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부끄럽다는 말부터 나옵니다. 염치도 없습니다.
그토록 열심히 누구보다 앞장서서 '기간당원'임을 떳떳이 여기고, '기간당원제 사수'를 외쳤으며, 참여하고 실천하여 왔습니다. 그런 제가 노무현 대통령의 간곡한 당부의 말씀을 전해 듣고 입장을 바꾸었습니다.
자기부정이며, 자기모순이 분명합니다. 그러기에 제 자신 부끄럽고 같이 부대끼며 행동해 온 동지들에게 정말 부끄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살다 이토록 부끄러워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자부합니다.
저만큼 열성적으로 기간당원의 의무와 책임을 다한 당원도 없다고 말입니다. 집회 때마다, 선거 때마다 온 몸을 던져가며 실천해 왔습니다. 그것이 기간당원이 마땅히 할 일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게시판을 통해서 갑자기 기간당원제를 사수해야 한다는 생소한 아이디를 보면서 참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그동안 그들은 무얼했는가? 하고 말입니다. 과연 얼마나 기간당원의 책무를 다해 왔는가? 라고 말입니다.
현장에 나가 보면 대번에 압니다.
누가 누가 나왔는지를. 매번 나오는 당원만 나옵니다.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누가 얼마나 열성적으로 기간당원의 의무를 다해왔는지 알 정도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갑자기 기간당원의 화신이 되어 있습니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실천해온 제가 하루 아침에 노 대통령의 말씀에 변했습니다.
왜냐구요? 저는 노 대통령을 믿기 때문입니다. 백전노장 불굴의 의지를 가진 그 분을 진짜로 믿기에 그렇게 되었습니다. 정치는 남들이 못 보는 점을 봐야 하고, 남보다 한 발 앞서서 봐야 합니다. 저는 대통령이 그런 분이라 여깁니다.
제가 기간당원제라는 어느 한 부분에만 집착하고 있을 때, 전체를 바라보라고 말씀 하십니다. 앞으로의 큰 줄기를 보라고 하십니다. 지금은 잠시 기간당원제를 유보해 두라고 하십니다.
기간당원제의 포기가 아닙니다.
더욱 더 강화해 나가야지요.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비를 내며 민주적 절차에 충실한 그런 정당 이루어 보는게 우리의 소원 아닙니까? 그런 정당을 만들기 위해 지금은 걸리적 거리는 것이 많으니 잠시 미루어 두자는 것입니다.
전략적인 면도 있습니다.
어느 분은 자존심도 없냐? 라고 합니다. 저는 이런 자존심은 열번이라도 버릴 수 있습니다. 더 큰 무엇을 쟁취하기 위함이라면 자존심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존심을 내세울 만한 변변한 사람도 못되기도 하고. 그래서 저는 받아 들이기로 했던 것 입니다.
지금은 잠시 찌그러져 주지만 멀리 높이 날기 위해 잠시 날개를 접어 두는 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