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
추위와 시련의 혹독함이야
가난한 사람들이 매양 맞는 겨울이지만
봄을 기약하지 못하는
희망이 얼어붙은 이 계절은
뼈골이 시려 몸이라도 오그라들듯
사람들의 마음마저 듬성듬성 패어있습니다.
중고등학교 다닐때 선생님이 항상 하는 말중에
기초과목은 방학 때 다져 놓아야 한다고 했는데
요즘같은 정치적 겨울방학때
기초광장이나 하나 만들어 볼까 해서.
- - - - -
인구 3만이나 될까 말까 하는 지방 소도시에
젊은 사람이라고는 어쩌다 한두명 구경하는
아주 작은 촌동네에
회원 수가 겨우 15명 밖에 안되는 곳에서
기초광장 설립하는게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고
정족수 안되면 그냥 송년회나 한셈 치자고 위안 삼던차에
전북광장 부세처님이 김제에서 기초광장 만든다고
중앙 게시판에 소문소문 다 내놓아서 긴장도 하던차에
막상 모여보니 당일날 가입한 사람을 포함해서
13명이나 되었습니다..
개혁당 시절에 같이하던 어제의 용사들도 모이고
말없이 시민광장 가입하여 눈팅하던 홀로족도 커밍아웃하고
먹고 살려고 경기도 안산에 가서 일하던 사람까지
일찌감치 회사 조퇴하고 김제까지 달려오니
이사람들 참 그동안 고인 그리움이 많았고나 하는 생각이 들어
황량한 김제 거리에도 잠시 훈김이 돌았습니다.
부득이 올 수 없는 사람은 온라인 위임장도 보내주고
타지에 나가 공부하는 젊은 학도는 격려 글도 올려줘서
우리의 갈망이 공허한 것이 아니고 우리의 길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 - - - -
원래 6시 30분에 모이기로 했는데 군산에서 택시운전을 하시는 '바보사랑'님은
6시 10분부터 와서 저에게 전화를 하셨고 모임장소에 도착해보니
복분자와 과수원 농사를 하시는 50대 후반의 김창수님과 신종연님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이어서 박도사, 부시러, 노이즈 헌터님등이 속속 도착하고 잠시후 아주나
지담, 쨉맨님등이 도착하였습니다. ,
용지면에서 감자농사를 짓는 지담님은 올해 감자 농사를 완전 망쳤다고
아직 농약먹고 안죽는것만도 다행인줄 알라고 쓴 웃음을 지었고
진봉면 우체국장인 쨉맨님은 바쁜 일정에 시간을 쪼개서 오느라
약간 늦었지만 개혁당시절부터 모임에는 절대 빠지지 않는 열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제의 마당발 기아맨 부시러님과 항상 열정을 다하는 노이즈 헌터님
말이 없고 차분한 박도사님등이 모이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화기애애모드로
변하고 잠시후 전북광장 대표이신 너를위하여님, 군산의 진아아빠님
전주 오월의 햇살님이 격려 동참을 해 주셨고 유선이, 주하정님에 이어
맨 마지막으로 경기도 안산에서 네잎클로버 님이 달려왔습니다.
모임을 주도한 제가 사회를 보면서 대화를 열어갔고
전북광장 대표 너를 위하여님의 찬조 연설을 필두로
16명 모두 한 사람씩 돌아가며 자기 소개와 의견 한마디씩이 이어졌는데
지지정당이 없다는 국민이 50%가 넘는 현실,
민주당이 아주 죽어야 그나마 희망이 살아 난다는 한탄,
내년 하반기 쯤에는 정치적 대안이 태동하지 않겠느냐는 예측,
썩은넘, 망할넘, 무능한넘들만 가득한 정치현실에 대한 울분,
등등의 말이 오고 갔습니다.
임원 선출을 하였는데 대표에는 저 새벽강이 선출되었고
총무 아주나, 네트워크 부시러, 사이버 미키, 홍보 김창수, 기획 유선이등이
선출되었습니다.
공식적인 회의를 마치고 몇분들은 먼저 자리를 뜬 뒤에도
몇몇은 그대로 남아
개혁당 시절부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 이르기까지
바둑 복기하듯 그 당시의 잘 잘못을 이야기 하고
도중에 정치꾼스럽게 변한사람,
창조당 가서 이상해진 사람 이야기로 한참을 떠들었습니다.
안산에서 온 네잎클로버는 바로 올라가야 내일 출근을 한다며 서둘렀고
나머지도 2차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한채 자리를 끝냈습니다.
모처럼 오랫만에 만난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들의 열정은 개혁당 시절에 비해 전혀 변한것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더 유연해지고 깊이가 있었으며 말과 행동이 가볍지
않은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오늘 모임에 참여한 한사람 한사람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부득이 참석할 수 없어 전화로 미안해 하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억해 보고 있습니다.
김제같은 촌동네에서 열두세명 모여 기초광장하나 설립한 것은
그다지 큰 의미도 없고 힘도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할 여력이 생겼다는 것에
적지않은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앞으로 모임이 잘 될지 어떨지 알 수 없는 일이고 다만 시간 되면 가끔 소집해서
술이나 한잔씩 해야겠습니다.
김제 회원들의 저력을 믿기때문에 저는 자리만 마련하면 나머지는 회원님들이
잘 해낼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서울 변두리 쬐끄만 동 하나보다 작은 촌동네 김제에서
기초광장이랍시고 작은 모임하나 만들었다는 보고 말씀을 회원 여러분께
올립니다.
그동안 관심을 가져 주셨던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