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어떻게든 우리당을 깨지 말고 '우리당을 중심으로 대통합'을 하자고 하십니다. 당신이 걸림돌이 된다면 탈당도 마다하지 않겠다 하십니다. 당신의 목표는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이라고 하십니다.
우리당을 지키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와 당을 사수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결국 공동의 목표는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확대하자는 것인데 말입니다. 신당파들을 끌어 안자는 대통령의 말씀이 그렇게도 섭섭들 하십니까.
열린우리당이 지금과 같은 혼란에 빠진 과정을 살펴봅니다.
대통령과 우리당의 지지율 추락, 한나라당과 대선후보들의 지지율 고공비행, 우리당 대선후보들에 대한 국민의 외면, 2007년 대선 패배, 2008년 총선 불투명으로 이어지는 자학적 사고에서부터 출발한 통합신당 논의는 필연적으로 대통령과의 차별화 움직임으로 나타났고, 이를 현실화 시키기 위한 신당파들은 '열린우리당은 실패했다',대통령이 나가야 한다','신당을 만들겠다'...는 구호를 외치기에 이르렀습니다.
초창기 그들의 주장은 누가보아도 민주당과의 합당을 전제로한 신당주장이었기에 우리는 도로지역주의에 대한 회의와 경계에 들어갔고, 논의가 외연확대를 위한 오픈프라이머리등 대통합론으로 이어지면서는 우리도 우리당 주변을 둘러싼 현실의 다양한 벽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당을 해체하기 위한 명분을 만들어 온 사람들에게 우리가 줄곧 요구한 것은, 열린우리당이 실패했다면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당을 이끌어온 주류파에 있으니 백의종군을 하던지 당신들이 싫다면 탈당해라 우리는 우리당을 지키겠다는 강력한것이었습니다.
또한 우리당의 구성원 공동의 역량부족이라는 책임 또한 회피할 수 없으니 대오각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국민의 신임을 받기 위해 노력하자는 자기성찰적인 것이기도 했지요.
그러나 이미 마음이 떠난 신당파들은 비대위를 통해 기간당원제 폐지,기초당원제로의 전환을 결의하였지요. 이에 반발한 기간당원들은 법원에 비대위의 결정사항에 대한 법적효력을 물었고, 법원은 비대위의 당헌개정은 불법이라고 판단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상처를 입은 통합신당파의 3명의 의원들의 선도탈당이 있었고, 탈당을 선언하고 대기중인 의원들과, 그보다 훨씬 많은 의원들이 추이를 지켜보며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기초당원 문제는 오는 29일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결정 단계가 남아있는데 이 과정을 원만히 넘어가야 2.14전당대회도 무사히 치룰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중앙위원회에서 기초당원제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신당파의 탈당러시는 집단적으로 강행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된다면 2.14전당대회의 개최여부도 장담할 수 없거니와 우리당은 말그대로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리적으로라도 중앙위원회 결의를 막겠다는 것은 그들에게 탈당빌미를 제공하는 것일뿐 그로 인해 우리가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통합신당파들이 막말로 그래 '너들끼리 잘해봐라'하고 집단탈당을 강행한다면, 우리당은 의원 몇만 남은 소수당으로 전락할 것이고, 참여정부의 남은 일년을 제대로 보필할 원동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최악으로 민주당이나 민노당 정도의 소수당으로 남게된다면, 지금 우리가 고민하는 기간당원제 사수의 문제만이 아니라, 차후 어떤 진로도 장담할 수 없는 암울한 상황에 고립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는 바로 그것 아니겠습니까.
이와 같은 상황을 쭈욱 지켜보며 고민한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내가 걸림돌이 된다면 떠나겠다, 나를 위한 당이 아니라 여러분이 만든당이니 여러분이 남아서 우리당을 지켜달라고 부탁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중도대통합이라면 여러분들이 서로 함께 못할게 없다, 내분을 잘 수습해 우리당을 중심으로 대통합을 이루어 달라 부탁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고민하는 것은 당헌개정을 둘러 싼 논란을 최소화 시키고 당을 지키고 가면서 더 큰 승리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하지 않는가 하는 현실적인 선택과, 기간당원이라는 명분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그것만은 지켜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어느 것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하는지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겠으나, 저는 더 크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지금은 숲을 보고 가야할 때입니다. 좋은 숲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은 비옥한 땅과 깨끗한 햇빛, 단단한 묘목과 신선한 물을 먹고 무럭무럭 자란 나무들이 필요하듯이, 기간당원제는 민주정당의 핵심이면서도 그렇게 되기 위한 여러 조건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 자체가 숲일 수는 없습니다.
땅,햇빛,씨앗,물,나무들..지금은 이 모두가 함께 있는 숲이 필요한데 씨앗이 우선이다 땅이 우선이다...한가지만 고집하다가 자칫 나무 하나 잘 키워 놓은 작은 정원으로 만족해야 한다면, 숲을 만들고자 했던 우리의 노력은 오히려 좌절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탄탄한 정당의 밑조직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협화음을 서로 이해하고 기다려 주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원래 민주주의는 더디게 성장하는 것 아니던가요. 그들에겐 사활이 걸린 문제인데, 우리역시도 우리의 입장만을 고수한다면 벽창호들끼리 만든 정당이 되지 않겠습니까. 말로가 험악해지지 않겠습니까.
왠지 화가 나고 왠지 섭섭하고 왠지 굽히는 기분이겠지만 한번 접어 주고 가 보십시다...와신상담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요. 지금은 그들에게 탈당명분을 무리하게 만들어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나무가 아니라 숲을 생각할 때, 못난 것도 있고 잘난 것도 있고, 숲은 그렇게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에효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