선의 반복으로 새로운 정치적동력을 형성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롯데팬들이 롯데가 1등을 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꼴데의 구태한 모습을 벗고 눈빛이 살아있는 빠리빠리한 야구를 보기를 원하는 것처럼, 비록 한나라당 아성일지라도 무언가 해낼만한 인물, '아 이놈 괜찮네'라는 생각이 든다면 노무현 전대통령 때처럼 부산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씨가 보궐선거에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정치적 상황이나 조건이 유시민씨가 처음 대구행을 결심했을 때와는 여러모로 다르기 때문에..... 만약 고려의 가치가 있다면, 저러한 이유로 서울보다는 부산권과 동일한 양산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유시민 출마설을 보면서 시덥지 않은 상상을 좀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