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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땅을 너무 사랑해서…” 성질 돋운 정가 말말말
2008망언집 | 2008-12-27 23:43:15 | 조회 590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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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너무 사랑해서…” 성질 돋운 정가 말말말

다사다난했던 2008년도 어느덧 저물고 있습니다.올해도 정치권에서는 수많은 말들이 오갔습니다.이명박 정부 출범에 이어 4·9총선,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미국발 금융위기 등 수 많은 쟁점들을 둘러싸고 무수한 말들이 쏟아졌습니다.’비공감 발언 10가지’를 뽑아봤습니다.

 유난히 ‘성질 돋우는’ 발언이 많았던 2008년,여러분이 생각하는 올해의 ‘비공감 발언’은 무엇인가요?

 1.”사진 찍지마,XX.성질이 뻗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께서 국정감사장에서 거듭되는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많이 짜증이 나셨던 모양입니다.지난 10월24일 국감 정회 직후 유 장관을 촬영하려던 사진기자들에게 폭언을 쏟아내시는 장면이 카메라에 그대로 잡혀버렸는데요.이후 유 장관님이 “우발적으로 부적절한 언행 보인 것은 분명하다.”며 대국민사과를 하시면서 상황은 마무리 됐습니다만 네티즌 사이에선 각종 패러디가 등장하면서 꾸준히 ‘사랑’받는 유행어가 됐습니다.

 탤런트 출신 장관님께서 사진찍는 것을 마다하신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으셨겠죠.또 전쟁터 같은 국감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신 점도 이해합니다.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엄한 사진기자들에게 눈꼬리를 모으시다니.조금 지나치신 것 아닌가 싶네요.일각에서는 유 장관님이 자신을 방어해야할 국감장에서 ‘자폭’하신 것이라고도 말하더군요.

 2.오렌지? 아니죠~ 어륀지! 맞습니다

 올해 초 이명박 정부의 밑그림을 그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영어 몰입교육이었죠.당시 인수위원장을 맡으셨던 이경숙 위원장님께서는 “미국 가서 오렌지 달라고 했더니 못 알아들어 ‘어륀지’라고 했더니 알아듣더라.”라며 한국인의 영어발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셨습니다.

 이 발언은 가뜩이나 영어 몰입교육에 대한 논란이 커지던 상황에 기름을 부었습니다.이 위원장님의 ‘어륀지 여사’라고 불리면서 네티즌들에게 ‘몰매’를 맞았죠.이후 이 위원장님께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하셨고 영어 몰입식교육은 저 멀리 날아가 버렸습니다.덕분에 아직도 ‘어륀지’를 ‘오렌지’라고 발음하는 저 같은 사람도 고개를 들고 살 수 있게 됐답니다.

 3.대통령님,정말 주식사면 부자되나요?

 전세계를 휩쓴 미국발 경제위기,우리나라라고 예외는 아니었죠.반토막 난 펀드에 눈물흘리던 수 많은 국민들께 ‘경제 대통령’께서 조언을 하셨습니다.이 대통령께서 지난 11월 24일 미국 방문 중 동포 간담회에서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 1년 이내에 부자가 된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셨습니다.

 어찌보면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시점에서 정상적인 발언일 수 있었지만 일국의 대통령이 투자회사 직원처럼 보였다는 비난이 잇따랐습니다.당장 먹고 살 돈도 없는데 무슨 주식투자냐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대통령의 ‘허언시리즈’”(민주당) “증권 브로커같은 대통령” (자유선진당) “도박사나 할 소리”(민주노동당) 같은 야당의 비난도 이어졌습니다.정상적인 발언도 부적절한 시기를 고르면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들리는지를 쓰라린 교훈으로 남기면서 말이지요.

 4.李대통령은 마리 앙트와네트?

 총선 직후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논란에 휩싸인 와중에 이 대통령께서 주옥(?)같은 발언을 하셨습니다.미국산 쇠고기를 다시 들여오기로 한 직후 “질 좋은 고기를 들여와서 값싸고 좋은 고기를 먹게 되는 것…마음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된다.”라며 민심에 불을 지르셨죠.

 비슷한 발언으로는 민동석 당시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의 “쇠고기 협상은 미국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 있었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민심을 모르셔도 너무 모르셨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었습니다.일부 네티즌은 “고기가 없으면 빵 먹으면 되지 않나.”라는 프랑스 왕비 마리 앙트와네트를 대통령과 동급으로 떠올렸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논란이 대규모 촛불시위로 이어지자 이 대통령께서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다. 오래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도 들었다.”고 소회를 밝히셨는데요.청와대에 출입했던 모 선배는 “청와대 뒷산에서 함성소리는 들리지만 노랫소리가 잘 들리지는 않았을 것이다.아마 ‘아침이슬’일거라 추측하지 않았을까?”라고 하더군요.

 ’아침이슬’을 들으셨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께서 민심을 잘 들으셨는지 아닐까요?

 5.정몽준 의원님,버스요금은 1000원입니다.

 최근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주가가 많이 떨어져 손해가 막심하시긴 하지만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은 여전히 정치권 ‘최고 부자’입니다.국민을 위해 불철주야 바쁘신 의원님께서 버스를 타시기엔 너무 시간이 부족하셨나 봅니다.정 의원은 지난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버스 요금을 “한 번 탈 때 70원”이라고 답했다가 빈축을 샀었죠.

