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올해 고2가 되는 큰딸 혜진이가 토요일날도 촛불문화축제에 가게 되면 자기도 데려가달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지지난 주인가 일요일날 큰애를 데리고 나갔다가 동성로축제와 맞물려서 촛불문화제 자리는 노래자랑자리로 바뀌어져 있어서 헛탕치고 모처럼 딸애랑 밥 사먹고 핀도 사고 옷도 사고 데이트를 했습니다.
혜진이가 먼저 가고싶다는 말에 대견도 하고 옳은 것에 대한 표현의 모습과 그 속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느끼게도 해주고 싶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도 같이 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땐 빨간 바바리 입은 엄마의 큰 소리에 오히려 쑥스럽다며 고개를 잘 들지 못했답니다.
토요일이 되었고... 낮에 집에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계시는 손님이 오셨습니다. 지금은 애들 공부 때문에 시지로 이사를 가셨지만 10년이 넘는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은 꼭 만나는 오랜 지기분이시고... 그리고 우리 부부와 같이 2002년 때 노짱을 찍으신 분이고 이번에는 저를 제외한 세 분은 엠비를 찍으셨지만 발등 찍은 후회를 누구보다도 하신다는 공무원이신 부군이 계시고 해서 가족끼리 같이 갈까 싶어 슬쩍 혜진이도 갈려고 한다고 운을 띄운 것에 답이...
"좀 있으면 학기말고사 있는데 데리고 가지 마세요. 공부해야지..." 혜진이 보고도 "혜진아, 시험공부 해야지 어딜 가노 가지마라..." 딸과 저는 순간 황당... 사실 그분 아이들 둘 다 우리 애들이랑 학년이 같고 또 엄마의 열성으로 잘하는 편임... 그래도 급실망...
고등학교 선생님이면 억지 이해라도 해보겠지만 7월에 있는 학기말시험이고 인성을 위주로 교육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초등 선생님에게서 나온 말이라곤 혜진이도 아빠한테 충격 먹었다고...
제 생각에도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사고와 판단의 기준을 주지 않은 채 공부만 시켜서 애들이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가고 저희 나이가 되어 사회의 중심 연령 계층이 되었을 때 이런 현실이 닥칠 때 어떻게 행동할까요? 나 아니어도 세상은 잘 돌아갈텐데 뭐... 슬그머니 편승이나 부모들처럼 방관자가 될까 걱정보다 엠비의 사고가 되어 우리 애들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두렵다면 지나친 기우일까요?
이해가 되지 않은 반대 속에서 딸애랑 부지런히 지하철 타고 대구백화점 앞에 가서 엄청난 시민들 속에서 힘차게 노래하고 구호하고... 혜진이가 그렇게 옥타브가 높은지 몰랐습니다 하하하... 팔짱 끼고 행진하면서 둘이서 같은 생각으로 즐거웠습니다.
지하철 막차에 쫓겨 아쉬워하는 혜진이를 달래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반바지를 입은 제다리를 보니 며칠은 씻지 않은 듯한 얼룩덜룩한 몰골도 즐거웠습니다. 지하철에서 만난 중1학년의 세명의 남학생들에게도 수고했다고 기특하다고 칭찬했습니다.
집에 와서 오마이뉴스에서 중계하는 서울 상황을 지켜보며 안타깝고 미안하고... 참석자분들의 과격행동에 대한 얘기도 오늘은 분분하고 저도 비폭력을 우선하지만 이해도 간다 싶더라구요.
저는 낮에 일을 해서지만 지방이라 매일 가지도 못하고 일주일에 두어번 뿐이 못가지만 갔다 오면 아침에 못 일어나서 헤매는데 서울분들 한달을 넘게 날을 새우시고 얼마나 힘드실까... 그래도 엠비는 별반 대책도 아웅이고... 내용 없는 요청에 답... 요즘 시대에 구두가 말이나 되나요?
그렇다 치고라도 부시가 끝나고 말면... 정책이란게 몽땅 이러니 분노의 표출될만 하다고도 이해됩니다. 그래도 비폭력이어야 하는 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길을 열어 주어 청와대 앞에 가고싶은 맘은 저도 꿀떡이랍니다.^^
한번은 회원님과 같이 나가면서 4년 내내 이러구 나가야할지 모르겠다며 웃었습니다. 앞으로 험난한 길이 아주 긴 길이 되어도 서로 힘을 주는 회원님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다보면 분명 끝은 있을 것이고 그 끝에 환하게 웃을 모습에 지금의 피로는 행복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