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가 수정권고한 50개항 가운데, 이념적인 부분 등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있나?
=(홍순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으로 오해하지는 말아 달라. 고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고치라고 하는 것은, 검정 교과서 기본 취지가 집필진의 자율 서술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강요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교과서는 크게 본문 서술과 자료 지시 2부분으로 나뉜다. 본문 서술은 더욱 엄격할지라도 자료 지시는 참고로 삼기 위해 토론 자료로 제시한 것인데, 자료 지시 부분까지 수정 권고를 한 것은 무리가 있다.
금성 교과서의 해방 이후 상황에 대해서 '역사의 현장'이라는 단락에 '1945년 9월 9일 오후 3시...일본 국기가 내려지고... 일장기 대신에 성조기가 올라갔다는 내용'에 대해 교과부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다른 나라에 대한 서술은 정확한 사실을 토대로 객관적으로 서술해야 한다는 이유로 삭제를 요구했다. 이런 부분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고 해방 직후의 상황을 어떤 상황인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인데 태극기가 아닌 성조기가 올라간 것이 민족의 자존심을 고취시키는 서술에 부합하지 않지 않느냐고 교과부는 밝히고 있다. 앞서 얘기한 표현상의 문제라든가 또는 교과서가 발행된 시점 이후의 상황에 대한 것들 외에 쟁점사안은 15개가 된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수정안에 대해서 교과서포럼이 지적했던 금성 교과서 부분, "연합군이 승리한 결과로 광복이 이루어진 것은 우리 민족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데 장애가 됐다"는 것에 대해 교과부는 지적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홍순권) 집필진으로 보면 너무나 당연한 서술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삼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교과서 내용을 전체적으로 분석한 것이 아니라 한 문장을 따서 임의적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교과서 앞에 일제시기 독립운동에 대해 줄기차게 서술이 돼 있다.
=(주진오) 금성출판사의 경우 1번, 2번, 9번, 10번, 11번/ 12번, 13번, 14번, 15번, 16번/ 18번, 21번, 26번, 32번, 33번이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그 내용이 정말 교과서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좌편향이라든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것과 관련이 없다. 이 서술을 유지해도 이 교과서의 의미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혼란이 검인정제의 제도적 미비에 의한 것임을 인정하고 교과부가 극복방안을 제시했어야 했다고 말했는데, 검인정 제도의 문제점이 뭐라고 보는 것인가?
=(주진오) 북한 관련 서술의 경우 한 번 검인정을 받았는데 그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이 있지 않나. 교과서는 보통 5년 주기로 수명이 된다. 한국근현대사가 검인정 되는 과정에서는 그 제도가 정착되지 못하고 제도가 바뀌는 바람에 이 교과서를 2013년까지 쓸 수 있게 됐다. 거의 10년을 쓸 수 있다. 그러나 교과서를 검인정하고 나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 지침이 없었다.
예를 들면 매년 교과서 필진들은 수정해야 하나, 일정한 시점까지 교과서로 정리를 하고 그 다음 교과서에 반영을 한 것인가는 얘기가 되지 않았다. 검인정 제도를 통과했으면 그 교과서에 대한 책임이 교과부에 있다면, 교육 과정 내에서는 검정된 교과서를 인정하는 것이 제도에서 필요한 부분인데 그 부분이 명확하게 규정이 되지 않아 혼란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부분부터 제대로 잡았다면 혼란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검정 제도에서 규정을 넣는 것보다, 하던대로 해도 문제는 없지 않나?
