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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커밍아웃? “MB 살려준건 노무현 정권”
매자골 | 2008-10-24 08:13:02 | 조회 878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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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커밍아웃? “MB 살려준건 노무현 정권”
 
[칼럼] ‘잃어버린 10년’ 성과로 MB옹호하는 ‘자충수’ 사설


자칭 '비판신문' 조중동에게 노무현 정권은 다시 떠올리기조차 싫은 괴로운 기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반면 이명박 정권은 긍정하고 아끼고 밀어주고 사랑해야 할 그 무엇이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조중동의 비난과 공격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슬로건이 있다. 바로 "잃어버린 10년"이란 수사가 그것이다. 조중동은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개혁정권 10년 동안 쉬임없이 "대한민국이 망해가고 있다"고 떠벌였다. 좌파정권 덕에 이 나라에 붉은 색 기운이 감돌고, 무능정권으로 인해 이 나라 경제가 활력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때 신문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자랑했던(지금은 60%대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조중동의 이런 프로파간다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특히 "노무현 정권이 경제를 말아 먹었다"는 집요한 세뇌전술은 '잃어버린 10년' 구호와 맞물리면서 경제대통령을 자임하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묻지마 지지'로 나타났다. "노무현이 죽인 경제, 이명박이 되살린다"는 맹목적 믿음은 쓰나미처럼 2007 대선판을 휩쓸었고 그것으로 선거는 끝이었다.

그리고 2008년 10월. 대한민국은 이명박 정권 8개월만에 '제2의 IMF'를 걱정해야 할 절박한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경제주권만 내주지 않았다 뿐이지, 돌아가는 모양새만 보자면 그때나 거의 다를 바가 없다. 외국언론들의 계속된 위기경보에 정부 당국이 항의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풍경이라든지 또는 정부가 은행 대외채무에 대한 지급보증 카드를 11년만에 다시 꺼내 든 것이라든지,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시장의 불신을 초래한 이명박 대통령의 헛발질이 계속되면서 조중동의 고민도 덩달아 깊어졌다. 이제 와서 매섭게 비판하자니 '경제구원자'랍시고 그를 치켜세운 지난 날의 흔적이 민망하고, 그렇다고 대한민국 경제가 수렁에서 허우적대는 상황에서 무작정 잘 한다고 박수칠 수도 없고...

'권언일체 공생공사'하는 사이를 생각하면 어떻게든 이 대통령을 감싸기는 해야 겠는데 내세울 전과 하나 보이지 않는 딱한 처지. 이런 딜렘머를 해결하기 위해 조중동이 꺼내든 히든카드가 바로 '자충수 사설'이다. 자신들이 그토록 저주해 마지 않았던 '잃어버린 10년'의 성과를 빌어 이 대통령의 경제실정을 옹호하는 기막힌 묘수(?) 말이다.

'이명박이 죽인 경제'를 변호하기 위해 '노무현이 살린 경제'를 인용하고 손을 벌려야 하는 조중동의 궁색함이 처절하게 묻어나는 사설을 몇 편 감상해 보자.

먼저 10월 22일자 동아일보 사설. 타이틀이 <‘국가 서열’ 전진이냐 후퇴냐 갈림길에 섰다>다. 이 대통령이 국민경제자문회의석상에서 발언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가 서열이 바뀔 수 있다"는 말에서 제목을 따왔다. 내용은 살펴보나마나다. 이게 전부니까.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 마음먹기에 달려 있습니다" 류의 공익광고 사설에 무엇을 더 기대할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라 그래도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며 동아일보가 내놓은 근거다. 사설은 게리 베이커 시카고대 교수의 말에 주목한다. 그가 현재의 가혹한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이 회복될 것이라며 세계인에게 용기를 주는 사례로 한국을 꼽았다는 것이다. "한국은 1997년 경제위기 때 녹초가 됐지만 그 이후 뚜렷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운운.

재밌지 않은가. 게리 베이커가 희망과 용기의 표상으로 꼽은 한국경제의 부활은 김대중-노무현 개혁정권 아래서 이뤄진 것들이다. 요컨대 '잃어버린 10년'의 자랑스런 업적이었단 얘기다. 그런 사실을 한사코 부정하던 동아일보가 이제 와서 그것을 추억하며 이명박 정권 하의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고, 나아가 지금은 힘들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국가서열이 바뀔 수 있다고 노래하는 것이 다만 역겨울 뿐.

