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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주호영 후보의 홍보 현수막 ⓒ2008 데일리서프라이즈 김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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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이 사람은 좋은데......”
대구 수성을.
전·현직 대통령들의 ‘복심’으로 일컬어지는 유시민 무소속 후보와 주호영 한나라당 후보가 맞붙은 지역인 탓에 관심지역으로 분류될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일부 여론조사결과 비교적 큰 격차로 주 후보가 유 후보를 앞서있는 까닭이다. 최근 진행된 막바지 관심지역구 여론조사에서는 그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4일 기자가 직접 찾은 각 후보 캠프는 이와 무관해 보였다. 유 후보 캠프는 “선거판이 흔들리고 있다”며 부동층에 예의주시, 막판 역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으며 주 후보 캠프는 “방심하지 않는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
그런 가운데 주 후보 측 한 관계자는 데일리서프라이즈가 단독 입수, 보도한 해당지역 여론조사결과(본보 2일자 관련기사 참조)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어디서 어떻게 얻은 자료냐”며 출처에 대해 집요하게 묻다 기자가 답변을 거절하자 “나가라”며 분노를 표출한 것. 결국 기자는 쫓겨나고야 말았다. 당선될 것으로 확신하는 자는 그렇다 쳐도 측근들의 이 같은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1. 택시민심은 ‘대략’ 한나라당?
동대구역에 내린 기자는 우선 유 후보 캠프를 방문하기 위해 택시 승강장에 섰다. ‘택시민심=지역민심’이라는 공식을 철썩 같이 믿고 있는 기자는 택시기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 한 개비로 피로를 달래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발걸음이 자연스레 그 쪽으로 옮겨 진 것은 당연지사. 경상도 사투리는 분명했다.
“여기(대구)는 요 열린우리당에 대한 분노가 엄청 심한 곳 아입니까. 무조건 한나라당이라고(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보면 틀림없지요.”
“대구가요, 쫌 보수적이에요. 아마 한나라당이 상당히 유리할 걸요. 저기 어디 유시민이가 나왔다 카든데...... 사람은 괜찮아도 노무현이 밑에서 실세 아니였십니꺼. 그것 때문에......”
기자는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탔다. 그 택시기사의 의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신이 수성을 유권자라 했다.
“유시민은 사실 통합민주당 후보로 나왔어야 하는 사람 아입니까. 그런데 그걸로(민주당 후보로) 나오면 당선되기 힘들 것 같으니까 무소속으로 나온 것 아입니까. 전 정부에서 장관인가 뭔가 했다 카드예. 주호영이한테 힘들낍니더.”
유 후보 캠프를 찾은 기자는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내용들을 전했다. 유 후보에 대한 덕담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그러자,
“얼마나 많이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물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걸로 모든 것을 말한다 할 수 없지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선거)판이 흔들리고 있다는 겁니다. 자체적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최종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어요.”
“지지층의 충성도는 우리가 훨씬 앞설 겁니다. 무엇보다 부동층이 많다는 것인데 이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겠죠. 선거판은 아직 혼미합니다.”
이어 관계자들은 선거 전략차원에서 유 후보의 홍보현수막과 구호가 바뀌었음을 전했다. 확인 결과 지난 2일 까지는 ‘대구남자 유시민’이라는 큰 활자아래 ‘수성초(48회)-대륜중(45회)-심인고(19회)’를 덧입혀 ‘토박이’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했으나 이것이 ‘유시민은 국회로, 주호영은 청와대로’로 변화된 것.
선거 막판 일종의 승부수. ‘수비모드’에서 ‘공세모드’로 전환했다는 설명인데 그 효과가 얼마만큼 작용할지는 결과만이 말해 줄 것이다.
관계자들은 유 후보의 지지단체인 ‘시민광장’이 주축 된 ‘응원군’ 2000여 명이 5일 이곳으로 온다는 소식도 알렸다. 하지만 우려 반, 기대 반이다. 주 후보 측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단체인 ‘MB연대’에서 1000여명 가량이 이에 대한 대응차원의 ‘원정’을 오기로 예정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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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수성을 지역구에 붙어있는 총선후보자 벽보 ⓒ2008 데일리서프라이즈 김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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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유시민과 주호영을 바라보는 지역민심
양측의 충돌이 발생할 개연성도 있는 만큼 혹시나 있을 후폭풍에 우려의 시각을 보낸 것. 굳이 따지고 들자면 유 후보 측에서 ‘선방’을 날리려 한 모습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되면 유 후보 측은 이로울 것이 없다.