=(한철호) 집필자들은 교과서가 2002년에 검정돼 2003년에 사용돼서 올해 6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모든 검인정 교과서 집필자들이 그렇듯이 집필하다보면 착오가 있을 수 있고, 각계에서 사건 보는 눈들이 다르기 때문에 매번 각 단체에서 수정 요구가 온다. 그러면 교과부에서 집계를 해서 집필진에게 알려주고, 그 타당성을 역사학자의 양심을 가지고 수정해 왔다. 기존의 제도가 보장된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예단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정치적 논리가 앞세워지는 것이 정권이 바뀌면서 문제가 됐다. 국사편찬위에서 10월 16일에 정확하게 개별 항목으로 지정하지 않고, 전체적인 방향만 제시를 했다. 국편에서 그런 발표를 하게 된 것은 집필자로서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발표들이 역사학계나 역사교육에 관련된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부 정치 성향을 띤 단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반영을 한 것이다. 250개 지적 사항은 이번에 지적된 것이 아니다. 벌써 지난 번에 출판사에 들어온 수정 요구 사항을 합쳐서 문제를 부풀린 것이다. 일방적으로 역사학계의 의견을 받지 않고 교과서포럼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좌편향을 고치라고 우편향의 기준을 들이댄 것이다.
교과서포럼에 역사학에 관련된 사람이 없다. 역사학계의 의견을 전혀 듣지 못했다. 국편에서는 16-30일 사이, 보름 동안 평가가 된 것이다. 교과부에서 발표한 것들에 대해 우편향 사람들도 불만을 갖는 부분이 많다. 근본적인 태도 관점에 대해 지적하지 못한 점이 많다.
(홍순권) 보완을 하자면, 검정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검정 위원회의 위원 선정에서 절차가 있는데, 그렇게 해서 이뤄진 수정에 관한 문제를 교과서 서술 주체와 무관하게 권고안을 만들고 작성한 것이 문제다.
▶공개토론 의사가 있다는데, 토론 대화 과정에서 35개는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런 뜻이 아니다. 나머지 조항은 이런 지적을 할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교과서를 수정한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교과서가 집필된 이후에 벌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 권고라고 말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고치면 교과서가 나아지겠다고 판단한다면 수정할 수 있겠지만 절차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이 문제다. 어떤 자리를 통해서라도 적어도 집필자들과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하고 그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있지 않았을까.
▶수정 권고안이 나온 지 며칠이 지났는데, 교과부에서 제안 온 것이 있었나?
=(한철호) 없었다. 교과부의 입장은, 검정 취소에 관한 규정이 있는데 그것까지는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체 수정하고 권고 수정안을 내거나 기타가 있는데, 수정을 권고했으니까 출판사와 협의해서 알아서 수정해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집필자들이 수정할 이유가 없다든가 수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나. 자체 수정에서 직권 수정으로 가게 되고, 검정 자체를 취소할 수 있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적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대야 한다. 대한교과서의 경우 55개 수정안에 하나도 들어가지는 않았다. 역사교육계 전체에 대한 위기이기 때문에 참여를 한 것이다. 직권 수정으로 가서 국정교과서로 회귀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으로 돌아간다면 역사교육의 자율성에 대한 훼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분개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역사교육계 안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집필진이 자체 수정하기로 한 102개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데, 주로 어떤 내용인가?
=(주진오) 각 출판사별로 밖에 모르고 있다. 교과부도 전모를 밝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을 자체 수정한 동기를 이승만 정권 폄하에 대해 인정한 것이라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금성 교과서에 대해서 교과서포럼 측이 슬그머니 300여 개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속 수정을 해온 부분이고 교과부의 승인 없이 슬그머니 고칠 수는 없는 것이다.
▶보수단체가 회의록 제출하라고 압력을 가했다는데?
= 그 전까지는 그 절차가 교과부는 한국검정도서협회 통해서 각 출판사에 보내게 되는데 필자들이 어떻게 반영하든 안 하든 집필자의 재량인데, 거기에 집필자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해야 하고 회의록 통보하게 한 것은 없었다. 그 내용이 그전까지 다른 단체에 대해서는 제출하라고 한 적이 없는데, 회의록을 작성해서 제출하라고 한 것은 전례와 다른 내용이라는 것이다.
▶출판사 자체의 입장은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홍순권) 출판사 쪽에서도 어려움을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출판사로부터 압력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현재 다 알고 있는 상황이니까 충분히 출판사가 여러 가지로 직간접적인 압력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출판사 쪽에서는 필진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