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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문혜진
내 몸 한가운데 불멸의 아귀
그곳에 홍어가 산다
극렬한 쾌락의 절정
여체의 정점에 드리운 죽음의 냄새
오랜 세월 미식가들은 탐닉해 왔다.
홍어의 삭은 살점에서 피어나는 오묘한 냄새
온 우주를 빨아들일 듯한
여인의 둔덕에
코를 박고 취하고 싶은 날
홍어를 찾는 것은 아닐까
해풍에 단단해진 살덩이
두엄 속에서 곰삭은 홍어의 살점을 씹는 순간
입 안 가득 퍼지는
젊은 과부의 아찔한 음부 냄새
코는 곤두서고
아랫도리가 아릿하다
중복 더위의 입관식
죽어서야 겨우 허리를 편 노파
아무리 향을 피워도 흐르던
차안(此岸)의 냄새
씻어도
씻어 내도
돌아서면 밥 냄새처럼 피어오르는 가랑이 냄새
먹어도 먹어도
허기지는 밤
붉어진 눈으로
홍어를 씹는다
문혜진/ 2007년 가을 ‘표범약사의 비밀약장’ 외 49편의 시로 제26회 김수영 문학상을 탔다. 1976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추계예대 문창과와 한양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질 나쁜 연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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