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어른들을 증오합니다.
저는 전라도 광주에 사는 중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어제로 저의 인생설계가 40대를 채 못 가 멈춰버렸습니다. 40대까지 살아있을 수 있나… 하는 의문 때문입니다.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어제저녁 학원에서 돌아온 후 10시경 PD수첩 다시보기를 통해 보았습니다. 느낀 점은 단 한 가지입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증오도, 저딴 소를 팔아넘기는 미국에 대한 분노도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 미쳐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는 공포입니다. 궁금합니다. 이명박을 뽑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한나라당을 뽑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도 저도 아니고 투표 한번 안 하고 놀고 계신 생각 없는 분들은 무엇입니까?
투표권을 가진 우매한 어른들 때문에 투표권이 없는 우리까지 죽게 생겼습니다.
'쇠고기 안 먹으면 되지 뭐…' 하는 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쇠고기는 구워 먹고 지져 먹고 볶아 먹는 식용으로만 쓰일 뿐 아니라 생리대, 기저귀, 화장품 등등 여러 생필품에 들어갑니다. 당장 당신 이웃이, 당신 부모가, 당신 자녀가, 당신 배우자가 혹은, 당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어른들은 소중한 한 표를 쓰레기통에 집어넣었고 그 쓰레기통에서 기어나온 구더기는 거대한 괴물로 변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 죽이려 들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걱정입니다.
라면도 먹을 수 없습니다. 수프에 쇠고기가 들어갔다더군요. 과자도 먹을 수 없습니다. 쇠고기가 들어갔을 수도 있다더군요. 우유도 먹을 수 없습니다. 소니까 아무튼 위험하다더군요. 외식도 할 수 없습니다. 값싼 미국산이 나돌 테니까요.
저희 누나와 엄마는 생리대도 못 찹니다. 쇠고기 성분이 원료에 포함된다네요. 어린 제 사촌 동생과, 앞으로 태어날 다른 사촌 동생 한 명은 일회용 기저귀를 쓰지 못합니다. 쇠고기 성분이 원료에 포함되어있으니까요. 화장품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전 원래 안 쓰지만, 저희 누나와 엄마는 이제 죽을지도 모릅니다. 캡슐약도 먹을 수 없습니다. 약가루에도 쇠고기가 원료로 쓰인다는군요.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위에 나열한 것들은 단지 저와 저희 가족뿐만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겪어야 할 일입니다. 그 잘나신 상위 1%들도 말이죠.
제가 기억하는 짤막한 우화를 하나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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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호수에 개구리들이 살았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왕을 원했다. 그들은 하느님께 왕을 내려달라고 빌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 통나무를 호수에 내려보냈다. 개구리들은 통나무를 왕으로 모셨으나, 움직이지도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통나무 왕에게 화가 나서 다시 하느님께 "이번에는 제대로 된 왕을 주십시오." 하며 또다시 빌었다. 그러자 하느님은 황새를 보냈다. 개구리들은 좋아하며 황새를 왕으로 모셨으나, 그들에게 돌아온 건 죽음뿐이었다. |
오래된 기억이므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과는 상관없이, 우리나라의 현실에 적용시켜보자면 우리나라의 어른들은 노무현 정부를 제대로 하는 것도 없다면서 비판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어른들은 새로운 대통령을 원했고 우리나라의 어른들은 이명박을 새 대통령으로 추대했습니다. 그 결과는,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이어질 추악한 세상과 죽음의 공포였습니다.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른들끼리만 하는 정치에서 아무것도 못하는 우리가 어른들의 잘못에 죽어납니다. 후회한다고 하는 어른이 있습니다. 후회할 짓을 왜 했습니까? 우리나라의 어른들은 살인마를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할 사람으로 뽑은 겁니까?
저는 이제 고기 먹지 않을 겁니다. 어쩔 수 없죠. 과자도, 우유도, 라면도 안 먹을 겁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생겨도 키스하지 않으며, 화장품은 물론 로션도 쓰지 않을 것이며, 약도 먹지 못할 겁니다. 이게 어른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세상입니다. 대한민국의 어른들, 참 감사드립니다.
어른들만 국민이 아닙니다. 당신들이 사리분별 못하고 서양문화에 절었으며 예의 없고 한참 어린놈으로만 생각하는 저희도 국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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