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B 멀어지는 '라디오 스타'의 꿈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이 힘을 잃고 있다. 라디오연설은 주요 국정현안에 대해 이 대통령이 진솔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 이는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노변정담을 벤치마킹했다.
쇠고기파동과 글로벌 금융위기 대처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부족으로 위기를 키웠다는 반성을 바탕으로 지난 10월부터 야심차게 시작한 것. 하지만 날이 갈수록 라디오연설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라디오연설은 전파독점 논란과 방송여부를 둘러싼 갈등으로 시작부터 생채기를 냈다. 또 매주 연설이 무리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문제없다고 강행을 고수하다 격주 연설로 바꾸는 등 오락가락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잘 알려진 대로 이 대통령은 라디오연설에 상당한 의욕을 가지고 있다. 녹음 당일에는 적잖은 시간을 할애해 연설문을 직접 고치는 것은 물론 목소리 톤에도 상당한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노력에도 라디오연설은 김빠진 맥주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연설 내용이 하나마나한 내용을 담는다는 것은 물론 정책당국이 연설내용을 뒷받침하지 못하다는 것.
1일 연설에서는 청년들에게 취업 눈높이를 낮출 것을 주문했지만 '88만원 세대', '이태백'으로 상징되는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기업에 대한 은행의 유동성 지원 당부는 라디오연설에서 여러 번 강조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돈가뭄이라는 아우성이 쏟아졌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청와대의 의욕에도 격주 라디오연설이 임기 말까지 갈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다음에는 또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 지 레퍼토리도 걱정이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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