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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과 잉어빵 파는 아주머니
아랑아빠 | 2008-12-26 12:48:08 | 조회 866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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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 아랑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우리가 다니는 교회로 가는 길에

잉어빵 파는 아주머니의 포장마차가 있다.

  몇 년 째 그 자리에는 몇 번이고 업종만 그대로 인채 주인이 바꼈는데  

작년부터 이 자리에서 장사하시는 이 아주머니는 지난 해에는

곧 폐차 할 것 같은 1톤 트럭을 무단주차해 놓고 장사를 하시더니

올해는 트럭 대신 리어커를 놓고 포장마차를 차렷다. 비닐을 앞뒤로 막아는 놓았지만

그래도 우리 동네 골짜기 찬 바람이 손님들 들어 오게 비닐을 벌려놓은 사이로도

들어 오고 무엇 보다 아스팔트의 냉기는 그대로 맞을 수 밖에.

 앞 쪽은 붕어빵 굽고 어묵 국물 만든다고 화기가 있어서 덜하지만

등뒤는 차갑고 발은 시리고 할 것이다.

 

  잉어빵 아주머니는 우리 동네가 아닌 다른 동네 사신다.

작년에는 저녁 8시 30분 정도면 잉어빵을 다 팔고 거의 9시 정도면 정리를 하고 집으로 가셨다.

뭔 놈의 불경기 여파가 잉어빵에까지 미치는지 요즘에는 한 10시 정도 까지는 잉어빵 포장마차

불 빛이 남아 있다. 그래도 아주머니는 작년까지 몇 년 동안 1,000원에 4개 주던 것을

이제 밀가루 값이 올랐다고 3개만 주는 탓이라고만 한다. 

 

 엊그제 크리스마스 이브날 아랑이는 교회에서 아동부 공연 연습을 하고 나는 퇴근 길에

아랑이 이종 사촌 동생 아이들 두 명을 데리고 와서 같이 교회에 가서 공연을 보았다.

 교회에 오니 며칠전 들른 이 마트에도 없던 성탄절 분위기가 그나마 난다.

 학원에 과외에 시달리던 애들은 나름 뭔가를 보여주려고 애쓰고

애들이 실 수 할 수록 의자에 앉은 부모님들은 웃으며 더 큰 박수를 보낸다.

 아랑이만 해도 시간을 못 맞춰서 그날 영어 학원 빼 먹었다. 애들도 좋아라 하고

그 엄마 아빠들도 즐거워 한다.

 

 교회 행사가 다 끝나고 아랑이에게는 동생들 챙겨서 집에 가라고 일러주고는 공연 한다고 내려 놓았던

교회 강대상이며 큰 의자를 원위치 시키는 걸 도왔다.

 교회를 나가는데 로비에서 빵과 음료를 준다. 내가 빵 종류는 거의 다 좋아하는 지라 걸어가며

받은 소보루 빵을 먹으며 가고 있었다.

 가면서 보니 아직도 잉어빵 파는 포장마차는 불이 켜져있었다.

 시간이 9시 30분 정도 되었다. 지금 쯤은 비어 있어야 할 잉어빵 꼽아 놓는 곳에 뭔가 보였다.

투명한 비닐 너머로 보니 잉어빵이 한 2천원 어치 될 것 같다.

 애들한테 물어보고 피자든 치킨이든 시켜 주자는 아랑엄마 말은 순간 잊어 버렸다.

아직 남은 소보룰 빵을 입에 다 넣고 우물 거리면서  "2천원어치 주세요?"

했다. 아주머니가 담는 것을 보니 2천원 어치 담았는데 잉어빵이 아직 4개가 더 남아있다.

아주머니는 두개를 더 넣어 주면서 " 이 것도 더 드세요." 한다.

남은 것은 달랑 두 개 내가 " 그 것 다 3천원어치로 해서  주세요." 했다.

이제 입에 신물이날텐데 아주머니 입에 들어가는 것 보다는 남은 두 개 내가 사고 말지.   

