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이솝우화>
왕을 원한 개구리들...
(어느 연못 이야기)
원써폰어타임~~~
어느 조그마하고 아름다운 연못에.. 착한 개구리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그런데 개구리들에겐 왕이 없었습니다. 이유는 36년 동안 옆 동네 살던 황새 떼들이 날아와서 왕은 물론이고 개구리들을 잡아먹어.. 왕이 없는 나라가 된 것입니다.
개구리들은 신에게 빌었습니다. 저희에게 다시 왕을 내려 달라고.. 개구리들 우는 소리에 불쌍하다 생각한 신은 개구리 한 마리를 던져주고 왕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개구리는 잡종 '황소개구리'. 예전 황새 떼들과 싸웠다고 하는데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암튼 순진한 개구리들은 이 황소개구리 믿고 살다가.. 고생고생.. 하여.. 결국은 겨우 쫓아내게 되었습니다.
그후 잠시동안 개구리들은 맹꽁이를 왕으로 세웠습니다. 좀 느리고 힘도 없던 맹꽁이는 착하긴 했지만 오래 가진 못햇습니다.
다시 신에게 왕을 내려달라 울자 신은 가물치를 몇 마리 내려주었습니다. 먹성 좋은 가물치들은 맹꽁이를 잡아먹고 그중 한 가물치가 스스로 왕이라고 선포하였습니다. 개구리들이 보기에 그 가물치는 힘도 세고.. 연못 바닥에 눌러앉아 딴 놈들이 까불지 못하게 연못을 잘 지키는듯 했습니다. 좁은 연못에 천적들도 없애주고 힘이 좋아 쓰레기들도 치워주고.. 일을 잘 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연못에 먹을만한 것이 없어지자 개구리들이나 올챙이들을 몰래몰래 잡아먹는 것이었습니다. 개구리들은 화가 났지만 너무 커진 가물치는 이제 어느 누구도 건들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가물치의 수하였던 다른 가물치가 이 가물치가 술먹고 노느 틈에 해치우고 말았습니다.
개구리들은 이제야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했지만.. 그것도 잠시.. 연약한 개구리들만 사는 연못에 먹을 것이 많다고 알고 있던 뱀들이 가물치들이 없는 틈에 연못을 접수하고 말았습니다. 그 뱀들은 닥치는대로 개구리들을 잡아먹고 한동안 배터지게 즐기며 놀았고.. 연못의 개구리들은 점점 씨가 마르고 있었습니다.
개구리들의 원성은 점점 높아졌고 또 원망을 듣던 신은.. 이번엔 좀 고민을 했습니다. 아.. 개구리들에겐 개구리를 왕으로 세우는것이 좋겠다.. 그래서 뱀들을 설득해서 물러나게 하고 개구리를 왕으로 세웁니다.
하지만.. 그동안 그전 왕들이 하도 잡아먹어 쓸만한 개구리가 별로 없어서.. 연못에 남은 개구리라고는 독이 있어 뱀들이 못 잡아먹은 '무당개구리' 한 마리가 눈에 띄어 무당개구리를 왕으로 세웠습니다. 뱀들도 무당개구리는 먹기도 거시기하고.. 그래서 별 반대 없이 왕위를 물려줍니다. 개구리들은 그래도 이제야 개구리가 제대로 왕이 되었다고 좋아했습니다만.. 무당개구리는 좀.. 이상한 놈이었습니다.
연못 구석에서 꽥꽥 대기만 했지 별로 할 줄 아는 게 없던 무당개구리는 연못에 뚝이 구멍난 줄도 모르고 띵가띵가 하다가 연못의 물이 말라버려 다 죽을 뻔 하게 만들어 놓고 원성이 많아지자 왕 못해 먹겠다고 때려쳐 버립니다.
물이 없어 다 말라가던 연못에 난리가 난 개구리들은 부랴부랴 투표를 해서 뚝심도 있고 과묵한 '참개구리'를 왕으로 세웁니다. 참개구리는 큰 몸집을 이용해서 뚝의 구멍을 막고 연못에 다시 물을 채워 겨우 연못을 살려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든 참개구리는 자기 할 일을 다 하고 은퇴를 합니다.
큰 위험이 없어진 연못은 살기 좋아졌지만 아직도 연못 구석에는 호시탐탐 연못을 통채로 집어 삼키려는 놈들이 남아 있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안전하다고 생각한 개구리들은 이제 5년마다 한번씩 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게 되었으므로 별로 왕을 걱정하지도 않고 신에게 빌지도 않았습니다.
평화로운 시기라 별 걱정없던 개구리들은 귀여운 청개구리를 새로운 왕으로 뽑았습니다. 이 청개구리는 정말 약했지만.. 그동안 그 무서운 못된 왕들과 열심히 싸워 살아 남아 왕까지 된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너무 약했던 청개구리는 자신을 왕으로 뽑아준 개구리들에게 고마워 오로지 일만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나.. 먹고 살만해져 비만이 된 개구리들은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일하는 청개구리가 조금 우스웠습니다. 비실비실한 몸매에 삐쩍 말라서는 그 조그만 손으로 일 한다고 하지만.. 개구리들 보기에는 하찮게 보였던 것이지요. 도데체 무슨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왕이라고 하는데.. 혼자 연못 이곳저곳 손보며 돌아다니는 꼴이.. 좀 수상하기도 하고.. 게다가 청개구리는 특성이..ㅡㅡ;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하던 청개구리가 심심하던 다른 개구리들 입방아에 오르내렸지만.. 청개구리는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했습니다. 그 모습에 슬슬 짜증이 난 개구리들이 한 번 쫓아낼까도 생각했지만.. 올챙이들이 반대해서 어찌어찌 5년이 지났습니다.
