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직장 외부를 한 바퀴 돌아 보는데 갑자기 주차장 쪽에서 뭔가 날아가서
2층 건물 유리에 부딪혀서 떨어졌다.
신발이 날아간 듯 했지만 주차장 쪽에는 오가는 사람이 없었다.
가서 보니 유리창은 제법 두 꺼운 것이라 깨지지는 않았다.
그 아래 떨어진 신발을 찾는데 이 게 안보인다.
건물에서 3미터 정도 떨어진 철쭉 화단을 보았다.
왠걸 신발이 아니라 비둘기 한마리가 몸을 부르르 떨고 있다.
건물 유리에 부딪혀서 뇌진탕 증세를 보이는 듯 하다.

( 다른 데서 퍼온 사진인데 몸집은 이 놈만 하고 날개는 붉은 색이 좀 더 있습니다.)
지난 봄에는 같은 자리에서 이미 죽어 있는 비둘기를 본 적이 있다.
도시에 사는 비둘기다 보니 뭔가 못 먹을 것을 먹고 시력이 갑자기 나빠졌던지
머리가 어지러웠는지 하여튼 건물에 스스로 돌진해서 추락사 한 것이다.
말하자면 비둘기 자살사건이다.
비둘기 죽음의 가까운 원인을 보면 자살이랄 수 밖에 없다.
날아 갈 수 있는 넓은 곳을 두고 빠른 속도로 날아 가다가 건물 유리를 머리로
들이 받았으니 그렇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비둘기가 주식투자 했다가 망하겠는가 도박에 손을 댔다가 거액을 털리겠는가?
살집도 제법 있으니 배고파 자살 한 것도 아니다.
법에서 쓰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비둘기 살해'가 있었을 것이다.
당장 내 직장 바로 옆에 주차장을 짓는다고 페인트 작업을 하고 있다.
신나 같은 유기용제도 쓸 테고 그 게 묻은 것을 정신 없이 줏어 먹다가
그랬을 수도 있고 어차피 날개 있는 놈이니 날아가다 보면 도시에 있는
동물이 먹으면 위해를 입을 만한 요소가 좀 많이 보였겠는가?
내가 눈으로 본 것은 다만 비둘기 자살사건이다.
그러나 생각을 뻗어 가는 것은 내 자유다.
앞으로 이 비둘기 처럼 우리 국민들이 삶에 힘겨워 포기하는 일이 또 얼마나 일어날까 ?
그 때마다 막다른 낭떠러지에 몰린 국민들 상처를 보듬어 줄 대신에
집값 떨어 지는 것도 주식 떨어지는 것도 물가 오르는 것도 다 글로벌 현상이라면서
죽어 나자빠진 국민들 개개인 탓으로 돌릴 게 뻔한 이 정부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