아주머니가 고마운지 미안한지 " 무슨 빵을 그리 많이 잡수세요.그러면 집에 딸내미 나중에 오면

내가 몇 개 더 줄께요." 이런다. 아마 내가 소보루 빵을 입안에 넣고 오물 거리는 것을 본 모양이다.

'아랑아빠! 이거 아마추어 같이 왜이래? 다 먹고 깔끔하게 포장마차에 들어가지 못하고.'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는 늘 천원 아니면 이 천원 어치만 샀었다.  

 

 아랑이는 양이 큰데 조카애들은 양이 작다. 게다가 걔네들도 교회에서 빵하고 먹었을 테고

애들이 다 저녁도 먹었다고 하던데 잉어빵 10개면 남을 것 같아서 올라가는 길에 엘리베이터에서

잉어빵을 먹어봤다. 속에 팥이 별로 없이 마치 과자처럼 바삭하다. 아마 만들고 오래 두어서

속이 비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마지막에  담은 놈 두 놈만 기준미달 잉어빵이었다.

 

 잉어빵을 집에 풀어 놓고 먹으라고 하니 아랑이만 두 개 먹을 뿐 다른 녀석들은 둘이 합해서

한 개도 다 못 먹는다. 결국 이 번에도 잉어빵 처리는 내차지다.

 그 날은 넘어가고 치킨은 결국 어제 오후에 사줬다.

 

 어제도 우리 교회에서는 아기예수님의 2012번 째 생일을 기쁘고 즐겁게 축하드렸다.

교회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들으니 아직 애들한테 선물 못사준 어머니들은 점심 먹고 이마트라도

간다고 한다. 다들 성탄절은 그냥 넘어가면 서운한 처지다. 하여간 교회다니는 사람이건 아니건

성탄절은 꼭 챙겨야할 날 순위로 보면 설,추석 다음 3번 째 쯤 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성탄절 예배를 마치고 집에 오면서 보니 잉어빵 파는 아주머니가 또 보인다.

아주머니도 교회다닌다던데 성탄축하예배를 드리지도 못한 듯 하다.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도 기쁠 수 있고 쉴 수 있는 성탄절은 언제 쯤 ?.

예수님 자체가 태어나실 때 말구유에서 태어나신 분인데 지금은 형편 되는 사람만

교회에 나가서 축하드리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덧글쓰기 | 전체글 4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야광재털이  

붕어빵 이잖아요~! 왜 잉어빵이라고... 생일빵 좋아하는 저는 교회안가는게 ㅡ.ㅡ
08-12-26

아랑아빠  

황금 잉어빵 체인점입니다.
로열티 내고 밀가루 반죽이랑, 팥고물 이랑 제공받습니다.
본사는 안동에 있던가?
08-12-26

아름공간  

아랑아빠는 언제나 잔잔한 감동을 주시는군요. 근데 왜 붕어빵을 잉어빵이라 부르는지 그건 항상 의문입니다.
08-12-26

아랑아빠  

이 방면에는 매니아다 보니 ㅋ

원조는 붕어빵입니다.
빵틀이나 제품이나 보면 비슷합니다.
붕어빵는 주인이 직접 반죽해서 만듭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황금잉어빵이라는 동일한 상표가 많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보니 맛있다고 방송도 되고 제법 유명해진 분이 밀가루 반죽이랑
팥이랑, 아마 기계면 리어커에 장식하는 것 까지 세트로 공급을 하데요.
당연히 로열티를 받고요.

맛은 잉어빵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초보로 창업하는 분들이 많이 선택합니다.
붕어빵은 잘 만든 것과 실력 없는 게 차이가 큽니다.

참고로 영덕에서 99년에 붕어빵 포장마차가 한 개 있었습니다.
장사가 잘 된다는 소문이 나서 황금잉어빵 체인점이 다음해에 두 개
2003년 부터은 4개가 사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붕어빵집은 우리가 이사오던 2005년 까지 버텼는데
잉어빵집은 맨날 망하고 주인이 바뀌고 그러더라고요.
0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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