무료한 10년을 보낸 개구리들은 연못이 무료하게 느껴졌고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매번 먹는 개구리밥이나.. 가끔 먹는 날파리도 별로 없고.. 비만이 된 개구리들은 뭔가 "새로운것"이 필요했습니다.
이때 마침 연못 주변에 살고있던 쥐가 나타났습니다. 개구리왕은 좀 힘이 없는 것 같고.. 뱀이나 가물치나 황새들, 황소개구리 등.. 등치 큰 왕들은 부담되던 개구리들은 좀 만만해 보이는데다 빠르고 눈치있는 것 같은 '쥐'를 주목했습니다.
쥐는 그동안 뭘 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물을 싫어하는데다 연못 주변에서 지저분한 쓰레기나 줏어먹고 살던 쥐가 별로 위험해 보이지도 않고 연못의 음식에 질린 개구리들에게 근처 쓰레기 하치장에도 많이 들락거려 새로운 먹을거리도 많이 알고 있는 쥐가 개구리들에게 새로운 먹거리와 놀거리를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뒤에 숨어있던 황새며 뱀이며 가물치 황소개구리들과 그 밑에 붙어먹고 살던 잡개구리들은 너무나 물이 깨끗해져 활동하기 힘들었는데 쥐를 이용하면 연못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어 맘껏 개구리들을 잡아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쥐를 응원하였습니다.
연못의 개구리들은 자만이 지나쳐 별 생각 없이 결국.. 쥐를 왕으로 뽑고 말았습니다.
하늘에선 신이 혀를 끌끌 차고 있었습니다. 왕이 된 쥐는 개구리들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쥐는 원래 쓰레기장이 되어야 살기가 편한 법인데.. 연못은 너무 깨끗했습니다. 쥐는 젤 먼저 연못을 몇 개로 쪼갤 궁리를 합니다. 쥐는 수영을 잘 못하기 때문에 큰 연못이 싫었던 것이지요.
몇 개로 쪼개면 물도 얕아지고 쉽게 마르게 될 것을 생각한 쥐는 개구리들을 꼬셔서 일을 시킬 궁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먹을거리라며 저 멀리 떨어진 쓰레기장의 버려진 썩은 고기며 쓰레기들을 가져다 연못을 풍요롭게 하자고 외칩니다.
그 동안의 소박하지만 안락한 삶에 만족하지 못했던 비만 개구리들은 쥐의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 이제 연못의 개구리풀이나 날벌레들 먹기가 지겨웠던 개구리들은 그래 우리도 이제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자.. 하고 별 생각없이 동의를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연못 밑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큰 개구리들이야 물 밖에서도 사니까 몰랐지만.. 물속에 살던 올챙이들은 큰 일이 난 것입니다. 연못이 쪼개지고 썩은 음식들이 연못에 쌓이면 물 속에 사는 올챙이들은 앞으로 살아갈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올챙이들은 어른 개구리들에게 자신들의 사정을 이야기하기 위해 모여서 큰 소리로 아우성을 쳤지만.. 그러나 올챙이들의 외침은 개구리들에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개구리들의 또 하나의 가장 큰 특성 중 하나가.. 바로.. "올챙이적" 시절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작지만 아름답고.. 물이 마르지 않으며 수천년을 삶의 터전으로 알을 낳고 올챙이가 커가며 다른 동물들도 평화롭게 와서 목을 축이고 살 수 있었던 연못은.. 여러 개로 쪼개져 물이 마르고 쓰레기가 버려져 썩어가고 더 이상 알을 낳지도 올챙이가 살지도.. 개구리가 헤엄칠 수도 없는 시궁창이 되고 말았습니다.
남아있던 개구리들은 쥐가 가져다 준 이상한 썩은 고기들을 먹고 모두 미쳐 버렸습니다. 이때다 싶은 연못 주위에 살던 뱀이며 황새며 족제비 들개들이 모여들어 그나마 남은 미친 개구리들을 모두 잡아먹고.. 쥐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져 '쓰레기장'으로 도망가고 말았습니다.
다 말라버린 연못 바닥에는 마지막으로 태어난 몇 마리 올챙이들이 말라서 죽어가고 있었고.. 지나가던 황새 한 마리가 사뿐히 내려 앉아 한마리 집어먹다가.. 이상한 맛이 나서.. 퇴.. 하고 뱉어내고는 다시 날아가 버렸습니다.
뱉어진 올챙이는 어른 개구리들을 원망하며 마지막 눈물을 흘리고 조용히 잠들었습니다.
올챙이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