이후 기자는 수성을 지역구 지산동에 위치한 목련시장을 찾았다. 주 후보 보다는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가 묻어났다. 상당수 지역민들의 입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유시민이고 주호영이고 관심 없습니다. 사람 살기가 어려워 졌는데 그런거(선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지요...... 한나라당 사람이 잘하지 않겠십니까.”
시장 근처에 마련된 ‘게이트볼’경기장에서 열심히 운동 중이던 노인들은 입을 모아 “무조건 2번”(주 후보의 기호)이라 했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따질 것도 없지 뭐. 동네가 발전하려면 이명박이의 힘을 얻어야 하는 것 아이가.”
“생각해 봐라. 갱상도는 한나라당만 지지한다꼬 하는데 즌라도 것들은 뭐 안 그른가? 봐라. 박근혜가 전라도에 나온다꼬 생각해 봐라. 거기서 (당선이) 되겠나? 경상도에서 한나라당만 지지한다꼬 누가 뭐라 하겠나. 한번 해보자고.”
그런데 그 순간. 옆에서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껴들었다.
“이명박이가 대통령 되고 나서 얼마나 시끄러워졌는데...... 인수윈가 뭔가 우껴뿔고...... 이번에 박근혜가 저렇게 되는 것 보고 한나라당에 대한 정이 뚝 떨어졌다 아이가. 그라믄 안되지.”
“유시민이가 고향이 경주에, 핵교도 여기서 다 나왔다 카던데...... (유시민도) 노무현이 처럼 고향에 내려와 잘 해보겠다는데 한번 밀어줘야 하는 것 아이가. 주호영이가 똑똑하지만 서도......”
이들의 설전은 당분간 계속됐다. 기자는 살며시 빠져나와 주 후보 캠프로 발걸음을 옮기던 도중 근처에 위치한, 손님이 많아 보이는 미용실을 찾았다. 파마를 하던 아줌마들의 의견은 갈려 있었다. “노무현이 하고 의리를 지키려는 유시민이가 괜찮지 않나”부터 “지역 경제를 살리려면 그래도 주호영이다” 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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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주호영 후보의 선거사무소 ⓒ2008 데일리서프라이즈 김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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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주호영 후보 캠프 사무실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로 분주한 가운데 여유와 긴장감이 동시에 감지됐다. 이날 유 후보와의 토론회 일전을 앞두고 있는 탓이다.
사무실에서 만난 주 후보 측 이상철 보좌관은 최근 본보가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 “유 후보의 지지율이 30%가 넘은 것으로 봤다. 정신 바짝 차리고 있다”며 “유 후보가 만만치 않은 상대인 것 같다.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뒤이어 그는 이날 지역 방송에서 주최하는 토론회를 준비해야 하는 탓에 긴 시간을 낼 수 없다고 설명, 양해를 구 한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비교적 큰 격차로 앞서있긴 하나 보다 확실한 압승을 거두기 위함인 듯 했다.
하지만 직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주 후보의 박 모 보좌관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다짜고짜 격한 목소리로 “(데일리서프라이즈가 보도한 여론조사내용이 지지율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어디서 어떻게 얻은 자료냐. 확인해야 겠다. 그 여론조사 회사는 어디에 있으며...... 그 쪽(여론조사 회사) 연락처를 달라”고 기자에게 따져 물었다.
계속된 그와의 실랑이. 본보의 보도내용이 미심쩍었는지 무엇인가를 계속적으로 요구하는 그와 흡사 취조를 당하고 있다는 느낌에 이를 거부한 기자와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그러더니 그는 “이 양반 말 참 희한하게 하네”라고 기자를 윽박지른 뒤 “다 가지고 당장 나가요”라고 목청을 높였다. “내가 쓴 기사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캠프 자체적으로 조사해 보면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 아니냐”는 일관된 기자의 답변에 말이다.
기자는 “아, 네. 고생하세요.”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더 이상 대꾸해 봐야 무슨 소용이겠는가. 현장에 있던, 자원봉사자로 보이는 다수의 사람들은 분위기가 냉각됐음을 감지한 탓인지 기자가 주섬주섬 소지품을 가방에 넣을 때 까지 그 자리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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