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자성어를 보다보면 재미있는 말이 많다. 특히 정반대를 나타내는 사자성어를 함께 공부하는 것도 나름대로 흥미와 재미를 유발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금상첨화(錦上添花)와 설상가상(雪上加霜)일 것이다. 전자는 좋은일이 점점 많아진다는 뜻이면 후자는 나쁜일이 반복된다는 뜻이다. 나에게 한문을 알려주신 선생님이 매주 한개씩 이러한 사자성어를 알려주셨는데 한문을 공부하는데 흥미와 관심을 가지게 한 좋은 교습방법이라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다.
오늘 이명박대통령이 KBS 이사회의 정연주사장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여 해임을 결정을 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뇌리를 스치는 사자성어가 하나 있었다. 바로 화룡점정(畫龍點睛). 이 사자성어는 "무슨 일을 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성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번 KBS 사장 해임을 통해 이명박정부는 인수위시절부터 야심차고 치밀하게(?) 준비한 언론장악 시나리오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 즉 방송광고공사 사장, EBS사장, YTN사장에 이어 KBS사장을 우군화함으로써 박재완 수석이 언급한바 언론을 통해 자신의 국정철학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국민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굳건한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생각을 할 것이다.
물론 기존 보수언론을 통해 이러한 여론의 조작이 가능하겠지만,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쪼쭝똥 찌라시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던 것을 생각한다면, 영향력 1위, 신뢰도 1위의 언론을 장악하는 것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이러한 의미로 보면 이번 KBS사장 해임은 이명박정부에게는 진정한 의미의 "화룡점정(畫龍點睛)"라 함에 절대 무리함이 없을 듯 하다. 아미 이명박정부와 그 추종자들도 자축을 하는 분위기일거다.
화룡점정의 고사를 보면 반전이 있다. 용을 그리고 난 후에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려 넣었더니 그 용이 실제 용이 되어 홀연히 구름을 타고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는 고사가 뒤이어 나온다. 즉 야침차게 용의 그림을 완성했지만 그 용이 사라짐으로써 결국 그림을 그린 사람과 그려달라고 부탁한 사람 어느 누구도 희대의 걸작인 용의 그림을 소유하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또하나 우리가 잘 쓰는 말 중에 "화사첨족(畫蛇添足)"이라는 말이 있다. 아마 이 말을 못들어본 사람도 사족(蛇足)이라면 뜻을 잘 알것이다. 이말은 "뱀을 다 그리고 있지도 아니한 발을 덧붙여 그려 넣는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군짓을 하여 도리어 잘못되게 함"을 뜻한다. 아마 앞의 화룡점정과는 반대되는 뜻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문득 이번 KBS사장의 전격적인 해임이 화룡점정이 아니라 화사첨족이 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번 KBS사장의 전격적인 해임이 지난 EBS나 YTN사장의 경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후폭풍으로 연결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국민의 저항의 강도도 이전과는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무더위와 휴가기간 동안 수들어 들었던 촛불의 기운이 다시 타오를 수 있는 촉매제의 역할을 하지는 않을까?
과연 이번 KBS 사장의 전격적인 해임결정이 화룡점정이 될까 아님 화사첨족이 될까. 화룡점정이 되더라도 하늘로 올라간 용이 되지는 않을까? 이러한 질문의 답은 국민에게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