중앙일보라고 다를까. 10월 6일자 사설 <공포심·과민반응이 사태 악화시킨다>를 보자. "지금은 위기 상황이다"는 말로 시작하는 사설은 그 원인으로 "무모한 투기와 탐욕"으로 인한 세계 금융시스템의 붕괴와 "연일 갈팡질팡"하는 이 정부의 미숙한 대응을 꼽는다. 이 두 가지 요인이 더해지면서 위기가 더 심화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말도 덧붙인다. "누구의 말처럼 이번 위기는 10년간 좌편향 정책이 초래한 산물이 아니다..."

중앙일보가 이처럼 위기를 강조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일어설 힘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사설 마지막 단락에서 중앙일보는 "우리 경제가 외부 풍랑에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만큼 허약한 체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한다. 이렇게 긍정을 얘기할 수 있는 토대는 무엇일까.

"여전히 한국은 세계 6위의 외환보유국이고, 기업과 은행의 체질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재정적자는 미국·일본·유럽보다 훨씬 양호하다... 달러 부족에 따른 현재의 혼란은 일시적인 마찰이지 한국 경제의 건전성 자체가 치명상을 입은 것은 아니다."

아다시피 '세계 6위의 외환보유국'과 '기업과 은행의 체질개선' 등 '한국 경제의 건전성'을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조중동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저주했던 그 정권들 하에서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권이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구원하기는 커녕 오히려 이들 정권 덕에 그나마 숨을 쉬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 입으로 "좌파정권이 경제를 말아 먹었다"고 욕하고, 다른 입으로 "그 기간 동안에 한국경제가 튼실해졌다"고 말하려니 속된 말로 얼마나 쪽팔릴까.

마지막으로, 조선일보는 동아나 중앙과는 한 차원 다른 색다른 '자충수' 묘기를 보여준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다함없는 증오를 자랑하는 신문답게 그를 향해 있는 힘껏 비수를 던졌는데 실상 피를 흘린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이었더라는 전설의 묘기가 그것이다. 10월 3일자 <노 전 대통령, 요즘 어깨가 으쓱해졌습니까>란 사설을 들춰 보자.

사설은 노 전 대통령이 지난 1일 '10·4 남북정상선언' 기념 강연에서 발언한 말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한다. 북한 급변사태 때 대응계획인 '작계 5029'를 자신이 좌절시켰다고 자랑스레 얘기했다느니, 북한과 중국이 싫어하기 때문에 한미동맹도 강조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느니, 국가보안법을 폐기하려고 했다느니... 한 마디로 노 전 대통령은 빨갱이라는 것이다.

이런 류의 말은 워낙 많이 들어서 새로울 것도 없으므로 패스. 재밌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을 욕하면서 조선일보가 부지불식 간에 자신의 속마음을 커밍아웃하고 말았다는 데 있다. 이런 식이다. "노 전 대통령이 다시 이러는 것은 국민이 이명박 정권 초반에 실망하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얻은 때문일 것이다... 후임이 헤매는 것을 보고 으쓱해진 모양이다..." 운운.

이 대목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국민이 이명박 정권 초반에 실망하는 것을 보고"란 말과 "후임이 헤매는 것을 보고"란 말이다. 무슨 말인가. 자신들이 혼신을 다해서 밀었던 이 대통령이 헤매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는 모습이 조선일보 눈에도 훤히 보인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솔직한 고백인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이 사설을 읽으면 필경 얼굴이 후끈 달아 오를 것이다.

▲ 문한별 편집위원 

폐일언 왈, 진실은 언제든 드러나고야 마는 법이다. 조중동이 '잃어버린 10년'이란 슬로건을 내세워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것까지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러나 그 슬로건이 거짓이었다는 것, 그라고 그들이 '경제구원자'라 포장한 이 대통령이 실은 방향도 모르고 헛발질만 일삼는 무능력자에 불과하며, '노무현이 죽인 경제를 이명박이 살리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이 살린 경제를 이명박이 죽이고 있다'는 것, 나아가 조중동이 비난해 마지 않는 노무현 경제 덕에 그나마 이 대통령이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는 것을 조중동이 알아서 제 입으로 토설하고 있지 아니한가.

결국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는 개혁정권은 대한민국 경제의 희망의 토대를 닦았고, 이명박 대통령은 헤매고 있다", 이게 조중동 '자충수 사설'의 행간에 담긴 숨은 메시지인 셈이다.

문한별/편집위원

 

 

http://www.dailyseop.com/section/article_view.aspx?at_id=9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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