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신 글이 좀 길어서 일일히 다 반론은 못 드리겠고, 기억에 남고 제 생각에 이건 아니다 라고 여겨지는 부분만 몇 가지 말씀드리는 점 양해바랍니다.
먼저 "제도와 사람"에 관한 부분입니다.
꽃마리님께서 "제도보다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이 누구냐가 더 중요하다" 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그 말씀에 대해서 절반은 동의하고, 절반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하시면서 든 사례에 대해서도 제가 다르게 보고 있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제도와 사람은 둘 다 중요한 것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모두 중요한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도 그것의 맹점을 악용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든지 그 제도의 취지를 망가뜨릴 수 있으며, 반대로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좋지 않은 시스템 하에 있으면 그 역량과 뜻을 펼칠 수 없습니다.
꽃마리님께서는 전자의 사례로 정동영을 드셨는데, 제가 보고 겪은 바로는 정동영은 기간당원제의 온전한 틀 내에서 그것의 맹점을 악용한 거라기보다는 기간당원제 자체에 대한 공격을 끊임없이 시도했습니다. 온전한 제도 아래에서 정동영이 개판을 친 게 아니라 정동영이 온전한 제도 자체를 다수의 힘으로 망가뜨렸다는 것입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제가 전에 예를 들었듯이 유시민과 이해찬이 강력히 주장했던 당의장간선제를 당의장직선제로 바꾸어 자신이 우리당 초대당의장에 오른 것이 그 첫번째입니다. 관련기사는 아래에 있습니다.
'우리가 남이네'
뉴스메이커 | 2003.12.26 (금) 오후 12:15
이 의원-이재정 총무위원장-이상수 전 총무위원장-장영달 전 조직위원장과 함께 간선제를 지지했던 유시민 의원의 행보를 보면 이 위원의 역할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두번째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간당원의 규정을 권리행사 전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당원에서 전당대회 60일 전에 당비납부를 약정한 당원으로 확대한 것입니다. 관련기사는 아래에 있습니다.
“독선적 말에 대한 업보…비난 지고 가겠다”
한겨레 | 2005.03.25 (금) 오후 2:42
그래서 그게 무서워라면, 내가 출마안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9월 말에 기간당원의 자격을 전당대회 60일전으로 양보했다. 당신들이 한번 당원을 모아와봐라는 것이다.
마지막 예는 작년 대통합신당 경선에서 정동영 측에서 집요하게 '대리접수' 주장을 펴 결국 관철시켜 대선후보 자리를 꿰찬 것입니다. 관련기사는 아래에 있습니다.
이해찬-정동영 '예비경선 룰' 놓고 정면 충돌
노컷뉴스 | 2007.08.24 (금) 오전 6:45
이면에는 접수 문턱을 높일 경우 친노 성향이 강한 당원들의 비율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노 주자들은 정동영 전 장관측의 이같은 입장을 재반박하고 있다. 대리접수 허용시 동원선거, 금권선거, 결국 부정선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신 바와 같이 정동영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제도'를 바꿈으로서 자신이 나쁜 짓을 할 수 있는 터전을 닦았지요. 반대로 말하자면 당시에 좋은 제도를 잘 지켰더라면 정동영의 전횡을 막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컸을 겁니다.
후자의 케이스는 노무현 대통령님입니다. 꽃마리님 말씀처럼 아무리 나쁜 제도라도 운영하는 사람은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면 노무현 대통령님은 왜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을 그렇게 애타게 주장하셨을까요. 왜 노무현 대통령님은 단임제와 여소야대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셨습니까.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 부분은 저에게 한 말이 아니라 회원들에게 한 얘기 같지만 저에게 쓰는 글 속에 존재하는 문장이므로 제가 반론을 하겠습니다.
"지도부가 스스로 나서서 제도탓에 프레임탓을 하고있다"라고 하셨는데, 일단 저는 집행위원 사퇴한지 3개월 다되갑니다. 그럼으로 정확하게 표현을 하시려면 "전집행부"라 함이 옳습니다. 그리고 저는 현 집행부에 속하기 전, 작년 11월 규약개정 때도 지금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내용의 주장을 했었습니다.
