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을 맞이해 진지한 화두 하나를 던지련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한나라당과 이명박 캠프에서 줄기차게 주장했던 ‘잃어버린 10년’에 관해서다. 손석춘의 표현처럼 명토박아 두는 바이다. 꺼내는 것은 당신들 자유였지만 도로 집어넣는 일만큼은 우리네 몫이다. 잃어버린 10년을 둘러싼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끝나기는커녕 이명박 정권 5년 내내 귀에 못이 박힐 지경으로 듣고 듣고 또 들어야 하는 이야기다.
잃어버린 10년은 과연 존재하는가? 물론 존재한다. 잃어버린 10년을 부정할 위치에 있는 인구집단은 오로지 강남부자들 뿐이다. 문제의 핵심은 잃어버린 10년의 기산점을 어디로 잡느냐는 데 있다. 수구기득권 세력은 김대중 정부의 출범을 잃어버린 10년의 출발선으로 삼는다. 따라서 잃어버린 10년은 과거지사에 속할 따름이다. 노무현 정권 아래서 이른바 국물을 만끽한 진보개현진영의 몇몇 분자들 역시도 이와 같은 계산법에 철두철미 동의하는 분위기다. 노무현 정권 치하에서 호의호식하며 한나라당에 국가권력을 헌납한 책임으로부터 뒤늦게 벗어나려는 수작이다.
잃어버린 10년의 기산점을 김대중 정부의 출범에서 찾는 건 천부당만부당한 노릇이다. 노무현의 대통령 취임이야말로 잃어버린 10년의 진정한 출발선이다. 즉 잃어버린 10년은 현재진행형이란 뜻이다. 노무현 정권 5년과 이명박 정권 5년을 합산한 10년 세월이 잃어버린 10년의 실제 유효기간인 셈이다. 김대중과 노무현을 억지로 엮어서 잃어버린 10년의 유통기한을 속이는 거대한 국민사기극에서는 조선일보와 오마이뉴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노사모와 고소영의 코드가 통한다.
이명박이 대한민국의 쇠고기 시장을 미국의 축산업자들한테 전면 개방했다. 노무현과 이명박의 완벽한 역할분담이 성공한 경우다. 노무현이 빗장을 치워버린 대문을 이명박이 활짝 열어젖혔다. 노명박 콤비의 역할분담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성사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는 노무현의 오른팔인 유시민이 밀어붙인 정책이었다. 재벌기업들과 외국계 투기자본만 살찌우는 법인세 인하조치 또한 노무현과 이명박이 역할을 분담해 단계적으로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몇 가지 지엽적 사안이 빚어내는 그들 사이의 불협화음은 칼로 물 베기라 하겠다.
정치인 노무현의 정체성은 이미 만천하에 명명백백히 드러난 상태다. 민주당과는 분당을 강행하고, 한나라당과는 연정을 시도했다. 그는 2MB의 청와대 입성을 위협할 만한 대권주자들에게는 정치테러와 다름없는 막말과 지능적 배후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그 결과 고건과 정운찬이 낙마했고, 김근태는 대선출마를 포기했으며, 정동영은 대통령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영남친노세력의 집요한 중상모략에 시달려야 했다.
삼성특검이 유야무야됨으로써 노무현과 이명박은 또다시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 노무현의 당선 축하금 의혹은 여전히 미궁에 빠지고, 이명박은 재벌 프렌들리한 행보를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건희는 전현직 대통령들을 손안에 쥐고서 한국사회를 장악한 삼성의 지배력을 보다 공고히 다질 태세다. 반면 서민대중의 민생고는 악화일로를 거듭한다. 노명박 정권 10년의 예상되는 손익계산서다.
노명현 정권 10년이 대한민국에 남길 유산은 딱 두 가지다. 한국사회의 총체적 천박화와 광우병 바이러스가 우글거릴 LA갈비. 시도 때도 없이 천박하게 LA갈비나 뜯자고 우리 국민들이 지난 60년 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위해 아등바등 산 게 아니다.
잃어버린 10년으로 흥한 자, 잃어버린 10년으로 망한다. 그들은 잃어버린 10년의 참다운 기산점을 교활하게 바꿔치기해 노무현으로부터 이명박으로의 평화적 정부이양을 이뤘다. 이제는 우리들의 잃어버린 10년이 저들의 잃어버린 10년에 묵직하고 강력한 카운터펀치를 날릴 차례다. 전반기 5년은 경상도에 올인하고, 후반기 5년은 강남 퍼주기에 여념이 없는 무능하고 부도덕한 영남 B급 정권의 실체를 세상에 낱낱이 까발릴 심판의 시간이다. 영남에 올인한 전반기 5년이 호남의 자존심을 능멸했듯이, 강남에 퍼주는 후반기 5년은 강북의 박탈감을 부채질할 터.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김대중과 노무현이 더 닮았는가? 노무현과 이명박이 더 닳았는가? 이는 마광수가 장정일과 이문열 중에서 누구와 더욱 비슷하냐는 물음만큼이나 답이 빤한 질문이다. 진짜 잃어버린 10년을 찾고 싶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노무현-이명박 10년이 진짜 잃어버린 10년임을 인식한 이들의 숫자가 지금은 소수에 불과하다. 허나 진짜 잃어버린 10년 논쟁이 본격화되면 대다수 국민들이 진실에 눈뜨게 되리라. 2012년 정권탈환의 대장정은 진짜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담론의 점화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딛어야 옳다.
네이션코리아가 뭡니까. 오보 아닌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