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님이 대표됐다꼬?"
"아이참, 대표 출마하셨다고요.."
"아하... 그라믄 우린 죽었네..."
"우리가 죽다니 왜요?"
"그 양반이 대표되믄 그 동안 탱탱 놀던 우리를 그냥 두고 볼 인간이 아이잖아"
"그건 그렇죠."
"우리가 젤 약한기 해라해라 하믄 하기 싫은데, 지부터 죽어라 뺑이치믄서 같이 하자꼬 꼬시믄 미안해서 에라 모르겠다 같이 달리는 거 아이가. 그 인간이 그거 하나는 죽이게 하는 인간인데..."
"저도 생각만 해도 슬그머니 겁이 나요. 헤헤..."
"그라믄... 찍어주믄 안되는 거 아이가? 탱탱 놀라믄. 하하...!"
"하하... 이젠 잠수 그만 타고 워밍업 잠시 하고 달릴 때 됐잖아요"
"하기사, 지금 대한민국 돌아가는 꼴을 보믄 우리가 더 놀다가는 망할 거 같다이카네"
이렇게 우연히 여의도 거리를 지나가다 만난 지인과 잠시 시민광장 이야기를 하고 걸어가다 KBS홀이 눈에 들어오길래 혹시나 하고 박무님께 전화를 해 봤더니 글쎄 또 KBS 앞에 계시다는 겁니다. 아... 참 못 말릴 분이다... 괜한 죄책감에 만나기로 하고 신호등 앞으로 걸어가니 박무님이 오시는게 보입니다. 신호등을 한참 기다려 이쪽으로 오시라 손짓하고 만나서는,
"저녁 드셨어요?"
"아직..."
"(그때가 9시 쯤인데) 그럼 제가 밥 사드릴게요"
하고는 식당 쪽으로 걸어가다 잠시 KBS 앞에서 촛불집회를 끝까지 해온 (그때가 KBS노조 선거 개표 중이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몇 분을 만나 잠시 이야기를 하고 식당으로 들어왔죠. 밥 먹다 또 전화가 오니 통화를 하십니다.
"프랭카드는 무슨... 00님, 내가 무슨 국회의원 선거 나가는 것도 아니고... 소박하고 깨끗하게 선거 할랍니다. 예... 전 프랭카드 안했으면 싶습니다. 지지자들이 해준다고 해도 싫습니다. 그분들께도 죄송하고... 영... 그런 식으로... 예..."
뭐, 이런 식의 전화 통화를 하십니다. 뭔 소린 지 모르지만 더 물어보지도 않았죠. (밥 식을까봐.^^;;;) 식사를 대충 한 후에 물 잔을 드시길래 미안한 얼굴로 말했죠.
"옆구리 찌른 사람들 땜에... 여러가지로 죄송해요. 그래도 박무님 만한 분이 있어야죠."
하자, 박무님이 고개를 흔들며 그럽니다.
"이거 영 자기들 하기 싫으니까 날 밀어서 괴롭히는 거 같애. 근데 난 적들하고 싸우라면 정말 끈기있게 잘 싸우는데 우리끼리 하는 선거는 영 재미가 없어. 신도 안나고. 죽어도 내가 해야된다 뭐 이런 생각이 안 들어 그런가..."
그 맘을 너무 잘 알아서 난 그저 다시...
"죄송해요..."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오늘만이라도 일찍 집에 들어가시라 했는데도 끝까지 버스 타는 곳까지 와서 나를 배웅해주고는 돌아서시는데 괜히 마음이 짠합디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오면서 죄책감 너머 애초에 우리가 박무님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고 찔러 나오겠다고 두 손 드실 때까지 찔렀던 이유, 그것을 다시 떠올려 봤습니다. 아마도 박무님을 지지하고 추천을 마구 때리고 고마워 훌쩍거리는 인간들의 가슴 속에 그리는 시민광장의 모습이 이런 걸 겁니다.
