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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는 아이들이 많이 왔습니다.
환자 많으니 좋겠다구요? 과연 그럴까요? 돈 많이 벌면 좋죠.. 하지만 아픈 아이들과 씨름하다보면 몸과 맘이 많이 지칩니다. 지금도 많이 지쳐있는 시간입니다. 열이 많이 나서 힘들어 하고, 설사 많이 해서 탈수에 걸린 아이들도 진찰할 때 발악을 해 댑니다. 힘들텐데 의사 걷어찹니다. 제가 걷어채여서 아픈것보다는 힘든 놈들이 저렇게 용쓰다가 쇼크가 올까봐 더 걱정됩니다.
저는 원하는 것이 많습니다. 환자도 많이 왔으면 좋겠구요..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요.. 아이들도 많이 안 아팠으면 좋겠구요.. 나를 보러 오는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이 항상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앞뒤가 안맞는다구요.. 아이들이 아파야 제가 돈을 더 많이 벌텐데요.. 그런데.. 앞뒤가 안맞아도 어때요.. 그게 제 마음인것을...
진료를 하다보면 참 고민해야 하는 것이 많답니다. 아이가 안아프도록 좋은 약 처방해서 아이를 낳게 하면 되는것을 그 외에 쓸데없이 걱정해야 할 경우가 많습니다.
아픈 아이에게 주사가 필요하면 놓으면 되고, 놓지 않으면 되는 아주 단순한 경우에도 이 보호자는 나를 절대적으로 믿는 보호자다라고 생각되면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합니다. 주사도 놓아야 할 때 놓고. 놓고 싶지 않을 때 놓지 않고.. 쓰고 싶은 약 비싼약으로 쓰고... 그런데 저를 믿지 못하고 딴지를 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혀 필요치 않는 주사도 꼭 놔달라.. 주사 맞아야 하는데 항생제 주사는 아이 면역을 떨어뜨리니 놓지 말아달라.. 이 병원은 왜 비싼 약만 쓰느냐? 참 딴지거는 분들 많습니다. 점점 이런 딴지가 점점 많아집니다. 그런 딴지분들한테 저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예전에는 하나 하나 자세히 설명을 했습니다. 선은 이렇고 후는 이렇고.. 정말 자세히 설명해드렸습니다. 그 시절 저는 배가 고팠습니다. 정말로 배가 고팠습니다.
지금은요.. 환자분들에게 맞춤 진료를 드립니다. 내가 할 수 있는 100%의 진료보다는 내가 아이의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80%의 진료 더하기 보호자의 희망 20%로 진료합니다. 대학병원에서 쓰던 고가약은 이제 더이상 쓰지 않습니다. 보호자들의 불만도 문제지만 심사평가원에서 3개월마다 성적표가 날라오거든요.. 당신네 병원은 주변 병원에 비해서 약품비가 고가이므로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계속 그러면 앞으로는 약품비 삭감을 하겠습니다. 이런식으로 성적표가 날라오니 제가 원하는 약품에서 약 2발자국 정도 제가 맘을 접고 나라에서, 심평원에서 원하는 약들을 쓰기 시작했답니다. 이제는 배가 안 고픕니다. 이제는 차도 조금 좋은 차로 끌고 다니구요.. 제 집도 장만했답니다. 하지만 아직 빚은 조금 남아 있구요.. 아~ 참 제가 개원한지는 7년 되었구요.. 나이는 42세입니다. 돌던지지 마세요.. 배부른 자의 투정이라고 하지 마세요..
제가 원하는 진료는요.. 제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진료입니다. 설마 아이들을 상대하는 제가 아이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겠습니까? 주사를 놓아야 할 때 주사를 놓고, 놓지 않아야 할 때 놓지 않고, 비싼약을 먹여야 할 때 비싼약을 먹이고 싼약을 먹여야 할 때 싼약을 먹이고, 지금 제 욕심에서 20%를 접고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합니다. 저는 제가 원하는 100%의 치료를 아이들에게 하고 싶습니다.
