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기어이 여당의 부자감세 강행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집권당 시절에서도 제 기능을 못하더니만 야당이 되어서도 소리만 요란할 뿐이었다. 어떤 여론에 질겁해서 뒷걸음이던가.
도대체가 '법인세' '종부세'를 제외한 그 이상 가는 부자감세 논란이 또 있었던가. 상속세를 완화하지 않았으니 그것도 실적이란 말인가. '상속세 완화'는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지 머리 숫자로 밀어부칠 수 있어서 한나라당은 손해 볼 것이 없다. 한나라당의 강행에 민주당의 속수무책이 차라리 더 낫지는 않았을까?
민주당에게 무엇이 남았을까? 여야의 극적인 협상으로 정부에 협조하는 '야당'에는 어떤 손익이 남았을까? 부자감세에 협조해주면 어느 누가 박수를 보내줄까. 강부자 아니면 조중동이 잠시나마 '긍정평가'하면 민주당은 '으쓱' 되는 건가. 그런다고 그네들이 오냐 하는 건가. 종부세 완화에 긍정한 민주당 의원에는 김효석, 정장선, 강봉균 만이 아니란 말인가.
민주당 전체 구성원을 매도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민주당을 보면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그다지 큰 절박감이 보이지 않는다. 부자감세가 통과되어도 그만이고 안 되어도 그만인 것 같다. 하물며 이럴 진데 금산분리 완화법과 민영화 법안, 반민주 악법에도 불안하기 그지없다.
왜 그럴까? 애초부터 '무엇을 위한 정당이 될까?'에 고민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었다면 큰 틀에서 방향을 결정하고 구체적 사안에서 전략을 구상해야 했다. 정치적 이해타산과 선거 상황이 급박해 이 사람 저 사람 모았으니 결과는 당연하다.
아니라고 백번 주장한다면 또 다른 이유에서 '부자감세'에 무릎을 꿇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있다고 한다면 민주당에게만 탓할 일이 아니다. 방송사의 무비판적인 태도 탓은 없을까? 나는 왜 줄곧 'MBC'를 물고 늘어지게 될까?
야당이 보기에도 그나마 공정하다고 판단되는 MBC이기에 MBC의 책임은 막중하다. 이명박 정권의 관제방송으로 전락한 KBS, 전통적으로 현 정권의 코드가 맞았던 SBS, 야당이 무엇보다도 잘 알고 있다. 물론 조중동을 읽고 정치를 판단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하지만 MBC는 야당이 공정하다고 판단하는 매체이기에 MBC의 어긋난 양비론적 비판은 야당에게 조중동 시각을 확인시켜 주고 만다. 유감스럽게도 MBC는 이명박 정부의 예산안을 어떠한 방향에서 봐야 할 것인지, 어떠한 점에서 문제가 있는지 조명하지 않았다. 여당의 예산안에 맞서 야당이 왜 싸우고 있는지 비춰주지 않았다.
MBC 논평은 도리어 양비론적 비평으로 '싸우는 여야' 정도로 비춰주고 있었고 거기에만 비판한다.'부자감세'가 판을 치는 현 정권에서도 이러한 논평이다. 감세의 내용이 무엇인지 따지는 것보다 여야가 사이좋게 '으샤으샤'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편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의 문제점이 사회 전반에 나타난다면 그때 가서 MBC는 뭐라 변명할 것인가.
대통령의 고향에 예산특혜가 주어졌다.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위해 재정 확대를 공언하면서도 '부자감세'에 혈안이 되었다. 정부는 부자감세에 대한 욕심에 서민형 감세는 양보하지 않았다. 14조원이 부동산 거품정책 등 토건사업에 거의 몰려 있다. 종부세 완화와 수도권 규제 완화로 지방을 죽여 놓고는 '대운하' 사업을 역설한다. 지방은 필요 없는 사업에 매달려 할 판이다.
대운하와 부동산, 거기에 쓸 돈이 있으면 죽어가는 중소기업을 살리고 서민복지 투자로써 사회안전망 구축에 써야 할 것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공기업 민영화는 고용시장의 혼란을 더욱 더 가중시키게 된다. 정부는 도리어 정부 주도의 공공사업과 고용복지 정책으로 '고용안정'을 기해야 한다.
경제위기는 곧 기회다. 경제위기를 기회로 대기업의 문어발식 운영과 방만함, 하청업체의 불합리한 단가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업 오너에게도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물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 정권은 도리어 거꾸로 가고 있다. 법인세 인하는 곧 대기업 정책이다. 중소기업에게 돌아갈 혜택이 아니다. 우리나라 법인세의 80프로는 대기업에 몰려있는 구조다. 재정의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법인세의 감세를 공언하는 것은 결국 서민들의 세금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기업의 전면 민영화가 뒤따를 것이고 그에 따른 '생활비 부담' 또한 우리 서민들의 몫이다.
한나라당은 그런데도 오바마의 SOC 정책을 비교삼아 내년도 예산을 정당화 하려한다. '복지다운 복지국가' 기반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우리나라'이다. 대규모 SOC에 매달리는 것은 철 지난 방법이다.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 되는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또다시 과거식이란 말인가.
사회복지제도 시스템의 기초적 기반 위에서, 서민형 감세 위에서 추진하는 오바마의 SOC는 부자감세에 70년대식 성장모델로 하는 MB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오바마의 SOC 내용을 살펴보면 부동산 거품과 대운하의 MB는 비교대상이 아니다.
MBC는 그러나 올해 예산에 대한 걱정과 검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싸우는 여야식의 양비론으로 선별을 모호하게 한다. 방송사의 이런 태도가 야당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4대 개혁 입법 논란에서도 그러했다. '공정방송'이 과연 이러한 것인가. 공익을 위한 상식적 판단과 가치로 올바른 판단을 가능케 하는 것이 '공정방송'이지 여야의 중간에 서서 기계적으로 판단하는 게 공정방송이던가.
권력 분점으로 검찰을 주무르지 않았던 '참여정부'때라면 모르겠다. 설사 그렇다하더라도 검찰 권력을 감시해야 한다. 하물며 이명박 정권에서는 검찰이 권력의 시녀가 될 만큼 권력이 검찰을 주무르고 있다. 하지만 검찰에 대한 언론의 감시기능과 비판능력은 참여정부 때와 비교해 약하다. 어이된 일일까?
따지고 보면 BBK 수사에서부터 삼성비자금, 촛불정국에서의 편파수사, 야당에 대한 표적수사에서 MBC마저 모르쇠였다. 바로 그러한 방송사들이기에 검찰의 정치적 목적이 담겨있는 일련의 '조작수사'에 의문부호를 붙이기는 만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