 현재 시내버스를 타려면 현금 1000원이 드는데,정 의원께서는 언제 버스를 타보신 걸까요?혹시 700원을 잘못 말하신 걸까요?정 의원께서는 “버스는 타봤지만 보좌진이 계산해서 잘 몰랐다.”고 해명하셨지만 워낙 부자로 소문난 정 의원이시다 보니 그다지 동정을 이끌어내진 못한 것 같습니다.

 이후 정 의원께서는 지지자가 보내줬다는 교통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가 그 카드가 어른이 쓸 수 없는 청소년용인 것으로 밝혀져 또 한 번 망신을 당하셨죠.가만히 넘어가면 될 일을 ‘긁어 부스럼’으로 만들었다는 후문입니다.

 6.나는 그저 땅을 사랑했을뿐이고~

 지난 2월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의 땅 투기의혹에 대해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하는 것일 뿐 투기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해명했습니다.하지만 박 후보자는 이 ‘자폭 발언’으로 인해 비난여론이 더 거세지자 닷새 후 자진사퇴하게 됐죠.차라리 “면목없다.” “잘 몰랐다.”처럼 직접적인 사과나 해명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요?

 같은 기간 장관 후보자들의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부부가 교수 25년 하면서 재산이 30억원이면 양반 아니냐”(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배우 생활 35년에 140억원의 재산은 벌 수 있다. 배용준을 한 번 봐라.”(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발언이 화제가 됐었죠.

 저는 기자 생활 30년에 얼마나 벌어야 ‘양반’이 될 수 있을까요?언젠가 저도 땅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새삼 궁금해집니다.

 7.’발끈’한 강만수 장관,서민 가슴에 ‘대못질’?

 한국 경제를 이끌고 계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께 2008년은 ‘잊고싶은 한해’가 될 것 같습니다.최악의 경제위기를 헤쳐나가기도 버거운데 야당은 물론 언론·시민단체·네티즌까지 합세해 ‘강만수 때리기’에 여념이 없었으니까요.

 올해 ‘구설수 순위’를 매겨본다면 강 장관은 단연 1위일 겁니다.강 장관은 종부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헌재 접촉” “종부세 일부 위헌”을 발설해 야당의 반발을 사는가 하면 “양극화는 시대의 트렌드다. 세금으로 해소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거나 “집 없는 사람에게 그린벨트는 분노의 숲이다. 그린벨트나 환경문제는 후손들이 걱정할 일이니 우리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해 많은 이를 아연실색하게 만들기도 하셨죠.

 지난 7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삼겹살 값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곤욕을 치렀던 강 장관은 “삼겹살은 직접 사지 않아서….”라며 민망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공격만 당하던 강 장관께서 마침내 ‘발끈’하셨습니다.조세 전문가인 강 장관은 지난 9월 국회 예산결산특위 회의에서 종부세 완화혜택이 일부 부유층에게만 집중된다는 민주당 양승조 의원의 질책에 “서민에게 대못을 박으면 안 되고 고소득층에게 대못을 박으면 괜찮으냐.”라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네티즌들은 “부유층에겐 시원한 발언이었겠지만 서민들 가슴에는 ‘대못질’을 했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습니다 .

 8.안전한 물대포,안 맞아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지난 여름 촛불집회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경찰의 과잉진압과 시위대의 과격시위 논란이 뜨겁게 맞섰습니다.시위대가 쇠파이프 등을 이용해 경찰을 폭행한다는 주장과 경찰이 물대포·최루액을 이용해 폭력진압을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나눠졌는데요.이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경찰의 물대포였습니다.

 ”경찰이 물대포 사용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 “물대포에 맞아 고막이 찢어졌다.”는 등 인터넷을 통한 제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물대포는 경찰 장구 중에 가장 안전한 장구입니다.”라고 말해 성난 촛불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방망이보다 안전하다는 물대포.경찰이 직접 시험삼아 맞은 뒤 안전성을 입증했으면 논란은 ‘촛불 꺼지듯’ 사그라들지 않았을까요?

 9.’키다리 아저씨’가 줬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큰 돈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또 한 번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김 최고위원은 지난 10월 29일 18대 총선을 앞두고 기업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나에겐 숨겨진 키다리 아저씨가 한 분 있다.”고 해명습니다.하지만 김 최고위원이 그 아저씨로부터 받은 돈은 무려 4억 7000여만원이라고 하네요.또 검찰은 김 최고위원이 또 다른 후원자에게 2억 5000여만원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4억 7000만원을 후원해 줄 수 있는 ‘키다리 아저씨’.아무리 낭만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해도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네요.

 10.기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투기지역 해제를 놓고 국토해양부와 엇박자를 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가 해외 출장 등으로 바빠 실무자들과 의사 소통을 제때 하지 못했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투기지역 해제와 같은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담당 과장과 국·실장은 물론 차관조차 모르고 오직 장관만 국토해양부 장관과 논의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죠.

 18대 총선 당시 여기자의 뺨을 건드려 성희롱 논란에 휘말린 정몽준 의원의 “며칠 동안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그랬다.” 발언도 여성계의 반발을 샀습니다.

 또 지난 6월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촛불집회를 “천민 민주주의”라고 표현했다가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자의 변(辯)

 힘겹게 한 해를 넘긴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사회지도층과 정치권의 ‘입 단속’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비공감 발언’이 지나치게 정부·여당에 몰려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야당의 발언 중 국민들의 뇌리에 남는 것들이 거의 없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야당이 잘해서라기보다 그만큼 개성이 없었다는 것이죠.관심을 먹고 사는 정치인들의 생리상 ‘무관심’은 ‘비난’보다 독이 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새해에는 국민들이 “그래 맞아.” “정말 그럴듯해.”라고 말할 수 있도록 ‘공감 발언’들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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