보호자분께서 저를 100% 믿어준다면 저도 100%의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제가 주사를 놓으면 돈벌려고 주사를 놓는다고 하고, 주사를 놓지 않으면 돌팔이라고 놀립니다. 비싼약을 쓰면 리베이트 받는다고 하고 싼약을 쓰면 리베이트를 얼마나 받아서 저런 쓰레기 약을 쓰냐고 욕합니다. 제가 쓰는 약은 저만의 노하우가 아니고 동네 약국에 모두 공개가 되거든요.. 무서워요.. 제 약을 가지고 뭐라고들 하고 다닐지...
100% 의사의 소신으로 치료를 할 수는 없는지요.. 저는 지금 20% 쯤 맘을 접고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대가 변하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저는 지금 20% 쯤 맘을 접고 진료를 해서 밥벌이를 하는 것이 만족하지 않습니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조금은 부족해도 100% 의 소신진료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러면 정말로 배가 고프고 환자들이 그렇게도 저를 불신하고 또 심사평가원이니 보험공단이니 하는 곳에서 그렇게도 원하니 조금씩 저의 소신을 접고 그들이 원하는대로 조금씩 조금씩 끌려가고 있답니다.
아마도 제 환자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100%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모를겁니다. 대부분 젖먹이들이니까요.. 보호자들은 아마도 100%의 치료를 받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겠죠.. 하지만 저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답니다. 모자른 20%에 대해서 너무나 미안하답니다. 제게 돌을 던지시렵니까? 그렇다면 맞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정말 무서운것은 제가 지금은 20보를 양보해서 지금 이렇게 먹고 살고 있습니다. 마음에 무거운 20%의 짐을 지고..
그런데 앞으로는 몇보를 더 양보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40%정도의 양보를 하고,, 내 마음에 무거운 짐 40%를 얹으면 그 때는 아마도 의사를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아이들에게 되지도 않을 약을 주고, 되지도 않을 치료를 한단 말입니까?
아이들을 하루에 75명이상 보면 삭감을 하고 있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진료의 질이 떨어진다는것이 보복부 관리자들의 이야기이지만 솔직이 돈이 없어서 삭감할려고 그러는 거라는 것은 국민여러분들도 모두 아시죠..
잘 낫지 않는 아이들 조금 좋은약 조금 비싼 약, 조금 부작용 적은 약을 쓰면 그 약값까지 제가 물어낸 경우가 많습니다. 왜? 표준 치료 지침에 어긋나니까? 앞으로는 그런 표준 치료 지침을 더 자세히 만든답니다. 환자 치료가 아마도 자동차 치료쯤 되는 걸로 아는 모양입니다. 치료 지침대로 환자가 치료될까요? 치료가 안될 때는 그럼 어떻게 합니까? 지금 처럼 그 이상의 비용은 의사들이 물어내야 하나요?
이제는 간호사들도 직접 의사의 지시없이 노인요양등의 진료를 혼자서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의사들이 남아도는 이 시기에 꼭 그래야 할까요? 보복부에서는 아니라고 합니다. 간호사들이 직접 진료, 진단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나 눈을 가린다고 하늘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정말로 아프면 갈 때가 많습니다. 이웃집 아줌마의 비방에서 부터, 약국을 한 번 거쳐,, 한의원도 들렸다가,, 어디 또 좋다는 점술집에도 가보고... 정말로 이웃사람에게 어디가 아프다고 한번 하소연 해보세요.. 10여군데는 더 알려줄 겁니다. 어디가 잘하더라.. 어디가 용하다더라.. 선진국에서 어디가 아프다고 물어보세요.. 10명이면 아홉명은 병원에 가봐라 하는 똑같은 말을 한답니다. 아픈 환자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어디가 잘하나 하며 비교해 보며 치료하는 것이 과연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저는 다른 것은 잘 모릅니다. 의료법도 잘 모릅니다. 그런 것은 판검사나 변호사 나으리들께서 잘 아시겠죠.. 하지만 저는 환자치료하는 것은 압니다. 그러나 현실은 의사들이 환자를 위한 100%의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슬픕니다.
저는 제가 과천벌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응원가 같은 노래 부르며 의싸의싸 하며 전경들과 싸우기 싫습니다. 같은 의사가 배를 가르며 피를 흘리며 호소하는 모습을 보기 싫습니다.
그냥 그냥 소아과의사이고 싶습니다.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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