서로 따뜻하게 안아주며 지난 집행부를 위로하고, 낙선한 분들의 재능 또한 반기어 안으며 곧 닥쳐 올 폭풍의 중심에 설 준비를 함께 시작한다. 무엇보다 잠수타고 있거나 눈팅만 하고 있거나 상처 받아 날을 세우며 까칠한 표정을 짓고 있는 회원들을 광장으로 모아낸다. (심지어 박무란 사람은 직접 전화통 붙들고 100번이라도 전화 돌릴 사람이고 그래도 안되면 찾아다니면서라도 설득해 광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사람임을 경험으로 잘 안다. 그럼 옆에 있는 사람들도 미안해서 일을 안 할 수가 없다)
일단 폭풍 전까지 제일 먼저 해둬야 할 준비로, 지역 일꾼들을 끌어안고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을 동분서주 누빈다. 각 지역에서의 활동 노하우가 많은 사람들과 집단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지역 활성화 메뉴얼부터 만들고 사례들을 지닌 곳에서 파견된 지역 일꾼과 함께 전국의 각 지역 일꾼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각 지역의 장단점과 특이점들을 고려한 맞춤형 카운셀러도 자처하며 각 지역의 회원들과 소통한다.
현재 우리 회원들의 회비를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은 물론,
아주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이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지원이 필요한 사업들을 '활성화시켜 지원'하니, 그로 인해 지역 일꾼들은 힘을 얻고 지역의 조직도 튼튼해진다. 이렇게 탄탄하게 자리잡아가자 입소문이 돌면서 회원들도 늘어난다. 우군을 만드는 대중화 사업 아이디어도 다양하게 발굴해서 지역에 메뉴얼을 내려보낸다. 점점 각자의 특징과 능력에 맞는 역할들을 찾아내니 알아서 굴러가기 시작한다. 지역에 피가 도니 중앙 지역 할 것 없이 소통이란게 뭔가 알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때가 다가온다. 우리는 이미 함께 나눈 많은 경험을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덕분에 웬만한 폭풍엔 끄떡도 안하는 천하무적이 되어 있다. 우리에게 던져진 미션이 정당 건설이건, 선거이건, 우리는 서로를 믿으며 최선을 다해 이기는 싸움을 준비한다. 그리고...당연히 고난이 따르겠으나 불굴의 의지로 모두 다 이겨내고 드라마틱한 승리를 얻어낸다. 힘들었던 우리 모두 서로 얼싸 안고 그 틈에 평소 찜해둔 맘에 드는 회원도 와락 껴안아 본다.ㅎ 생각만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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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광경을 떠올려 보며 헤죽대다가 다시 드는 생각은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려면 진짜 꼭 박무님이 되어야겠다는 겁니다. 그런 일들을 해내기엔 안성맞춤의 능력을 갖추고 있거든요.
솔직히 내가 아는 박무님의 가장 멋진 장점 중 하나가 '일을 찾아서 할 줄 안다'는 겁니다. 위급한 상황, 처절한 상황, 지친 상황, 안정이 필요한 상황 등등... 각 때에 맞게 무엇보다 순발력 있게 판단하고, 적절하게 필요한 일을 만들어내어서는 그 선량하고 진실한 눈빛과 말로 사람들을 설득해 일하도록 만드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이 분은 여러 곳에서 힘들면 찾아 의논하고 SOS를 청하고 어려운 일을 맡기지요. 그럴때면 힘든 상황에서도 내가 해야할 일이다 싶으면 잔소리없이 투덜거림 없이 꿋꿋하게 하는 분입니다.
그리고 또다른 훌륭한 재능 하나가 '포용력'입니다.
아마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선거를 지켜보고 그 후의 이분을 지켜 본 분들이라면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두 말하면 잔소리지요. 어쩌면 밥 먹으며 저한테 적들과 싸울 땐 신이 나는데 우리끼리 선거는 재미가 없다는 것도 아마 그 너그러움과 왕성한 포용력 때문에 상대 후보를 '상대'해 이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함께 상처없이 잘 끝나기를 더 소원하는 마음.
그래서 '선거에서 개인의 승리'에 관심이 덜 가다보니 적이라 규정된 MB정부와 싸울 때같은 투지나 뭐 승부욕 그런걸 도저히 찾아 볼 수 없고, 그러다 보니 긴장이나 재미도 상대적으로 널 느끼는 게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아... 그 외에도 너무 많은 재능 있으나... 쓰다보니 횡설수설 너무 길어져서... 짜깁기하긴 밤이 너무 늦었고 이쯤 마무리 해야겠는데...)
그러니 이런 재능을 다른데서 쓰게 하는게 아깝고, 그러다보니 결국 팔 걷어부치고 나와달라고 옆구리 쿡쿡 찌르며 대표 출마를 권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이제 박무님이 대표가 되시면 우리모두 고생 좀 하겠다 각오 단단히 하며 팍팍 밀어 부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고생 좀 하면 어떻습니까?
우리 첨맘님 다시 강건하게 세우고 우리 모두가 함께 할 승리를 위해서라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