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장관님이 오랜만에 mbc 백분토론 패널로 출연하였다.
어제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진 조폭 패싸움과 다를바 없는 활극의 영향이 있었던지
정치인들의 자세가 눈에 띄게 겸손한 모습이었다.
mbc 백분토론이 400회를 맞았는데, 아쉬운 점은 현재 한국 경제사정이 너무나도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심야에 방송을 할게 아니라 , 9시 뉴스가 끝난 후 편성하였음 좋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나라 만큼 드라마 많고,연예인 많은 나라도 드물텐데 하루 드라마 안 보면 어떠리.
새벽 2시가 다 되도록 토론이 있었지만 약간 불만족 스럽다. 현 정국 상황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우선 패널 인원이 많아서 한바퀴 도는데 시간이 걸렸고, 김제동씨까지는 나오지 않아도
될 것 같았는데..
1부, '한국사회의 주요 이슈'는 다소 산만하고 이벤트성 ,백분토론 홍보용 등을 연상시키는 내용으로
지루한 감이 있었다.
그리고 여론조사를 어디서 했는지 모르지만 국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바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2부로 넘어가서는 예의 날카로운 토론의 맛이 살아났지만.
어제 국회에서 일어났던 무법천지에 대해 보수 패널들이 겸연쩍은지 목소리에 힘이없고 왠지 지쳐보였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의 쨍알쨍알거리는 목소리는 여전하고, 늘 그렇듯 한뭉치의 정보홍보자료를 펼쳐
보이는 듯 하다.
제성호 뉴라이트의 보수적 발언과 ,하여간 참 희한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하는 전원책씨,
그리고 뭔 말인지 확실치 않은 발언을 중언부언하던 이모 변호사.
건질게 없는 내용의 보수진영 이었다.
반면 진보측은 제법 볼만했다.
집필하는게 힘드신가? 유시민 전 장관님은 좀 피로해 보이고, 진중권씨는 물만난 고기마냥 퍼덕였다.
나는 평소 진중권씨 안 좋아하지만 요즘처럼 시국이 답답하고 누구하는 똑부러지게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이가 없어서 그런지 진중권의 발언에 후련함을 느꼈다.
현란한 입담은 여전하고, 요즘들어 진씨는 얼굴도 더 훤해지는 게 이런 정국을 더 반기는게 아닌가라는
마음이 들 정도.
유시민 전 장관님은 단어 하나하나 신중하게 고르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론조사 결과는 내년에 잘해달라는 기대이며, 제발 잘해달라는 기대이다.
글로벌 위기지만 경제상황이 비관적이다"
"흔한 말로 개념이 있다 없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개념없는 정부이다. 의사결정을 할 때는
국민들의 의사를 들어봐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꼽은 3대 위기, 즉 안보위기,경제위기,민주주의위기는 맞는 말이다.
과거 10년 정부에서 했던 일을 다 엎어라는 뜻은 아니다. 전 정부일을 잘 검토해서 국정운영을
해주길 바란다."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은 '절차의 문제'에 너무 소홀하다. MB정부의 보수적 이념이 문제가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라, 과정이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세상이다."
이상이 내가 기억하는 유 전 장관의 중요 내용이다.
다소 완곡한 어법에 공격적이지 않았다. 나는 내심 그걸 바랬지만..
가수 신해철의 일갈은 아주 시원했다.
"이명박 정부는 박정희도 아니고 전두환이다!"
나중에 신해철이 더워서 흥분했는지 번쩍이는 비닐 검은장갑까지 벗더구먼.
밤잠을 설쳐가면서 끝까지 지켜본 것 치고는 다소 불만족스러운 백분토론 이었다.
하지만 유시민 전 장관님이 백분토론에 출연한 점만은 만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