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관련 촛불집회 등 이즈음의 시국을 만들어낸 과정을 보면서 일부에서는 '아고라 혁명'이라고 한다.
누군가가 지도하고 이끌어가는 정치가 아니고, 국민의 직접적 의사 표현들이 모여 방향에 대한 큰 줄기를 이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할 것이기에 정치적으로 보면 혁명이라 이름 붙여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방향성과 방법론에 대하여 합의해 나갈 수 있는가?
바로, 우리 민주주의의 토양이 그만큼 굳건해졌으며 국민의 수준이 이제는 개인간의 의견과 입장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방향과 방법론에 있어 큰 줄기의 합의를 이루어낼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벌써 다음을 생각하고 있다.
국가적 시행착오를 겪지 말자는 의미에서 새로운 정치를 위해 꼭 이루어야 할 일들을 미리부터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조중동 폐간, 한나라당 제거, 강경 진압 경찰 공무원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 친일 반민족 행위자 색출 재개, 뉴라이트 숙청, 민주당에 대한 경고, 민노당의 친북 노선에 대한 경고 등은 물론,
부패한 종교 지도 단체 처단, 종교단체의 헌금에 대한 세금 부과, 입법부에 대한 모든 법률 개정권을 국민에게, 이명박 관련 모든 혐의 재조사, GMO 농산물 수입 금지 등,
다양한 의견들을 정리해 둔 어떤 글을 읽으면서 적어도 현실 정치권이 아래의 일 정도는 꼭 풀어야 할 것 같아서 정리해 보았다.
* 직접 민주주의의 강화를 위해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에 대한 국민 탄핵 발의권 부여.
* 각종 선거 참여에의 준 의무화.
* 선거권자의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하면 결선 투표 검토 (마이너스 투표제 아이디어도 있다).
* 비례 대표제에 있어 공천 헌금 등의 부정 방지를 강화하고 전문성, 지역 배분 등을 고려하여 개선.
* 집시법 및 선거법에 있어 국민의 의사표현 자유를 강화.
* 사학법 개정.
* 대통령 연임제 검토.
* 고의적 세금 탈루 등에 대한 제재 강화.
* 부동산을 이용한 불로소득 차단 (일부 자본주의 개념을 철회하자는 의견도 있다).
* 고의적인 여론 조작을 위해 사람을 고용한 정당에 대하여 국고보조 제한.
* 대법원장 및 검찰청장의 선출을 위한 국민투표.
* 교육 과정에 대한민국 역사 부분에 대한 강조.
* 언론에 대한 특정 개인 및 기업 등의 소유에 대하여 의결권 등의 일부 제한 도입과 편집권 독립 등 제도 개혁.
* 기자의 정치적 중립 의무화.
정리하고 있자니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들이다. 현실 정치권이 전혀 모르는 일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중이 좋은 방향을 유지하고 있을 때 정치는 화답하고 실천해야 한다.
내가 요즈음 시위 현장 등에서 느끼는 가장 위험한 상상은 바로 '불신지옥'이다. 아무도 믿지 못하는 사회가 올 수도 있다는 상상이야말로 가장 끔찍한 상상이 아닌가?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결국 정치권은 물론 사회와 사람 모두에 대한 불신으로 결말지어질 수 있으며 이는 우리 사회 전체에 있어 큰 불행이 될 것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쇠고기 재협상의 문제가 아니라 철저한 불신의 늪에 빠져버렸다.
이후에는 어떤 정책을 수행하려 해도 이면에 어떤 의도가 있다는 식의 국민적 의혹이 확산될 터이고 결과적으로 정권 운용에 대한 불신은 총체적 난국을 도래하게 할 수도 있음을 이즈음에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굳이 주관적으로 상상해 보자면, 결국 이 정권은 헌법이 정한 임기를 채우지 못하거나 주도력을 잃은 식물 정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힘없는 정권은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이며, 각축을 벌이고 있는 아시아 주도권 싸움에서 우리가 어떻게 온전히 살아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면 아득하지 않은가?
정치가 여당만의 전유물이 아니듯이 야당 또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요즈음 이 정권을 만든 이들까지 나서서 개개인의 이해와 맞아 떨어지는 개헌 등의 방법으로 정국 돌파를 시도하려 할 공산이 큰 시점에 서 있음을 알기에 국민은 불안하다.
‘집단 히스테리’ 라는 말이 있다.
도피 메커니즘이 기반이 되어 집단 내에 만연하는 현상이라고 하는데 결국 도피하고자 하는 소망이 바탕이 된다는 집단 히스테리는 현실에서의 도피 욕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암시적 모방에 의해 발생된다고 한다.
우리 국민을 집단적 히스테리에 빠지게 할 것인가, 아니면 희망의 엔도르핀이 돌게 할 것인가?
이 물음에 답할 책임은 바로 여러분, 정치인과 정치를 하고자 하는 이들이 이 시대에 받은 소명인 것이다.
과연 당신들은 성난 국민, 현실에서의 도피를 바라는 위험한 대중을 감당할 수 있는가?
무서우면 다시 일어서서 말하라! 그리고 아스팔트 위에서든 어디든 국민과 함께 다시 정치를 시작하라!
이 요구는 그대들을 믿었던 국민으로서의 정당한 요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