위의 글을 클릭해보시면, 당시 했던 주장과 지금 하는 주장이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추가된 주장들은 있지만, 서로 상충되는 주장은 없습니다.
그리고 "제도탓에 프레임탓"을 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제가 기획운영팀장으로 재직한 2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의 기간 중 제 권한 내에서 배임을 하거나 아니면 운영위원회의, 또는 회원들의 다수 의견과 반해서 했던 일들이 있다면 가차없이 비판을 하십시오. 다만, 저를 무슨 신이나 초인처럼 간주해서 밑도 끝도 없이 모든 걸 다 뒤집어씌우는 비난을 위한 비난 말고, "너는 이러이러 해야했었는데 이렇게 하지 않았다" 라는 식으로 대안을 제시한 비판 말입니다.
물론 같은 회원이자 동지, 인격체로서의 기본적 예의는 지켜가면서 말입니다. 인격적 모독이 아닌 정당한 비판은 언제든지 그리고 얼마든지 들을 용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인격적 모독과 정당한 비판을 구분 못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리고, "바뀌는 제도가 누구 편에 유리한 지를 잘 살펴봐야 하네" 라고 회원들에게 충고하셨는데, 저는 님의 이 글을 보고 또 정동영과 관련된 어떤 에피소드가 생각났습니다.
당시 정동영계는, 유시민 의원님이 온전한 기간당원제를 주장할 때, 기간당원제 하면 유시민이가 개혁당 출신 당원들을 등에 업고 당의장 될 거다 라고 마타도어 했었지요. 그래서 당시 유시민 의원님이 "당신들이 정 그게 겁나면 나 출마 안한다. 대신 기간당원제는 훼손하지 말아라." 라는 메시지를 던지셨었지요.
어떤 조직의 진로나 개혁을 논의할 때, 이게 누구 편에 유리한가를 먼저 계산하고 그걸로 싸움 붙으면 이미 그때부터 대화는 단절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제가 성난대추님 의견(저 이외에 구체적인 제도개혁안을 제시하신 건 성난대추님 뿐이니 부득이하게 예로 들겠습니다)에 "성난대추님이 다음 지도부에 출마하려고 제도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려고 한다" 라고 꽃마리님처럼 똑같이 주장하면, 그때부터 어디 토론이 되겠습니까?
꽃마리님의 그런 태도는 저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의 표현이자 불관용의 한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제 제안이 맘에 안드시면 성난대추님처럼 제 제안에 대해서 의견을 달리 하는 부분을 반박하십시오. 그것이 저뿐만 아니라 지금의 이 토론을 지켜보는 회원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저에게 "시소를 만드는 이들이 궁물이 아님을 명심하게"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왜 저한테 그런 말씀을 밑도 끝도 없이 하시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제가 적은 글이나 제 그간의 언행들을 보면 대체 왜 제가 꽃마리님에게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말입니다. 꽃마리님은 이미 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계신 걸로 보여 제가 무슨 말을 한다 해도 소용없어 보입니다만 이 글을 보시는 다른 회원님들께 판단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제가 작년에 썼던 다른 글을 퍼봅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꽃마리님께 어줍잖은 충고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제 나이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둘이고, 만으로는 30살입니다. 일반적인 한국사회 통념에 비추어봐도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처음부터 반말로 하대를 받을만한 어린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모든 형태의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유시민 의원님의 팬클럽에서, 나이 조금 많다고 그것도 온라인상에서 하대로 충고를 하는 것은 더더욱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대상이 고등학생이든, 20대초반이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저는 꽃마리님의 글 내용과 상관없이, 꽃마리님이 저를 아랫사람 대하듯이 반말로 하대하신 것에 대해서 큰 불쾌감을 느끼며, 그 부분에 대해서 저에게 공개사과 하실 것을 요청하며 앞으로 저에게든 누구에게든 나이가 어리다고 함부로 말씀하시지 말 것을 요청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