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의 타깃은 미국의 의료보험제도,
정확히 말하면 민간의료보험회사들이다.
미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제도가 없는 유일한 산업화 국가다.
보험에 아예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 5천만명이나 된다.
실제 상황은 이들이 훨씬 열악할 테지만,
영화의 관심은 여기에 있지 않다.
보험에 가입했는데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2억5천만명이 주인공이다.
이들의 사례를 통해 마이클 무어는 민간의료보험제도의 허점을 파고든다.
카메라가 비추는 미국 사회는 케인즈(의 수정자본주의)를 생략한
후기자본주의의 추악한 얼굴을 하고 있다. 사람 몸에 값을 매기는,
초일류 강대국 미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어처구니 없는 피해자들의 사례를 늘어놓고 난 뒤 마이클 무어는 묻는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
아픈 사람이 생기면 가정이 풍비박산나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교육조차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보험업계 로비스트들과 의회-정부의 먹이사슬을 보여주는
마이클 무어의 재치있는 편집을 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이유다.
이 영화를 가장 먼저 보아야 할 사람은,
미국처럼 민간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한국의 시장만능주의자들일 것이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스폰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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