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제조업체인
농심과
삼양식품이 최근 자사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나란히 곤욕을 치렀지만 일부 네티즌들의 불매운동과 사주기운동으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라면업계는 1989년 삼양식품 라면의 '공업용 우지 파동'이후 최대의 위기에 휩싸여 있다. 삼양식품은 최근 컵라면에서 금속너트가 발견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회수조치를 받았고 농심은 라면에서 바퀴벌레가 나와 식약청 조사를 받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몇몇 언론사에 대한 광고 게재를 문제삼아 삼양식품에 대해서는 구매운동을.농심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파문은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형님먼저 아우먼저?
과거 라면 광고에 나왔던 대사의 한 토막. 최근 라면업체들이 좋은 일이 아닌 불미스런 일로 '형님먼저 아우먼저'를 떠올리게 해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삼양식품이 먼저 호되게 당했다. 고양시 일산의 주부 이 모씨가 '맛있는 라면'컵라면에서 금속 너트를 발견해 신고했고. 식약청은 제조과정에서 혼입됐다는 결론을 내리고 같은 날 생산된 제품에 대해 회수조치를 명령했다. 농심은 '바퀴벌레 신라면' 파문에 휩싸였다. 전주시 남노송동에 거주하는 최 모씨가 지난 7일 신라면에서 바퀴벌레를 발견했다며 신고한 것. 농심은 유통 과정에서 들어간 것 같다면서 지난 17일 식약청에 정식으로 조사를 요청했다.
◇나란히 이물 파문. 엇갈리는 희비
농심과 삼양식품이 이물 라면으로 질타를 받은 것까지는 비슷했지만 이후 양사는 전혀 다른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삼양식품 라면에 대해 구매운동을 벌인 반면 농심 라면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을 벌인 것. 네티즌들은 농심에 대해 특정 언론사에 광고를 게재했다며 인터넷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농심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만 광고를 한 적이 없다. 새우깡에서 이물이 발견돼 대부분 언론에 사과광고를 낸 것을 제외하고는 광고를 하지 않았다"면서 "네티즌들이 농심 광고라고 주장하는 건강기능식품 정어리 펩타이드 광고는 우리와 관계없는 판매회사가 집행한 것이다. 제조는 우리가 했지만 광고는 판매회사가 했다. 당연히 광고비도 판매회사가 부담했다"며 억울해 했다.
반면 삼양식품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삼양식품의 한 관계자는 "네티즌들 사이에 여러 말들이 오고 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회사가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1997년 외환위기 직후 부도가 나기도 했던 우리 회사는 광고를 하지 않은 지 꽤 오래 됐다"고 말했다.
◇네티즌 구매운동에 이물 파문에도 라면 판매 늘어
국내 라면 시장규모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지난해까지 정체 상태를 보였다. 라면은 참살이 열풍과 맞물리면서 한 끼 식사에서 간식이나 입맛이 없을 때 먹는 음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 동향을 조사한 결과 이물 파동과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라면이 지난해에 비해 잘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네티즌들의 구매운동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삼양식품 라면 매출은 6월 들어 지난해 대비 91.5%나 늘었다.
할인점
이마트의 지난해 대비 라면 매출 신장률은 1월 17%에 이어 2월에는 55%나 됐다. 2월에 라면 매출이 급증한 것은 3월 라면값 인상 소식에 소비자들이 서둘러 구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게 이마트의 분석. 3월에는 증가율이 5%로 뚝 떨어졌지만 4월 15%. 5월 26%.6월(18일 현재) 24%로 다시 늘고 있다. 농심은 지난 3월 할인점에서 판매되는 신라면 5개 들이 한묶음 가격을 2600원에서 3000원으로 13% 인상했고.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을 올렸다. 인상된 가격을 고려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지난해에 비해 라면을 더 많이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GS마트의 라면 매출 흐름도 비슷하다. 1월 28.8%.2월 56.1%로 매출이 늘다가 가격 인상이 단행된 3월에 15.4%로 떨어졌다. 이후 4월 18.0%.5월 23.7%.6월(18일 현재) 26.3%로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