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바뀌고 의석 비율이 달라지니 이제 개헌 논의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깊이 있는 개헌을 위하여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선거를 동시에 치를 수 있게 하자는 참여정부 당시의 원 포인트 개헌 제안에는 정략적이라는 등의 비난으로 거부했던 사람들이 그때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한다면 논리적으로 반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이 문제는 어쩌면 불가피하게 넘어야 할 국민적 선택의 장이 될 것 같습니다.
현재의 국회 의석 비율로 보아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만, 개헌안의 발의와 수정 과정에서 국민적 요구가 최대한 반영되지 않으면 이를 거부할 마지막 권리 또한 국민에게 있으므로 관심을 꼭 기울여야 할 사안입니다.
우리는 흔히 삼권분립이라 이야기합니다.
행정부와 입법, 사법부는 각각 독립적이어야 하며 서로 견제하면서 국민의 이익과 권리를 존중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얼만큼이나 독립적인가를 생각해보면 완전하다고 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하겠습니다.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임기 중에는 어떤 외압으로부터도 독립적이어야 하고 대법원장의 법 철학과 민주주의 소양은 국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국회의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직권상정 등의 국회의장 고유 권리가 살아있고 이는 마음만 먹으면 경위권 발동을 통하여 강제적인 상황에서도 가능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과 여당의 입김으로부터 대법원장과 국회의장이 자유로운지를 생각해보면 삼권분립의 진정한 의미는 많은 부분 훼손되고 있습니다.
취임 후 임기의 보장만이 독립적 권위를 온전하게 부여할 수 있겠느냐는 말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삼권의 분립을 통하여 우리 사회가 특정한 정치 세력과 정파적 편향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려면 대법원장과 국회의장은 국민의 직접 선거를 통하여 선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법원장은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법부 종사자가 일정 수 이상의 전문가 집단의 추천 요건을 갖추어 출마하도록 하고, 국회의장은 국회의원 선거 시에 입후보자가 국회의장 출마 의지를 밝히도록 함으로써 이를 총선에서 유권자가 동시에 선택하게 하는 방법 등으로 선거의 남발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도록 하면서도 충분히 가능한 것입니다.
비록 임기가 보장된 대법원장이지만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대법원장과 대통령과 여당의 의지가 관철된 국회의장으로 진정한 삼권분립이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현재의 헌법과 선거법 구조로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적어도 국회에서 각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한 엄밀한 입법 과정을 수행하도록 국민이 견제하고자 한다면, 반면 정략적인 특정 의안 결의에의 방해가 시도될 때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은 나름대로 필요한 경우도 있겠기에 이를 국민의 선택으로 선출한 국회의장이 결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여야의 의석 비율을 떠나 국민으로부터 신망받는 의장이 국회의 사무 및 국회직의 인사권, 의사일정 등을 총괄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사법부는 현대 사회에서 마지막으로 이해가 충돌하여 결론을 짓는 중대한 곳이므로 정치적으로 독립된 수장은 중요한 의미가 있는바, 출마 요건을 갖춤에 추천자의 수와 전문성을 고려한 전제 조건을 달아야 하겠지만, 국민의 직접 선출은 중요합니다.
언제까지 사법 마피아와 정치권력의 입맞춤에 사법부의 수장이 선택되도록 맡기겠습니까?
추천자 수가 가장 적었던 출마자가 국민의 직접 선택에 의하여 사법부의 수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중요한 민주주의의 발전일 것입니다.
우리 국민에게 개헌이란 비록 불공평이 존재하더라도 공정한 과정을 거쳐 사회적으로 합의한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은 본 적도 없는 문서, 서명하지 않은 문서로 말미암아 손해를 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