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김반장님의 글을 읽으면서 몇가지 스치는 생각이 나서 몇 자 적고자 합니다. 거기다가 울 대장이 두 개의 글까지.. 오늘은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글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1. 촛불의 진화와 한계
촛불의 한계에 대해선 김반장님이 정확하게 지적한 것 같습니다. 다만 한가지만 덧부치면 과격파와 온건파의 갈등을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촛불은 조직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양상으로 진화가 되고 있습니다.
이 진화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지금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진화는 항상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부정적인 부분을 인지했다고 해도 부정적인 것만을 제거하고 진화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어둠이 빛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처럼 진화의 과정에서 부정적인 부분은 필연이라고 전 봅니다. 다시 말해 어두운 부분은 진화해 나가는 촛불시민들이 짊어져야 할 부분이라는 겁니다. 어제의 촛불도 새벽까지 이어지면서 물대포와 격렬한 저항이 있었습니다.
전 그 와중에서 매우 의미있는 두가지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하나는 차벽 앞에서 과격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과 그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소통을 보면서 희망을 느꼈습니다. 80년대 화염병과 각목에 익숙한 우리 386은 조직의 명(?)에 움직였습니다. 조직이 생명이었습니다.
그 당시 조직과 소통을 요구하는 사람은 가차없이 소외(?)당하는 일들이 그때 그 바닥에서는 상식과 원칙이었습니다. 조직의 보위(?)가 그 어떤 것보다 우선이었던 시절을 경험한 저에겐 조직 없이 움직이며 그때 그때 소통하고 결정하는 모습들이 어설프게 보이기도 했지만 그게 촛불을 두달 이상 이끌고 올수 있었던 힘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후방에서 과격한 행동을 하지 말자며 동대문 쪽으로 행진을 하자는 사람과 위험한 몸싸움으로까지 갈 뻔한 상황임에도 서로가 자제하면서 위기를 넘기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게 힘이고 원동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김반장님과 감자호크님도 나서서 말렸기에 위기를 넘기지 않았나^^ 하는 자화자찬을 해봅니다.)
그래서 어설프고 중구난방식의 무질서라서 조직의 필요성을 아고라인들은 물론 많은 현장의 사람들이 제기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게 오히려 스스로 진화해서 성숙해 나갈 수 있는 촉매작용을 한다고 봅니다. 오히려 이런 한계가 진화의 동력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2. 촛불정국의 유시민의 포지션
이 부분에 대해선 이전부터 게시판에 많은 분들이 좋은 얘기를 해주셔는데요. 그래서 저는 조금 다른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하려 합니다. 촛불에 유시민이 나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물론 시점이 되면 나오겠죠. 하지만 그 타이밍이라는 것도 커튼 콜을 우리가 아니라 외부에서 불러야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외부에서 부른다고 기다렸다는 듯이 나오는 것도 웃기겠죠.^^ 그래서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명분!!
그럼 언제일까요? 제가 부채도사가 아니라서 모릅니다. 하지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럼 무작정 기다려야 할까요? 아닙니다. 준비해야지요. 오늘 보니 열심히 집필중이시고 강의준비도 하시고 계시니, 이런 것도 준비입니다.
다만, 내공을 쌓고 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될 수 있으면 정치적 행보나 발언을 하지 않는게 좋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울 대장이 지금 무슨 준비를 하고 있느냐, 이게 중요합니다. 낙향한 선비가 다시 나라를 위해 나서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국민인 왕이 커튼 콜을 해줄 때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하나는 국민인 왕이 커튼 콜을 해주지 않아도 나서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목숨을 걸고 사대문 앞에 사약을 받을 각오로 나라를 위해 충언을 해야 할 때입니다.
전자는 다시 국민이 유시민이 필요하다고 불러줄 때를 위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들은 채워나가면서 준비를 해야 하고 후자는 국가의 위기상황시 나섰을 때 그 파급력이 핵폭풍에 가까울 정도의 영향력이 있어야 합니다.
단지 1/n의 촛불 정도로는 의미 없습니다. 결국 전자나 후자의 역할을 하기 위해선 울 대장이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당장 시청에 유시민이 촛불을 들었을 때 그 영향력이 핵폭풍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유시민은 그 능력을 낙향하고 있는 지금 키워야 합니다.
유시민을 광유빠들만의 우상(?)으로 만족한다면 딱 여기까지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꿈꾼다면, 시민광장은 물론이고 유시민 본인도 그 컨텐츠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머 물론 울 대장이 이미 정치판을 은퇴할 생각이라면 이 모든 게 아무런 소용이 없겠지만.^^
3. 시민광장의 길
이래 김반장님이 지적했듯이, 아니 지난번에 집행부에서 안건으로 제안한 <사이버 가설정당>과 <사이버 언론>이 지금 이 시점에 촛불의 열정을 담아낼 수 있는 대안이라고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머 많은 대안 중에 가장 가능성있는 대안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촛불이 지칠 때도 되었다고 봅니다만, 현장에서는 느낀 것은 그렇게 지쳐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매번 지칠 만 하면 기름을 한번씩 주기적으로 확 부어주는 맹바기 때문에...
아마도 김반장님은 가설정당과 사이버 언론의 전 단계로 시민광장 주도하에 <시민주권마당>이라는 멍석을 깔자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시민입니다. 유시민이 지금 낙향해서 은둔생활을 하고 계신데, 우리가 무엇을 해도 유시민과 엮여지는 부담이 시민광장은 물론 울 대장도 부담은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의 고민의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그래서 전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는 겁니다. 지금 촛불의 흐름이 어떻게 진화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촛불에 무임승차 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울 대장이나 시민광장이나 스스로 이 상황을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지금 판에서 중요한 것은 아스팔트(직접) 민주주의를 극복할 <대의민주주의> 정치세력에 대한 욕망, 이 갈망이 어느 정도 분출하고 있는가입니다. 아고라에서 촛불당이니 아고라당이니 하면서 논의가 일어나기는 합니다. 거기에 당수로 유시민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도 알 겁니다.
문제는 이런 움직임이 인위적이냐 아니면 자연적인 흐름이냐, 이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첫번째에서 거론한 것처럼 지금의 촛불이 어디로 진화할 것인가. 그리고 그 진화와 한계를 촛불에게 맡겨보고 지켜보자고 한 것입니다.
직접민주주주의 한계를 스스로 자각할 때 비로서 <대의민주주의>의 대안으로서 정치세력에 대한 논의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동안 울 대장이 지금의 촛불의 힘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 능력을 갖출수 있느냐 이게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시민광장이 촛불의 서포터 역할을 하면서 <시민주권광장>의 마당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아젠다 선점이 중요합니다. 개헌, 유연한 정당, 기타 등등의 논제를 생산하는 기지가 되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물론 촛불현장에서 그 위용이 대단한 <시민주권>이라는 시민광장의 깃발을 휘날리면서 말입니다.
사족.
몇 자 적을려고 했는데 적다 보니 길어졌습니다. 이 무더운 여름에 긴 글 읽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무튼 내일도 시청이 막히면 청계천에서 만납시다. 시민광장 깃발이 있어 찾기는 무지 쉽더군요.^^ 여전히 문맥의 어색함이나 오타는 셀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